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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강석훈號 출범③] 금융공기업 대표 '산은 개혁론' 부상하나

등록 2022.06.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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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강석훈 신임 산업은행 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산업은행으로 출근하던 도중 산업은행 부산 이전 등을 반대하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막혀 출근을 못한 채 돌아서고 있다. 2022.06.08.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KDB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산은의 본점 위치 뿐 아니라 구조 자체에 대한 전면 재수술이 이뤄질 가능성에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다.

산은의 핵심 업무인 구조조정 성과가 지지부진한 상황 속에서 산은의 역할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산은이 총력을 기울였던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M&A)은 약 3년 만에 최종 무산됐고, KDB생명과 쌍용자동차 매각 작업도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며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처럼 산은의 주요 매각 작업들이 잇달아 실패한 가운데, '공공·금융개혁론자'로 분류되는 인물이 산은 회장으로 오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산은의 구조 개혁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석훈 산은 신임 회장은 그간 "구조개혁은 고통스럽지만 반드시 가야만 할 길"이라며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그는 2016년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수석을 지내며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확대·도입 등 '공공기관 경영 효율화'를 적극 추진하기도 했다.

따라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강도 공공기관 개혁' 기조에 발맞춰 강 회장이 산은의 구조개혁에 드라이브를 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강도 높은 개혁을 예고했다.

실제 강 회장은 2013년 산은의 민영화를 골자로 한 '한국산업은행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당시 강 회장은 제안이유에 대해 "산은의 민영화 과정에서 설립된 한국정책금융공사가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다른 정책금융기관의 업무와 유사한 업무를 중복적으로 수행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은의 민영화를 중단하고, 산은금융지주와 한국정책금융공사를 산은으로 다시 통합해  중복·분산된 대내 정책금융기능을 단일화함으로써 산업의 개발·육성,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등 정책금융수요에 원활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금융위원회도 앞서 강 회장에 대해 "국회의원 재임 시절부터 정책금융의 역할 재정립과 효율성 제고를 위해 노력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산은의 당면과제인 기업구조조정을 원활히 추진하고, 민간의 역동적 혁신성장을 위한 금융지원 등 주요 업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평했다.

정치권과 금융권 안팎에서도 최근 들어 '산은 개혁론'에 대한 논의가 조금씩 수면 위로 올라오는 분위기다. 지난 4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정책금융의 문제점과 혁신과제' 토론회에서는 산은의 기능을 통합 또는 축소하는 등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이 쏠렸다.

윤창현 의원은 "지난 5년간 산은에 대한 평가는 '안된 것도 없고 된 것도 없다'는 문장으로 요약된다"며 "굵직한 매각이 번번이 실패하고  있고, 수조원을 투입해도 기업정상화는 요원해 보인다. 자금투입 회수율도 20~30%에 불과해 산은의 딜 실패가 결국 미래의 부담으로 이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금융 기관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는 것이 주된 역할"이라며 "중복된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프로그램을 간소화하고 기존 산업에 대한 사후적 구조조정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추진됐었던 것처럼 산은을 민영화한 후 지주사 형태 등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는 산은을 산은금융지주와 정책금융공사로 분리하는 등 민영화를 추진했으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지며 결국 무산됐다. 이후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산은의 민영화가 백지화됐고, 정책금융공사는 산은에 다시 통합됐다.

박창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산은을 기능에 따라 재편하고 새로운 정책금융 수요에 대응할 책무를 부여하는 것이 현실적 대안"이라며 "기능별 사업본부 체제로 개편하고 궁극적으로 중소기업 금융지원과 상업 금융 부문은 '중소기업 정책금융 공사'에 이전하거나 민영화를 추진하고 구조조정 금융과 혁신기업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과거 산은 민영화를 추진했던 인사들이 다시 금융권 요직으로 복귀하고 있는 것도, 산은의 '개혁설'에 힘을 싣고 있다.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주현 후보자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재직 당시인 2008년 이명박 정부에서 산은의 민영화 계획을 추진했던 인물이다. 금융노조는 성명을 통해 "김주현 내정자가 공식 임명된다면 윤석열 정부가 무리하게 강행중인 산업은행의 지방이전은 물론 산은 민영화가 재추진될 우려가 높다"고 주장했다.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 역시 2008년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김 후보자와 함께 산은 민영화를 주도했었다. 그는 최근 인사 청문회에서 "지난 정권에서 논의됐던 산업은행 민영화 목적은 민간기능으로는 인베스트먼트 기능을 하고, 공적기능은 정책 금융공사를 통해 하자는 목적이었다"며 "이는 올바른 것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공공기관의 고강도 개혁을 주문하는 현 정부의 기조와 대표적인 금융 구조개혁론자인 강 회장의 합을 볼 때 어떤 방식으로든 산은에 전면적인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내부의 혼란을 최소화하면서 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풀어나갈 지가 강 회장에게 던져진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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