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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지윤 "멘델스존·코른골트, 천재들의 음악 함께 즐겨요"

등록 2022.08.10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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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롯데콘서트홀 '클래식 레볼루션' 공연
명문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 악장
"둥지 만든 20대, 30대는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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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2022.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인생의 3분의1을 독일에서 보내고 있지만, 제 고향은 한국이죠. 한국 관객들과 주기적으로 만나는 게 제겐 아주 중요해요."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이 이끄는 독일 명문 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에서 동양인이자 여성 최초 종신 악장인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30)이 매년 한국을 찾는 이유다. 오는 12일 막을 올리는 롯데콘서트홀의 여름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으로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특정 작곡가의 음악을 탐구하는 축제로 올해는 '멘델스존&코른골트'에 집중한다.

이지윤은 최근 뉴시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두 음악가는 태어난 때는 다르지만, 어렸을 때부터 음악 천재 신동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10일간 두 천재 작곡가의 초기 작품부터 후기 작품까지 그들의 음악세계를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윤은 14일에 멘델스존이 14살 나이에 작곡한 이중 협주곡을 피아니스트 김태형과 연주한다. 지휘자 최수열,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이어 19일엔 구스타프 말러의 아내인 알마에게 헌정된 코른골트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를 지휘자 윌슨 응, 서울시향과 협연한다.

"10대 소년이 작곡했다고 보기엔 굉장한 음악적 깊이가 있는 곡이에요. 특히 느린 악장에서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홀로 서정적인 멜로디를 주고받으며 마치 대화를 이끌어가죠. 코른골트의 곡은 축제의 한 장면 같은 유쾌한 곡이에요. 할리우드 영화음악 작곡가로 유명한 만큼 귀에 감기는 아름다운 선율과 팡파르, 불꽃놀이를 연상시키는 바이올린의 화려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곡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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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2022.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멘델스존은 1570년 창단돼 450여년 역사를 지닌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음악감독을 지내기도 했다. 이지윤은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은 자주 연주했지만, 이중 협주곡은 처음 연주한다고 했다. 코른골트는 이지윤이 2016년 칼 닐센 콩쿠르 우승 후 부상으로 2018년 발매한 데뷔 음반에 닐센과 함께 담아낸 작곡가다.

"이중 협주곡은 초기 작품인 만큼 고전적인 스타일의 곡이지만 바이올린의 장점과 가능성을 아주 잘 살린 곡"이라며 "코른골트의 협주곡도 마찬가지다. 바이올리니스트 입장에서 정말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는 작품 중 하나"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지난 2017년, 생애 처음 도전한 오케스트라 오디션에 합격하며 이 악단 최연소 악장이 된 이지윤은 이듬해 곧바로 종신 악장에 임명됐다. 1년이 채 되지 않은 이례적인 시기였고, 단원 투표는 만장일치였다. 오는 9월이면 악단과 5번째 공연 시즌을 시작한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간다. 만 25세에 입단해 20대 절반을 보냈다"고 돌아봤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제가 보기에도 꽤 많은 레퍼토리를 다뤘어요. 그동안 새로운 레퍼토리를 배우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는데 점점 해본 곡들이 무대에 다시 올라가는 걸 보며 숨통이 조금 트이고 있죠. 다른 일류 악단에도 객원 악장으로 자주 갔는데,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나 오케스트라 드 파리 등 연주를 다니며 새로운 동료,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죠."

단원들의 중심이 되는 악장으로선 신뢰를 중요시한다. 수장인 바렌보임의 카리스마엔 늘 감탄한다고 했다. "단원들에게 음악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신뢰를 줄 수 있느냐가 제일 중요해요. 리더의 자리에서 필수적인 카리스마, 내뿜는 에너지도 중요하죠. 마에스트로 바렌보임에게는 사람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누구보다도 뛰어나요. 연주할 때 단원들이 같이 따라가고 싶게 만드는 능력이 정말 인상 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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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 (사진=롯데콘서트홀 제공) 2022.08.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케스트라 악장의 삶을 택했지만, 꾸준히 솔리스트로서 무대도 이어가는 그는 "두 직업이 서로 부족한 점을 채워준다"고 했다.

"악장으로 일하면서 솔리스트로서는 다루지 못하는 풍부한 오페라와 교향곡 레퍼토리 등 아주 넓은 범위의 음악을 다루죠. 반면 오케스트라 일 때문에 이전만큼 시간의 여유와 스케줄의 융통성이 덜하죠. 젊은 연주자일수록 '대타' 연주 요청이 자주 들어오는데, 당장 내일이나 모레 협연을 요청하죠. 그런 예기치 않은 기회가 찾아왔는데 바로 오케이할 수 없을 때는 많이 아쉽기도 해요."

4살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해 만 20살에 베를린에 건너와 어느새 10년의 독일 생활을 해온 이지윤은 이제 30대를 새롭게 열어간다. 그는 자신이 수학했던 베를린 한스 아이슬러 음대와 로스톡 음대에서 다음 학기부터 후학 양성에 나선다. 특히 오는 11월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첫 내한이 예정돼 있어 악장으로서 처음 국내 관객과 마주한다.

"20대는 베를린에서 저만의 둥지를 만드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어요. 학업뿐만 아니라 수많은 콩쿠르, 오케스트라 입단을 거쳐 지금은 음악가로서 아쉬울 것 없는 환경 속에 들어왔죠. 그동안 사건사고도 많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나름대로 꽤 괜찮은 둥지를 만든 것 같아요. '30s is the new 20s'(30대는 새로운 20대)라고 하듯 사실 이제 막 시작이에요. 새로운 도전들이 계속 찾아오니까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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