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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테이블 밑으로 여성 훔쳐봐…대법 "건조물침입죄는 아냐"

등록 2022.07.03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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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PC방 테이블 밑으로 신체 훔쳐본 혐의
검찰, 건조물침입죄로 기소…1·2심 유죄
대법 "평온 깨지 않고 출입" 파기환송
공연음란죄 형량만 다시 정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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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PC방에 들어가 맞은 편에 있는 사람의 신체를 훔쳐본 혐의를 받는 행위는 건조물침입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평범한 손님처럼 PC방에 들어갔으므로 건물관리자의 평온을 깨뜨린 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공연음란,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A(26)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24일 대전의 한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여성 피해자를 옆에 두고 자신의 옷을 벗어 음란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씨는 같은 날 PC방에 들어가 테이블 밑으로 얼굴을 숙여 맞은 편에 있는 여성 피해자들의 신체를 약 40분간 훔쳐본 혐의도 있다.

검찰은 A씨가 생활용품 판매점에서 한 범행에 대해 공연음란죄로, PC방에서의 혐의에 관해선 건조물침입죄를 적용했다.

1심은 "A씨는 2017년 공연음란죄와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범행을 저질렀다"면서도 "실내 주거공간 이외의 장소에 침입한 것이고 범행을 자백하고 있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2심도 1심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의 건조물침입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침입 혐의가 인정되려면 출입 과정에서 폭력 등 위법한 수단을 사용해 거주자의 평온상태를 깨뜨려야 하기 때문이다. 거주자는 범죄를 목적으로 한 것을 알았다면 출입을 허용하지 않았겠지만, 그러한 거주자의 의사보단 출입 당시의 객관적·외형적 상황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게 최근 대법원 판례다.

기존에는 '초원복집 사건'에 관한 판례를 근거로 A씨와 같은 범죄 목적의 출입행위를 침입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전원합의체는 지난 3월 침입 과정에서 거주자의 평온상태 침해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판례를 25년 만에 바꿨다.

이를 근거로 재판부는 "A씨는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된 PC방에 통상적인 방법으로 들어간 사실을 알 수 있다. 건물 관리자의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라며 "건물관리자가 알았다면 출입을 승낙하지 않았을 것이어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건조물침입죄가 성립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A씨의 파기환송심에선 공연음란죄의 형량만 다시 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cheerlea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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