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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에펠탑 큰 공사 필요한데 올림픽 이유 외관만 개조"…기밀보고서

등록 2022.07.05 11: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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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녹에 뒤덮힌 심각한 상태" 보고서 유출

기존의 도색·녹 완전히 벗겨내고 재도색 필요해

2024파리올림픽 준비로 도색작업 진행중이지만

겉모습만 고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비판이어져


[파리=AP/뉴시스] 지난해 12월14일(현지시간) 촬영된 프랑스 파리 에펠탑. 에펠탑 표면이 전체적으로 녹이 슨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2022.07.05.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AP/뉴시스] 지난해 12월14일(현지시간) 촬영된 프랑스 파리 에펠탑. 에펠탑 표면이 전체적으로 녹이 슨 것이 육안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2022.07.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인턴 기자 =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 에펠탑이 현재 녹으로 뒤덮인 열악한 상태인 데다, 전면적인 수리가 필요하다는 기밀 보고서가 유출됐다.

비슷한 지적이 여러 차례 이어졌음에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무엇보다 오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이유로 외관만 개조하고 있다는 내용이 다.

4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프랑스 잡지 마리안느는 에펠탑이 몇 년 전부터 매우 퇴화된 상태로 큰 수리가 필요하지만 당국은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외관만 개조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입수해 공개했다.

에펠탑은 1889년 세계 박람회를 위해 세워졌다. 당초 완공 후 20년 뒤 해체될 예정이었으나 보수를 거쳐 133년이 지난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높이 324m, 무게 7300t의 에펠탑은 부식 방지를 위해 현재는 사용이 금지된 광명단(붉은색의 산화납 성분의 페인트)을 4겹이나 바르기도 했다.

에펠탑을 설계하고 건축한 토목 기술자 귀스타브 에펠 또한 "녹스는 것을 막는 것이 이 건축물 수명에 가장 큰 과제"라며 "7년마다 도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도색이 금속 구조물을 보존하는 유일한 관리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익명의 관리자는 마리안느를 통해 "만약 귀스타브 에펠이 (현재의) 에펠탑을 방문했다면 그는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AP/뉴시스] 지난해 6월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2024 파리 올림픽을 예고하는 거대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2.07.05.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AP/뉴시스] 지난해 6월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에펠탑에 2024 파리 올림픽을 예고하는 거대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2022.07.05.  *재판매 및 DB 금지


에펠탑은 2024 파리 올림픽 준비를 위해 6000만 유로(약 811억3800만원)를 들여 재도색을 받고 있다. 에펠탑의 20번째 도색 작업이다.

당국은 원래 탑의 기존 도색을 3분의 1 가량 벗겨내고 새로 도색을 두 겹으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작업이 지연되고 기존 도색에서 우려되는 수준의 납이 측정되자 기존 도색은 5%만 처리하고 그 위에 재도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전문가들은 "이 작업은 단지 외관만 고치는 성형일 뿐"이라며 "결과는 한탄스러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들은 "탑을 뒤덮은 녹을 완전히 벗겨내고 다시 수리하고 도색해야 한다"며 "오래된 도색 위에 또 도색을 하는 일은 부식을 더 심해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탑을 관리하는 업체와 시청은 관광 수입을 위해서 에펠탑을 장기간 폐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보통 에펠탑엔 일 년에 60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지만 2020년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5200만 유로(악 703억원)의 소득 손실이 발생하기도 했다.

2010년에도 "에펠탑을 다시 살펴보고 노후된 금속 구조물 테스트를 중심으로 완전히 새로운 유지 정책을 내놔야 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됐다.

2014년엔 "탑을 전부 벗겨내고 다시 칠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2016년엔 "에펠탑에서 886개의 결함을 발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한 엔지니어는 "에펠탑이 내일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태는 전혀 괜찮지 않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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