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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폭염 앞두고 터진 전기·가스료 폭탄…서민 허리 휜다

등록 2022.06.28 05:00:00수정 2022.06.28 06: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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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전기요금 ㎾h당 5원 인상 결정

이른 더위에 올여름 전력수급도 불안

내달부터 가스료도 MJ당 1.11원 인상

전기·가스료 월 4000원 가까이 오를 듯

공공요금 도미노 인상…물가 부담 가중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가 예정된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시민이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2.06.27.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3분기 전기요금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가 예정된 27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서 시민이 전기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2022.06.27.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고은결 기자 = 다음 달부터 전기와 가스요금이 동시에 인상되며 가구당 월 공공요금 부담이 4000원 가까이 늘게 된다. 가뜩이나 물가 상승률이 가파른 상황에서 서민 가계 부담도 한층 가중될 전망이다.

28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오는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0원에서 ㎾h당 5원으로 인상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석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 구입에 쓴 비용에 맞춰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요금 항목이다.

당초 연료비 조정단가는 소비자 보호 장치에 따라 분기당 최대 3원까지만 올릴 수 있다. 다만 정부는 한전에 연간 조정한도인 ㎾h당 ±5원 범위 안에서 조정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번 인상 폭은 한전이 요구한 ㎾h당 33.6원의 15% 수준에 그치지만, 정부도 한전의 재무 상황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 어느 정도 절충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경우 월 평균 사용량(307㎾h)을 고려하면 한 달 전기요금 부담이 약 1535원 늘게 된다. 특히 올여름 이른 무더위에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가계 부담뿐만 아니라 전력 수급도 우려되고 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3일 더운 날씨에 전력 공급 예비율은 한때 9.5%까지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통상 발전기 고장 등 비상 상황까지 대비하려면 예비력 10기가와트(GW), 예비율 10%는 넘겨야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부에서는 무더위에 전력 사용량이 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며 올 여름 공급 예비율이 위태로울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전기요금 부담은 물론 전력 수급 문제까지 가계의 걱정거리가 된 형편이다.

아울러 다음 달부터는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도 메가줄(MJ)당 1.11원(서울시 소매요금 기준) 오른다. 도시가스요금 인상에는 LNG 수입단가 상승과 환율 변동 등이 영향을 미쳤다. 인상률은 주택용 7.0%, 일반용 7.2% 또는 7.7%(영업용2)다. 서울시를 기준으로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월 2220원 오르게 된다.

이같은 공공요금 도미노 인상은 물가 상승을 더욱 부추겨 서민 가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달에 13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인 5.4%까지 치솟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따른 원자재 가격 폭등, 유가 충격, 세계 곡물 가격 상승 등에 공공요금 인상이 겹치며 하반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대를 웃돌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한국전력은 오는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h당 0원에서 5원으로 인상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월평균 전기요금은 1535원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3분기에 한시적으로 복지할인 한도를 40% 확대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국전력은 오는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가 ㎾h당 0원에서 5원으로 인상된다고 27일 밝혔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월평균 전기요금은 1535원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3분기에 한시적으로 복지할인 한도를 40% 확대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그동안 억눌렀던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지만, 저소득층 지원과 한전의 자구 노력 방안도 동반돼야 한다는 견해가 이어진다.

홍기용 인천대 교수는 "물가에 약간 영향을 미치더라도 전기 가격을 높여 불요불급한 수요를 억제하는 면도 있어야 한다"며 "다만 물가에 부담이 될 것은 분명하므로 저소득층,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도 "한전은 핵심적인 전력 사업과 관련되지 않은 부분에 대한 자산이나 사업은 매각하거나 정리해야 할 것"이라며 "특히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전은 3분기 전기요금을 올리되 적자 구조 개선과 더불어 취약계층 지원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전은 지난달 전력그룹사 비상대책위원회를 확대 구성하고 경영 효율화, 연료비 절감, 출자 지분·부동산 매각 등 총 6조원 규모의 자구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까지 출자 지분 2건, 부동산 3건 등 총 1300억원의 자산 매각을 완료했고,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이연·절감했다.

한전은 앞으로도 사업 구조조정, 긴축 경영 등 방안을 통해 재무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폭염이 예상됨에 따라 3분기에 한시적으로 취약계층인 복지할인 대상 약 350만 가구에 대한 할인 한도를 40%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장애인, 유공자, 기초 수급자 등은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적용에 따른 요금 증가 폭 수준인 1600원만큼 할인 한도를 높여 월 최대 9600원까지 할인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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