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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 난항...공연계 갈등 증폭

등록 2022.06.27 16:5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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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연극계, 반발..."국립극단 중심 국립공공극장 건립" 주장
무용·뮤지컬계 "전용극장 배려"…"열린마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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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소극장 판 외관. (사진=국립극단 제공) 2022.04.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정부가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 조성할 예정인 복합문화공간을 놓고 공연계가 제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자칫하다간 연극계와 비연극계간 밥그릇 싸움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월24일(연극계), 5월25~26일(연극계, 무용·음악·뮤지컬계)에 이어 지난 24일 서계동 소극장 판에서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에 대한 세 번째 공청회를 가졌다.

문체부는 기무사 수송대가 사용했던 현 부지를 2010년 이관받은 후 국가 문화예술공간을 만들기 위한 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 국립극단이 사용하고 있는 서계동 7905㎡ 부지에 임대형민자사업(BTL) 방식으로 대공연장(1200석), 중공연장(500석), 소공연장 3개(300석·200석·100석) 등을 갖춘 지상 15층, 지하 4층 규모의 복합문화시설을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서계동 공간을 사용해온 연극계는 자칫하다간 고유의 공간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전면 백지화 등 강력한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국립극장 단원이던 연극인들은 2010년 국립극단이 재단법인화하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남산에서 서계동으로 옮겨가며 공연 환경도 나빠졌다. 연극계는 서계동이 고유의 공간인 만큼 복합문화시설 대신 국립극단을 중심으로 한 국립공공극장을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연극협회는 지난 16일 범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 명의로 성명을 내고 "예술인, 전문가들과 충분한 논의 없는 민자 유치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을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연극학회·드라마학회·연극예술학회 등 연극 관련 학술단체들도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예술적 역량이 발휘되기 위해서는 연극예술 특유의 공간에 대한 사유와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며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 계획은 예술가들을 예술생산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로 전락시킨다"고 주장했다.

연극협회는 24일 공청회에 불참하고 공청회장 앞에서 항의성 집회에 나섰다. 하지만 연극계의 목소리가 통일된 것은 아니다.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일부 연극인들은 공청회에 참석했다.

오수경 한국연극학회 회장은 "공연 도중 소나기가 쏟아지면 빗방울 소리에 대사가 안 들리는 상황 속에서도 10여 년을 버텨왔다"며 "서계동을 더 나은 새로운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은 꼭 필요하지만 국립극단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 명확히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심재민 회장은 "역사적으로 연극계에서 사용해 온 공간"이라며 "연극계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분배하겠다는 식의 발상이 경악스럽다"고 비판했다.

반면 무용계와 뮤지컬계 등은 복합문화공간 조성을 반기는 눈치다. 특히 전용극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조남규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은 "타 분야와 달리 전용극장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무용계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연극인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라는 말에 공감하지만 국민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줘야하는 공공재의 기능을 놓치면 안 된다"며 "특히 대극장은 뮤지컬, 오페라, 발레 등을 공연할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문체부는 2013년 국립극단이 실시한 '서계동 열린문화공간 복합문화관광시설 건립 기본계획 연구용역'을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공연장 수요를 분석해 건립 방향과 세부 공간 조성안을 마련했다. 이어 예비타당성 조사(2014년), 국방부에서 문체부로의 국유재산 유상관리 전환(2016년), 민자 적격성 검토(2018년), 국회 한도액 승인(2020년) 등을 거쳐 지난해 12월 사업계획을 고시, 올해부터 사업을 본격 추진 궤도에 올렸다.

문체부는 서계동 문화공간이 조성되면 연간 87만4000명이 이 공간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복합문화공간이 조성될 경우 생산유발 효과 2300억원, 부가가치 900억원, 고용유발효과 1800여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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