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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애크론 흑인 과잉진압 쟁점은…경찰 60발 발사·흑인 선제 사격 여부

등록 2022.07.05 12: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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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오하이오주 애크론시 흑인 총격 사건 과잉 대응 논란

애크론 경찰노조 "무력사용 정당"…유족측 "범죄자 아냐"

워커 차량 안에서 총기 발견…선제 사격 여부도 논란

현지 경찰노조 "심각한 위협"…유족측 "비무장 상태"

경찰 "응급처치 지원"…유족측 "처치 전 수갑 채워"

[애크런=AP/뉴시스]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제이랜드 워커(25) 유가족의 변호사인 바비 디첼로가 지난 3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커는 지난달 27일 경찰의 교통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다. 2022.07.04

[애크런=AP/뉴시스]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제이랜드 워커(25) 유가족의 변호사인 바비 디첼로가 지난 3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애크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커는 지난달 27일 경찰의 교통단속을 피해 달아나다 경찰의 총격에 사망했다. 2022.07.04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론시에서 발생한 흑인 제이랜드 워커(25)에 대한 경찰의 총격을 두고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실제 경찰이 60발을 쐈는지, 워커가 총기를 휴대하고 경찰에 먼저 사격을 가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애크론 현지 경찰노조는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 논란에 대해 '정당한 무력 사용'이라고 주장했다고 AP통신, CNN 등 미 현지 언론들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지 경찰노조는 지난 3일 발표한 성명에서 "경찰관들이 심각한 위해를 입을 즉각적인 위협이 있다고 생각했으며, 그들의 행동과 총탄 횟수가 훈련과 규약에 따라 정당화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총을 쏜 경찰관들이 조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점도 밝혔다.

경찰의 과잉 진압 여부를 가를 총격 횟수는 아직 명확하게 특정되지 않고 있다. 워커의 유족 측은 총탄 상흔을 근거로 60발로 추정했다.

경찰은 워커의 몸에서 60개 이상의 상처(총탄 상흔)가 발견됐다고 밝혔지만 경찰관들이 정확히 몇 발을 쐈는지, 워커가 몇 발을 맞았는지를 밝히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애크론 경찰은 총격을 가한 8명과 총격을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목격한 5명 등 총격사건에 연루된 모든 경찰관들의 바디캠(body-camera) 영상을 지난 3일 공개했다.

스티브 마일렛 애크론 경찰서장은 "경찰관들이 (6월27일) 오전 12시30분경 교통수칙 및 장비 위반으로 워커의 차를 세우려 했으나 추격 1분도 채 되지 않아 차에서 총소리가 들렸고 차량으로부터 나오는 총구 불빛이 교통부 카메라에 포착됐다"고 말했다. 이 직후 일상적인 교통위반 문제가 공공 안전 문제로 사건의 성격이 바뀌었다고 한다.

경찰관의 몸에 부착된 바디캠(body camera) 영상은 대략 6분간의 추격 끝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보여준다. 몇몇 경찰관들은 총을 꺼내들고 고함을 치면서 워커의 차량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고, 스키 마스크를 쓴 사람(워커)이 조수석 문을 빠져나와 주차장을 향해 달려가는 장면이 나온다.

경찰관들은 여러 방향에서 6~7초 동안 총격을 가하기 전에 약 10초 동안 워커를 뒤쫓았고, 당시 최소 한 명의 경찰관이 전기충격기를 먼저 사용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마일렛 서장은 영상에서 워커의 행동을 실시간으로 구분하기 어렵지만, 한 사진에서는 허리까지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다른 사진에서는 워커가 경찰관을 향해 몸을 돌리는 모습이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워커의 팔이 앞으로 움직이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말했다.
[애크론(오하이오)=AP/뉴시스]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론시에서 유색인지위향상협의(NAACP)가 제이랜드 워커(25) 사망에 항의하는 시가행진을 하는 동안 경찰이 경계근무를 하는 모습. 경찰은 애크론 경찰관들이 워커를 뒤쫓아가 총탄에 맞아 숨지게 했을 당시 워커는 비무장 상태였지만 경찰은 워커가 앞서 차량에서 총을 쏜 것으로 믿고 있으며 워커가 다시 발포할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2022.07.05

[애크론(오하이오)=AP/뉴시스]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론시에서 유색인지위향상협의(NAACP)가 제이랜드 워커(25) 사망에 항의하는 시가행진을 하는 동안 경찰이 경계근무를 하는 모습. 경찰은 애크론 경찰관들이 워커를 뒤쫓아가 총탄에 맞아 숨지게 했을 당시 워커는 비무장 상태였지만 경찰은 워커가 앞서 차량에서 총을 쏜 것으로 믿고 있으며 워커가 다시 발포할 것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2022.07.05

경찰이 공개한 영상은 경찰관들의 총격 후 그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다만 당시 경찰관들은 총을 맞고 쓰러진 워커를 도왔고 '워커의 맥박이 아직 뛰고 있다'고 말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워커는 나중에 사망한 것으로 판명됐다고 마일렛 서장은 밝혔다.

경찰관 8명이 얼마나 많은 총을 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워커는 60곳 이상의 상처를 입었다고 워커 유족측은 주장하고 있다. 유족측 한 변호사는 "경찰이 워커가 땅에 쓰러진 후에도 계속해서 총을 쐈다"고 주장했다.

유족측 변호사 중 한 명인 바비 디첼로(Bobby DiCello)는 경찰의 총격이 과도하고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며 경찰이 응급처치를 시도하기 전에 워커에게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했다.

워커가 경찰의 주장대로 차량에서 먼저 총을 쐈는지도 경찰의 과잉 사격 논란에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크론 경찰은 워커를 추격할 당시 그가 앞서 차량에서 경찰관들을 향해 총을 쏜 것으로 보고 다시 발포할 것을 우려, 일종의 대응사격 차원에서 발사했다는 입장이다.

유가족은 워커가 경찰로부터 도망친 이유를 모른다고 했다. 워커는 최근 약혼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었지만 그의 가족은 그 이상의 우려를 표하지 않았고, 그는 범죄자도 아니었다고 디첼로 변호사는 말했다.

디첼로 변호사는 "워커가 주차장을 가로질러 달려갔을 때 비무장 상태였다는 것을 기억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워커가 몰던 차량 안에는 총기가 있었다. 총기 옆에 금반지가 발견됐지만 워커의 소유인지는 알 수 없다고 디첼로 변호사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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