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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새 전략무기 '식량'으로 전 세계 영향력 행사…"지정학적 전투"

등록 2022.07.04 12:52:54수정 2022.07.04 14: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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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WSJ, 푸틴 우크라 식량 수출 영향력 확대 분석·보도
"식량 문제 제재 완화와 휴전 협상 지렛대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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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AP/뉴시스] 러시아를 방문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6월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양국 지도자 간 관계 구축에 도움 줄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2022.07.01.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식량을 새로운 전략적 무기로 삼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며칠 전, 러시아는 곡물과 식용유의 최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 해안 근처의 흑해 일부 지역을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일련의 해상 경보를 발표했다.

서방과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취한 후속조치인 군함으로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봉쇄하거나 점령하고, 곡물 기반시설을 파괴하며, 심지어 농부들의 땅을 빼앗고 우크라이나 밀을 해외로 팔기 위해 가로챈 것은 크렘린궁이 군사 전쟁과 병행해 벌이고 있는 지정학적 전투의 일부라고 말한다.

이 침공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서방 동맹국들이 단결된 반면, 러시아는 더 넓은 국제 사회를 분열시키고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의 개발도상국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식량 수출과 관련해 영향력을 확대하고, 냉전 이후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세계를 분열시켰다. 서방 관리들은 크렘린궁의 목표는 식량 문제를 제재 완화와 휴전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활용하고, 비서방 국가들과의 무역 관계 및 영향력을 구축하면서 우크라이나 경제의 주요 축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 식량 안보를 위한 미 국무부 특사인 캐리 파울러는 "식량을 무기로 사용하는 고전적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그들이 '당신이 우리 정부의 정치에 동조한다면, 우리는 당신에게 음식을 출하해주겠다'라고 말한다면, 당신은 뭐라고 말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옛 소련의 붕괴로 잃었던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석유와 천연가스 같은 에너지를 수년 동안 무기로 활용했다. 이제 러시아는 그들의 전략에 식량이라는 또 다른 화살을 추가했다.

이와 관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전 러시아 대통령 겸 총리는 식량이 서방 제재로부터 국가를 보호할 수 있는 러시아의 조용하고 '위협적인' 무기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근 푸틴 대통령은 일반 곡물 고객들은 그들의 공급품을 받을 것이고 우크라이나는 식료품을 자유롭게 수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6월 30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회담에서 "어느 누구도 그들이 광산을 개간하고 곡물을 실은 선박들이 항구를 떠나도록 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며 "우리는 그들의 안전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항구를 사실상 봉쇄하고 흑해에 자국의 지뢰을 띄우며 양국의 곡물 수출에 대해 엄격한 통제를 행사했다고 말한다.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6월 베를린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식량안보 세션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약탈한 식량을 포함해) 자국의 식량으로 끔찍한 게임을 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자국에 수출 규제를 부과하고, 쿼터를 부과하고, 정치적 이유로 언제, 어디서 식량을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인지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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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빌리스카(러시아)=AP/뉴시스]지난 2021년 7월21일 러시아 트빌리스카야 마을 인근 밀밭에서 농부들이 밀을 수확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9일(현지시간) 밀, 귀리, 그리고 세계 식량 공급에 필수적인 다른 식품들의 수출을 금지했다. 2022.3.10

미국 외교관들은 아프리카와 중동 지도자들이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강조하면서 지정학적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으며, 이는 초기 침공 직후의 변화라고 말하고 있다.

흑해 곡물의 전통적인 시장은 북아프리카와 중동이다. 미 농무부 최근 자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밀 수확은 주로 인도네시아, 이집트,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모로코로 넘어갔다. 이들 중 어느 나라도 지난 4월 러시아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제외하기로 했던 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진 93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캐이틀린 웰시 전 미 국무부 식량담당관은 "그들은 우크라이나로부터 식량을 공급받지 못하면 러시아에 의존할 것"이라며 "결국 그들은 자국의 정치적, 사회적 안정을 원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침공 며칠 후, 아프리카연합 의장인 매키 살 세네갈 대통령은 러시아에 "국제법, 영토 보전, 우크라이나의 자주권을 부득이하게 존중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살 장관은 유럽 관리들에게 러시아 은행들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스위프트·SWIFT) 금융 연결 서비스 이용을 차단하는 것은 대륙에 대한 일부 식량 공급을 유지하는 것을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비슷하게, 아랍연맹도 처음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나 이집트의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지난 4월 역내 다른 지도자들과 함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났으며, 5월에는 서방이 러시아를 포위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많은 국가들이 유엔 총회에서 기권하거나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도록 설득하려고 노력했다고 서방 외교관들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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