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러 유명인사들 잇따라 검거…푸틴 체포 과정 공개로 공포감 조성

등록 2022.07.05 10:20: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말기 암 물리학자 중환자실서 체포된 뒤 교도소에서 사망

체제내 인사 유명 대학총장 체포…비판적 지식인 돈줄 차단

아이스하키 스타 골키퍼 美간다며 병역의무 위반 혐의 체포

체포과정 일부러 두드러지게 해 누구라도 체포 가능 메시지

[모스크바=AP/뉴시스]변호사 알렉세이 두드닉(왼쪽)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법정에서 러시아 국립 경제 및 행정 대통령아카데미 총장 블라디미르 마우의 얼굴을 가리고 있다. 2022.07.05.

[모스크바=AP/뉴시스]변호사 알렉세이 두드닉(왼쪽)이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법정에서 러시아 국립 경제 및 행정 대통령아카데미 총장 블라디미르 마우의 얼굴을 가리고 있다. 2022.07.0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중환자실에 입원한 물리학자 드미트리 콜커, 연습 장면을 촬영중이던 프로 아이스하키 선수 이반 페도토프, 가스프롬의 이사로 재선출된 대학교 총장 블라디미르 마우가 잇달아 러시아에서 체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이처럼 유명인사들을 잇달아 체포한 것은 블라디미르 푸틴 치하 러시아에선 누구라도 처벌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근 며칠 새 러시아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체포 소동은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사회의 올가미를 한층 더 바짝 조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푸틴이 친서방 "사기꾼과 배신자들"을 청소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실제 진행되고 있는 이다. 이에 따라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있다.

푸틴과 전쟁에 비판적 의견을 계속 밝혀온 논평가 레오니즈 고즈만(71)은 "매일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느낀다"며 언제든 체포될 수 있음을 밝혔다.

최근 체포된 사람들은 공개적으로 비판의 목소리를 내온 사람들이 아니다. 다만 푸틴이 실존적 위협이라고 지적한 외부세계와 관계가 깊은 인사들이다. 이들을 체포하는 방식도 파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의도된 것이다.

물리학자 콜커는 지난주 말기 췌장암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너무 약해져 아무것도 먹지 못했기 때문이다. 입원 다음 날 대외정보국(FSB) 요원들이 병원에 들이닥쳐 반역 혐의로 그를 체포해 모스크바 교도소로 이송했다. 그는 이틀 뒤인 주말에 교도소에서 숨졌다.

FSB가 양자광학 전문가인 콜커(54)를 체포한 이유는 분명하지 않다. 국영 매체들은 그가 비밀을 해외에 유출한 혐의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FSB가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투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잘나가는 대학인 러시아 국립경제 및 행정 대통령 아카데미의 총장인 마우도 콜커와 같은 시점에 부패혐의로 체포됐다.

마우는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침공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규정한 성명서에 서명한 300명 이상의 고위 학계 인사들 중 한 사람이었으며 지난 주 러시아 최대 에너지 기업 가스프롬의 이사로 재선출됐다. 그는 러시아가 개방되고 친서방적 방향으로 움직이도록 권유해온 푸틴 체제 내부 인사로 간주돼 왔다.

그러나 크렘린궁에서는 그를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이번 체포로 밝혀졌다. 그에게 부패 혐의를 적용한 것은 비판적 러시아 학자들의 돈줄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여겨진다.

페도토프(25)는 아이스하키 골키퍼로 세계적 주목을 받는 스타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러시아 올림픽위원회 아이스하키팀이 은메달을 따는 데 큰 공로가 있지만 미국의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팀과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1일 페도토프가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하는 도중 체포돼 밴에 실려갔다고 그에 관한 특별보도를 촬영하다가 체포 현장을 목격한 TV 기자가 밝혔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는 병역 의무 위반이다. 27살 이하의 러시아 남성은 1년 동안 군복무를 해야 한다. 그러나 스포츠 스타들은 대부분 징집당하지 않았었다.

페도토프의 구금은 그가 러시아팀에 남지 않고 미국에 가기로 한 데 대한 보복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올렉 마티친 러시아 스포츠장관은 그 같은 주장을 부인하면서 "법만 잘 지키면 만사형통"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