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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인터, '비디비치' 부진 딛고 '뽀아레·스위스퍼펙션' 키운다

등록 2022.06.29 16:03:17수정 2022.06.29 16:5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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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비디비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광군제에 참여했다. 티몰과 징둥닷컴 등 중국 내 인기 온라인 채널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비디비치는 전년 대비 매출이 141% 신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서울=뉴시스] 비디비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광군제에 참여했다. 티몰과 징둥닷컴 등 중국 내 인기 온라인 채널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에서 비디비치는 전년 대비 매출이 141% 신장하는 성과를 올렸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뷰티 명가’로 만든 자체 브랜드 ‘비디비치’가 실적 부진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1분기에도 '깜짝 실적' 수준의 매출 증가를 올린 바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특히 경기 영향이 덜한 고가 패션과 화장품 포트폴리오가 탄탄해 올해에도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조짐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장밋빛 실적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브랜드가 아닌 해외에서 판권을 사들여 온 고가의 해외 패션과 해외 화장품이 주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이전만 해도 ‘비디비치’ 같은 자체 브랜드가 전체 화장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지만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매장 수가 줄어드는 등 '주목도'가 떨어지고 있다.

물론 비디비치의 부진을 딥디크와 바이레도, 산타마리아노벨라 같은 수입 브랜드가 채우고 있지만 자체 브랜드 부진은  전체 사업 포트폴리오 차원에서도 좋지 않다는 지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 매장 수를 갈수록 줄이고 있다. 비디비치 단일 브랜드로 연 매출 2000억원을 올리며 전성기를 누리던 2019년 만해도 매장 수가 30개에 달했는데 2020년 28개로 줄었고, 올 1분기 기준으로는 21개로 감소했다.
 
비디비치는 패션 기업으로 불리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 인수하며 화장품 사업의 첫 발을 내디딘 브랜드다. 일명 ‘정유경 1호 화장품’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패션 기업이 얼마든지 뷰티 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신호탄을 쏴 올린 브랜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브랜드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에선 비디비치의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8.2% 감소하며 '반 토막' 난 것으로 본다.

비디비치의 이 같은 실적 부진은 해외 화장품 브랜드와 스위스퍼펙션 등이 만회하고 있지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브랜드 자존심을 구겼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비디비치는 2019년 기준 신세계인터내셔날 전체 화장품 매출 중 5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다. 이 같은 비디비치의 매출 감소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전체 화장품 매출과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실제 올 1분기 '깜짝 실적'을 올린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 실적만 떼어 놓고 보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세다. 화장품 매출은 전년 대비 16% 줄어든 788억원, 영업이익은 44% 감소한 65억원에 그친다.   

비디비치가 이처럼 고전한 배경은 '중국' 중심의 매출 구조 때문이다. 비디비치의 핵심 유통 채널은 국내 면세점과 중국 온라인 채널로 중국 의존도가 유난히 높다는 평이다.

단적인 예로 비디비치의 베스트셀러였던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 폼’은 기획 단계부터 아예 중국 시장을 겨냥해 중국 소비자 취향으로 만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화장품 소비 트렌드가 중국 자체 브랜드와 해외 명품 중심으로 재편되며 비디비치 같은 어중간한 한국 화장품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인 6.18 쇼핑에서도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브랜드는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랑콤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다.

비디비치가 중국에서 주춤하며 신세계인터내셔날도 고민에 빠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비디비치의 다양한 제품군 중에서 핵심 제품을 추려내 선택과 집중을 하려 한다"며 "사업 방향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 외에도 럭셔리 라인인 뽀아레와 스위스퍼펙션 같은 자체 브랜드는 계속 육성할 방침이다. 2020년 인수 후 이듬해 첫 매장을 개장한 '스위스퍼펙션'은 꾸준히 매장 수를 늘리며 현재 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선보인 '뽀아레'는 현재 2개 매장을 운영 중인데 올 하반기 내에 미국과 프랑스 등 해외로 진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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