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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하락, 주변국보다 가팔라...괜찮을까

등록 2022.06.28 14: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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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6월 달러 인덱스 2.15%↑…원화 3.98%↓
한은 "원화 약세, 대외 의존도 높은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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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한 달 사이 16억 달러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확인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4477억1000만달러로, 4월 말 4493억달러보다 15억9000만달러 줄었으며, 3월말 이후 3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22.06.07.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최근 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서는 등 원화 약세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까지만 해도 원화 하락폭이 주변국과 비슷하거나 작았지만, 이번 달 들어 주요 통화중 일본 엔화를 제외하고 원화 가치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뉴시스가 아시아와 유럽 주요 19개 국가의 달러대비 자국 통화 절하폭을 확인해 본 결과 전날 장 마감 기준으로 원화가치는 올 들어 8.2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8.75% 올랐다. 올해 전체로 보면 달러 상승폭 만큼 원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다.

원화가치 절하율은 같은 기간 일본 엔화(-17.69%), 스웨덴 크로나(-11.4%), 영국 파운드화(-10.25%), 뉴질랜드 달러화(-8.64%)에 이어 다섯 번째로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달 만 놓고 보면 일본 엔화, 필리핀 페소에 이어 세번째로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원화 가치는 이번 달 들어서는 달러 상승폭보다 두 배나 빠르게 하락했다.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엔화 하락폭이 원화 하락폭의 두 배를 넘는 등 기타 통화와 비교해도 유독 가파르다. 일본은 경기 부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로 대규모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하면서 미국과의 내외금리차가 벌어지고 있는데 따른 영향으로, 우리와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와 비슷한 시기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다른 국가 들은 어떨까.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에 걸쳐 1.15%포인트 올린 영국의 경우 파운드화 하락폭이 10.25%로 우리보다 더 컸다.  기준금리를 0.25%에서 2.0%로 1.75%포인트 올린 뉴질랜드의 경우 자국 통화 하락폭이 8.64%로 우리와 비슷하다. 반면 이번달 '빅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캐나다는 1.82% 하락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기준금리를 뒤늦게 인상한 호주의 경우 자국 달러가 5.07% 떨어졌다. 중국 역시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5개월째 동결하고 있지만,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위안화 절하 폭이 5.30%로 우리보다 낮았다. 금리인상으로 환율을 방어하지 않았음에도 통화 가치가 우리보다 덜 떨어진 것이다.

5월 말까지만 해도 원화 절하폭이 달러 인상폭에 비해 낮았지만 이번 달 들어 원화 하락폭이 가팔라 지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원화 하락폭이 4.07%로 엔화(-11.81%)를 비롯해 스웨덴 크로나(-8.03%), 영국 파운드(-7.29%), 유럽연합 유로화(-5.99%), 말레이시아 링깃(-5.11%), 뉴질랜드 달러(-5.04%), 중국 위안화(-5.02%) 등 주요 국가들과 비교해 절하폭이 크지 않았다.

그런데 6월 들어 한 달 동안 원화 가치가 -3.98%나 하락하는 등 같은 기간 달러 상승폭(2.15%) 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했다. 일본 엔화(-5.26%), 필리핀 페소(-4.46%)에 이어 세번째로 하락폭이 컸다. 브라질 헤알화도 이번달 만 10.4% 하락했는데 연간 기준으로는 오히려 6.05% 가치가 상승했음을 고래해 보면 주요 통화중 가치 하락폭이 가장 큰 통화는 원화와 엔화다.  
원화는 올 들어 하락폭이 컸던 스웨덴 크로나(-3.18%)와 영국 파운드화(-2.76%), 뉴질랜드 달러화(-3.42%) 보다도 더 가파르게 하락한 셈이다.
 
그동안 원화 절하폭이 기타 통화 대비 낮았던 이유는 지난해 원화 절하폭이 워낙 컸던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지난해 연간 달러 인덱스는 6.3% 상승한 가운데 원·달러 환율 상승률은 8.2%로 달러 강세폭 보다도 원화 절하폭이 더 컸다. 이는 신흥국 통화의 절하폭 2.7%보다도 더 큰 것이다. 

최근 원화 약세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 경계감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 미 연준은 다음달 26~27일(현지시간)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을 예고 했다.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앞서 지난해 8월을 시작으로 11월, 올해 1월, 4월, 5월 기준금리를 각 0.25%포인트씩 다섯 차례에 걸쳐 1.25%포인트 올렸지만 원화 가치 하락을 크게 방어하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선제적 방어에 나섰음에도 아직 긴축 모드에 돌입하지 않은 여타 국가들 보다도 원화 약세 폭이 더 큰 것은 중국 위안화 약세, 높은 에너지 의존도 등의 영향이 크다.

우리 경제는 원유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국내 무역수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또 중국 경제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달러 강세 국면에서 대외 리스크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더 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그동안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던 엔화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번달 들어 원화 약세가 심화된 것과 관련해 우리나라가 대외의존도가 높아 미국이나 중국 등의 경기침체 우려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 상승이나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에 다른 국가들 보다 좀 더 투자 심리가 위축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이번 달 들어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이 커진 부분도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단기간만 놓고 봤을 때는 원화가 더 약세를 보였다고 볼 수는 있지만 긴 시계열을 놓고 보면 엎치락 뒷치락 하는 상황"이라며 "연간으로 보면 달러 절상폭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원유 등 에너지 의존도 높기 때문"이라며 "최근에는 유가가 원화 약세를 촉발 시키고 있는데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로 국내 무역수지 적자 폭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증시 부진, 특히 외국인 순매도 확대에 따른 수급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며 "이번달 들어 외국인들의 증권시장에서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국채 금리 급등 여파로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 역시 증가하고 있어 달러 수요가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가증권 시장에서 이번달 1일~23일까지 외국인은 약 5조3000억원 어치를 순매도 했고, 연초 이후 누적 기준으로는 15조원을 순매도 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외국인 순매도 규모 17조4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you@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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