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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베트남문화원장 대화 유출 행정직원 선고유예…"비위 은폐 막아"

등록 2022.07.04 14:05:12수정 2022.07.05 14: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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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동기화된 텔레그램 계정에 무단접속 혐의
공금 횡령, 은폐 정황 등 뉴스타파에 제보
법원 "고의적 해킹 아냐…비위 은폐 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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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하은 기자 = 비위 의혹을 받는 주베트남 문화원장의 텔레그램 대화를 언론에 제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행정직원에 대해 법원이 유죄 취지로 판단하면서도 선고를 유예하기로 했다.

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11단독 정원 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를 받은 김모(37)씨에 대해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란 범죄 혐의가 경미한 피고인에 대해 법원이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유예기간 동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선고를 면하게 하는 제도다. 선고 자체를 하지 않기 때문에 형 집행을 하지 않는 집행유예보다 가벼운 판결이다.

김씨는 베트남 하노이시에 있는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에서 근무한 행정직원이다. 김씨는 동기화된 문화원장의 텔레그램 계정에 무단 접속해 원장 박모씨의 대화 등을 누설한 혐의를 받았다.

박씨는 지난 2017년 12월께 새로 문화원장에 부임해 전임 원장의 업무 휴대전화와 같은 번호로 텔레그램에 가입했다. 김씨는 전임 원장이 사용하던 업무 휴대전화를 보관하던 중 동기화로 인해 원장 계정의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별도의 절차 없이 확인할 수 있음을 알게 됐다.

김씨는 2019년 4월께 박씨로부터 사직권고를 받아 사직서를 제출했다가 부당함을 주장하며 이를 철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김씨는 2019년 6월께부터 뉴스타파 등 언론사에 박씨의 비위 사실을 제보했고 이는 뉴스타파 등을 통해 보도됐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2019년 7월 베트남 호치민시에서 행정조사를 실시했다. 이런 가운데 박씨는 텔레그램에서 조사 주체인 해외문화홍보원 소속 직원들과 대응을 논의했고, 김씨는 같은 방법으로 대화방에 접속해 해당 내용을 뉴스타파에 제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타파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세금을 가족과의 관광 등에 사용했으며 지출결의서를 허위로 작성한 의혹을 받았다. 문체부는 공금 횡령과 직원 갑질 의혹 등을 두고 감사에 착수했으나 경찰 수사가 종결되면서 징계 절차도 진행하지 않았다.

정 판사는 김씨가 파악한 비밀을 수사기관이 아닌 언론에 먼저 누설한 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만 정 판사는 "김씨가 우연한 계기로 텔레그램 계정에 접속했으며 고의적 해킹을 한 것이 아니었다"며 "박씨와 해외문화홍보원 직원들의 대화내용을 제보한 것은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에 대한 행정조사가 비위 은폐로 흐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또한 "김씨의 제보로 언론 보도에 부담을 느낀 박씨가 극단적 선택을 했지만 이를 김씨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iny7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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