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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플레 감축법이 뭐기에…현대차, 할인 등 '맞불' 검토

등록 2022.08.18 14:2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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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연설에서 "이 법은 내일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 가정에 번영과 진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08.17.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기후변화 대응과 의료보장 확충 등의 내용이 담긴 '인플레이션 감축법'에 서명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관련한 연설에서 "이 법은 내일에 관한 것"이라며 "미국 가정에 번영과 진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2022.08.17.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되면서 현대차그룹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대안으로 가격 할인 등 '맞불'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 법안엔 미국서 생산된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또 배터리에 들어가는 광물 등 원자재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의 것을 사용해야 세액공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 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은 72개 모델이었지만 이번 법안 통과로 지급 대상 차량은 총 21개 모델로 축소됐다.

지급 대상 차종은 아우디 Q5, BMW X5와 3시리즈 플러그인, 포드Mach-E, F 시리즈, 에스케이프 PHEV와 Transit 밴, 크라이슬러 Pacifica PHEV, 지프 그랜드 체로키 PHEV, 랭글러 PHEV, 링컨 에비에이터 PHEV, 코세어 플러그인, 루시드 에어, 닛산 리프, 볼보 S60, 리비안 R1S와 R1T 등이다. 테슬라와 GM 전기차도 받는다.

인플레 감축법에 따라 앞으로 현대차그룹, 포르쉐 등이 판매하는 전기차는 더 이상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되면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밀리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아이오닉5, 코나EV, 제네시스 GV60, EV6, 니로EV 등 5개 모델를 판매 중이다.

현대차는 미국 내 전기차 조립 라인이 없어 5개 모델 모두를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가 미국 조지아주에 짓기로 한 전기차 공장은 2025년 완공이다.

현대차는 GV70 전기차와 EV9 등 일부 차종은 기존 미국 생산 라인을 전환해 현지 생산할 계획이지만, 주력 차종인 아이오닉5 등은 여전히 국내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주력 차종은 장기간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전기차 점유율에서 테슬라(70%)를 이어 2위(9%)를 차지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올 7월 자동차 수출액 50억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17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2022.08.17.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올 7월 자동차 수출액 50억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17일 울산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야적장에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 2022.08.17. [email protected]

현대차는 비록 2위지만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약 4만대의 전기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등 미국 포드와 독일 폭스바겐을 제치며 성장 중이었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고 결국 시장 선점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실제로 아이오닉 5의 가격은 보조금 7500달러(약 1000만원)을 제외하면 4만 달러(약 5250만원) 수준이다.

비슷한 성능인 포드의 머스탱 마하E는 4만4000달러(5800만원)로 아이오닉 5보다 500만원가량 비쌌다. 하지만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포드 머스탱 마하E가 아이오닉 5보다 450만원 정도 가격이 낮아진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플레이션 감축법 문제로 조지아주 공장 설립 시기를 앞당기고 또 한편으로는 일정기간 가격 할인 등의 프로모션(판촉활동)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서 소비자들에게 가격을 보전해준다면 수익성은 줄어들겠지만 시장점유율은 확보할 수 있다. 전기차 시장에선 점유율이 중요한만큼 현대차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에 대해 "어제 통과된 법이라 조치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2020년 기아 소렌토 하이브리드의 ℓ당 연비가 15.3㎞에 그쳐 친환경차 세제혜택 대상 기준인 15.8㎞에 도달하지 못했다. 친환경보조금 130만원을 받지 못하게 되자 기아는 사전계약자들에게 세제혜택만큼의 차액을 전액 보상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에서 팔리는 전기차 70%가 이번 사태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현대차에 특별히 더 큰 위기가 간다고 볼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미국 내 전기차 시장 자체가 작아질 거란 우려가 나오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조지아주 공장 오픈을 서두르는 게 중요하다"며 "또 홍보비라고 생각하고 미국정부 지원금 정도 되는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할인하거나 지원해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 중심으로 최대한 전기차 생산을 독려해야 한다"며 "조지아 공장이 완공되려면 아직 남은 데다 그마저도 현대차 전용공장이지 기아 전용도 아니다. 앨라배마와 조지아주의 현대차·기아 공장 내 내연차 생산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빨리 바꿔서 아이오닉 5나 EV6를 생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노사가 합의를 봐야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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