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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까지 나선 '물가 대책'....한은 '빅스텝' 기정 사실?

등록 2022.07.06 07:00:00수정 2022.07.06 07: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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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인플레 기대심리 제어 않으면 고물가 고착화"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5.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5.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소비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를 기록하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달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이 기정 사실화 된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통령까지 물가를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데다가, 통화정책이 추구하는 최우선 목표가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인 만큼 물가를 잡기위해 큰 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6.0% 올랐다. 외환위기였던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소비자가 향후 1년간 예상하는 물가 상승률인 6월 기대인플레이션도 4%에 육박하는 등 큰 폭 올랐다. 한은에 따르면 6월 기대인플레이션은 3.9%로 전월대비 0.6%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대비 상승폭(0.6%포인트)도 2008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상승 폭이다.

기대인플레이션에 이어 소비자물가까지 급등세를 보이면서 한은이 오는 13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6%대 물가가 나오자 대통령까지 나서서 물가 충격에 민생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등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다.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한 6% 상승하는 등 전 세계가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가장 심각한 물가 충격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 민생 현장에 나서 국민의 어려움을 듣고 매주 비상경제 민생회의를 주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앞서 지난달 21일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 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30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무역협회(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해 "리 경제는 고물가 속 경기둔화 양상이 지속되는 복합 경제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단기적으로 물가안정을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은 물론, 재정·통화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물가 안정'을 중차대한 최우선 과제로 언급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물가 안정을 위해 이번 달 금통위에서 빅스텝 카드를 꺼낼 것을 기정 사실화 하고 있다.

한은법에도 통화정책이 추구하는 최우선 목표로 '물가를 안정'으로 명시 돼 있다. 물가가 안정되지 못하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져 전반적인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소득과 자원 배분이 왜곡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민생활의 안정도 해치게 된다.

한은 역시 물가가 6월 보다는 7월이나 8월에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물가가 7%를 넘게 되면 1998년 10월(7.2%)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7%대 물가를 기록하게 된다. 특히 거리두기 해제 이후 팬데믹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국내 개인서비스 물가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도 높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7,8월 물가가 6월 보다 더 오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7,8월의 경우 휴가철, 장마철이고 폭우 등으로 농축수산물 물가가 많이 오를 수 있는데 이 경우 국제유가가 현 수준만 유지하더라도 6%대 후반이나 7%대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 한은 내부에서도 이번 달 '빅스텝'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고 있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앞서 뉴시스에 "7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할지 말지 여부는 6월 소비자물가가가 얼마나 나오느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텐데 6%대가 나온다면 '빅스텝'에 동의하는 위원들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국내 채권시장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물가 우려 등으로 이번 달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이 늘고 있다. 글로벌투자 은행(IB)도 잇따라 한은이 다음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JP모건과 씨티은행은 이미 다음달 '빅스텝'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바 있고, 호주뉴질랜드은행(ANZ)도 전날 '빅스텝'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대인플레이션 급등과 6%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이번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이 단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빅스텝 인상 예상이 다수론이 된 점을 감안하면 7월 빅스텝 자체는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7월 금통위 이후 추가 빅스텝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데, 최근 경기 흐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7월 빅스텝이 단행되면) 기준금리가 2.25%로 중립금리에 한층 가까워진 상황에서 연속적인 빅스텝 인상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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