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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전쟁 4개월차…안보리 결의 없는 유엔, 허수아비 전락했나

등록 2022.05.27 13:4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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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대사 "유엔 횡설수설에 신물…안보리 개혁 필요"
전문가 "강대국 갈등에 있어서 유엔은 연극의 장일 뿐"
민간인 대피 협상 등 인도적 지원에서 적극 역할 평가도
"안보리 결의안 강제 못 해…통과돼도 결과 같았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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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유엔총회가 지난달 7일(현지시간) 특별 회의를 열어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 자격을 정지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2022.05.27.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이 네 달 차에 접어들면서, 국제 평화와 안전을 보장한다는 유엔이 종전을 위해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외교가에선 세계 평화 유지 임무를 갖고 있는 유엔이 우크라이나 전쟁 중단 노력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르기 키슬리챠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한 인터뷰에서 "유엔은 인간이 만든 기관"이라며 "우크라이나와 많은 유럽 지역은 유엔의 횡설수설에 신물이 났다"고 규탄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출범한 유엔은 국제 평화 안전 보장 등을 통해 세계 번영을 추구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안전보장이사회에 구속력 있는 결정을 내릴 권한을 부여했으며,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에는 상임이사국 지위를 줘 국제 질서 교란 움직임을 저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 점 때문에 막상 상임이사국이 갈등 당사자가 될 경우 분쟁을 해결하지 못하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리처드 고완 국제위기감시기구 유엔 국장은 "유엔은 이해관계가 충돌하지 않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소말리아 분쟁에 안보리 힘을 이용했지만, 강대국 갈등에 있어선 항상 진지한 외교보다 연극의 장이 됐다"고 비판했다.

키슬리챠 대사도 안보리 결점을 바로잡는 건 러시아를 제외한 상임이사국들 몫이라며, 러시아가 냉전 이후 소련 자리를 부적절하게 물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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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본부=AP/뉴시스] 세르기 키슬리챠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가 지난 3월29일(현지시간)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05.27.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다윗과 골리앗'으로 묘사되는 등 군사력에서 현저히 차이 나는 만큼, 양국 외교관들은 유엔에서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키슬리챠 대사는 개전 초기부터 유엔에서 강력한 발언을 해 국제사회 관심을 환기해 왔으며, 미국 등과 함께 유엔에서 반러 연합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3월 러시아가 침공 규탄 결의안을 저지하자 유엔 총회에선 141개국이 러시아에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지난달엔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 회원 자격이 박탈됐다.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도 동료 대사들의 환심을 사는 데 주력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완 국장은 "네벤자는 공개 석상에서 상대를 비난한 뒤, 뒤에선 보드카를 사주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외교가에선 유엔이 인도적 지원과 전쟁 중 발생한 사건을 기록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등 다른 방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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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사무총장과 만나 이동하고 있다. 2022.05.27.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강력한 행동을 취하는 덴 실패했지만, 지난달 러시아가 미사일 공격을 하는 중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마리우폴 민간인 대피 협상을 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무부 한 관계자는 "미국과 동맹국들은 안보리 움직임 저지 능력과 관계없이 러시아를 성공적으로 고립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에게 있어서 전 세계적 대응 시험 여부는 유엔 결의안에 있지 않다"며 "러시아가 한 일에 세계가 대응해 동원되고 있는지, 동맹국이 단결하고 있는지 등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이스 샤르보노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유엔 국장은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됐더라도, 전쟁으로 우크라이나가 황폐해지는 걸 막진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샤르보노 국장은 "안보리 결정을 강제할 정부는 세계에 없다"며 "핵무기를 대량 보유한 러시아가 유엔총회를 무시하길 원한다면 안보리 결의 무시를 막을 수 있는 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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