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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러시아의 '해상 안전통로'는 기만 전술일 뿐"

등록 2022.05.27 22:41:27수정 2022.05.28 07:3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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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뉴시스] 마리우폴의 동부에 소재한 아조프해 연안의 아조우스탈. 러시아에 완전점령 당하기 40여 일 전인 4월9일 위성사진

[AP/뉴시스] 마리우폴의 동부에 소재한 아조프해 연안의 아조우스탈. 러시아에 완전점령 당하기 40여 일 전인 4월9일 위성사진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러시아 국방부가 흑해 항구의 '인도주의적' 봉쇄 해제를 빌표했으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27일 합의한 바 없는 일방적 발표로 '기만' 전술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우크라 침공 후 도네츠크주, 헤르손주 및 미콜라이주의 흑해 연안을 마리우폴 항만 제외하고 600㎞에 달하는 거리로 점령했다. 나머지 서쪽의 오데사주 연안 앞에 흑해 함대를 배치해 우크라이나의 연안 접근과 항구 사용을 완전 차단했다.

밀, 보리, 옥수수 등 세계 기본 곡물의 10%를 수출하는 우크라이나는 그간 수출 곡물의 98%를 흑해 항에서 선박 수송했다. 바다가 막히자 우크라는 할수없이 철도와 서쪽 다뉴브강 지류 항행의 내륙 수송으로 대체했으나 그 규모가 바다 수출의 10% 정도에 그쳤다.

이런 상황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지자 세계 곡물가가 10% 넘게 치솟아 세계적 인플레 위기를 가중시켰다. 러시아 정부에 우크라 수출곡물의 흑해 항구 접근을 허용하라는 목소리가 빗발쳤다.

이에 러시아 외무부의 안드레이 루덴코 부장관이 25일(수) "서방이 대 러시아 제재를 해제하면" 곡물 선적 선박에 한해 흑해 봉쇄를 해제하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의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협박"이라고 비난하고 국제사회도 그 조건에 고개를 흔들었다.

이어 26일 러시아 국방부는 오데사, 헤르손, 미콜라이우 등 흑해 6개 항을 개방해 못 나가고 있는 10개국의 선박 70척이 항구를 떠날 수 있도록 안전 항로를 열어준다고 말했다.

27일 러시아 국방부의 '안전 항로' 내용이 더 자세히 밝혀졌는데 이를 우크라의 오데사 주정부가 '또다른 거짓말'이라고 비난한 것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흑해 7개 항에서 2방향의 '인도주의적 안전항로'를 연다는 것인데 처음 발표의 외국 선박 출항에서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바꿔졌다. 우크라의 수출곡물도 안전항로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27일 아침 푸틴 대통령은 이탈리아의 마리오 드라기 총리와 흑해 출입 문제를 논의하면서 "정치적 동기의 서방 제재가 해제되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이틀 전 러시아 외무부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푸틴의 실질적 거절이 알려진 후 우크라의 오데사 주정부가 나서 "우크라와 아무런 상의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항구를 실제 열겠다는 뜻이 아니라 곡가 급등을 우크라 책임으로 돌리려는 저의"라고 비판했다.

러시아 국방부가 과연 외국 선박의 출항을 위해서가 아니라 곡물수출 등 인도주의적 목적을 위해 좁다라나마 자유로운 항로를 열어준다는 것인지 아직 분명하지 않다.    

국방부 안에 따르면 오데사 등 6개 항은 흑해로 나가고 마리우폴 항에서만 아조프해로 나간다는 것인데 이는 흑해의 구조에 따른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흑해는 면적 43만 ㎢로 우크라 영토의 70% 크기다. 흑해 북동부 귀퉁이에 있으나 독립된 해인 아조프해는 면적이 4만 ㎢에 불과하며 크름반도와 러시아 영토 사이에 열려있는 길이 4㎞의 케르치 해협을 통해 흑해와 출입한다. 마리우폴이 거의 유일한 주요 항구인데 이번에 러시아에 점령되면서 아조프해는 러시아의 내륙해가 된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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