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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다 빅맥 저렴한 日…인플레-디플레 동시 진행"

등록 2022.06.27 16: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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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전문가 "日, 만성 디플레와 해외발 급성 인플레 동시 진행"
물가상승률 2% 넘어도…임금↑→기업이득↑ 등 선순환 없어
만성 디플레 심각 "단순 가격문제 아냐"…"욕구 후퇴"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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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지난 10일 일본 도쿄 아사쿠사 쇼핑거리를 관광객들이 걷고 있다. 2022.06.27.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전 세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디플레이션까지도 해결하지 못하고 함께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7일 아사히 신문은 "일본은 장기간 경제성장 부진으로 물가가 오르지 않는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지 못해 ‘저렴한 일본’이라는 말이 정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위기 등으로 올해 정부와 일본은행이 목표로했던 2% 물가상승률이 실현됐다. 이제 디플레이션은 끝난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답은 '아니오'라는 취지의 분석을 내놓았다.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빅맥지수'에서 57개 국가 중 일본은 33위를 기록했다. 빅맥의 가격은 3.38달러(390엔)로 27위인 한국(3.83달러) 보다 낮았다.

10년 전인 320엔과 비교했을 때 21%나 높아졌으나 태국 중국 등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의 성장이다. 태국과 중국은 각각 64%, 58%나 뛰었다.

2000년 5위였던 일본의 "물가수준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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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AP/뉴시스]지난 3일 일본 수도 도쿄 아키하바라의 한 횡단보도를 시민들이 건너고 있다. 2022.06.27.


이는 1990년 거품이 꺼진 뒤 일본 경제가 이른바 '일본병'으로 불리는 장기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다. 소비 침체로 기업들은 상품, 서비스 가격을 올리지 못했으며 이는 임금이 오르지 않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이에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2013년 2% 물가상승률을 목표로 내세우며 대규모 금융완화, 재정출동 등으로 돈을 풀었다. 임금 상승이 소비를 늘리고 기업 이득을 끌어올리는 선순환을 목표로 했으나 9년이 지나도 달성하지 못했다.

이를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위기 등이 움직였다. 석유, 곡물 등의 가격 급등이 부른 전 세계 인플레이션 파도에 일본도 휘말리게 됐다.

일본의 지난 5월 소비자 물가지수(COPI)는 전년 같은 달 대비 2.5% 상승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본 정부가 주창해온 물가상승률 2%가 달성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문가는 아니라고 지적한다.

일본 물가 연구의 1인자로 알려진 도쿄(東京)대학 와타나베 쓰토무(渡辺努) 교수는 "현재 일본은 만성 디플레이션과 해외발 급성 인플레이션이 동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 일본 기업들은 소비자에게 대한 가격 전가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의 5월기업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9.1%나 급등했다. 2.5% 뛴 CPI에 비해 6.6% 포인트나 높다.

이 차이는 기업이 메꾸고 있다. 비용 절감와 자신의 이익을 깍아서 충당한다. 도쿄상공리서치가 6월 일본 내 기업 4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60%가 비용 증가에 대해 "(소비자에게) 가격 전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기업물가지수에 해당하는 생산자물가지수와 CPI의 차이는 2.2% 포인트에 그친다.

물가상승률 2%로 인한 선순환도 없이 디플레이션이 계속되고, 해외에서 넘어온 식량 등 인플레이션까지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와타나베 교수는 "모처럼 (기업이) 신상품을 개발해도 비싸게 팔리지 않는다면 경영자는 처음부터 개발을 포기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혁신은 태어나지 않으며 일본 전체 경제력이 저하된다"고 우려했다.

그는 "물가 정체는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물건 값이 오르지 않는 배경에는 일본인의 마음 문제도 있다고 일부 전문가는 지적했다.

교토 다치바나(京都橘) 대학 사회심리학 나가노 미쓰로(永野光朗) 교수는 "소비라는 관점에서 보면 일본인의 욕구는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인들은 거품이 꺼지기 전인 '버블경제기'에 고급 명품을 사들이는 등 소비를 통해 인정, 자기실현이라는 고차원 욕구를 충족했다.

하지만 이후 잃어버린 30년을 보내며 심리적 여유를 잃고 소비를 억제해 안전 욕구를 충족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나가노 교수는 "사회가 복잡해져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 보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리스크를 억제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심리는 강해져 간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분석을 인지하면 저성장 속 소비가 둔화되는 반면 가계저축은 증가하는 등 현상을 납득할 수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일본은 내달 10일 참의원(상원) 선거를 앞두고 물가 상승 대응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아사히는 "임시방편 대응으로 사람들의 심리는 변하지 않고, 임금과 물가가 함께 상승하는 선순환도 생기지 않는다"며 "장래 불안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는 장기적인 전략을 내놓는 것이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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