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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변석개식' 백신피해보상 지침…"보상문턱 높아져"(종합)

등록 2022.08.18 16:51:47수정 2022.08.19 08:4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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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피해보상 확대 취지 신설 '4-1' 심의기준
실제 심의 과정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이상반응 관리지침 1년여간 수차례 개정
1-2판→1-3판→2판→2-1판→2-2판 변화
백신 부작용 피해자들 보상문턱 높아져
접종 후 백혈병 발병 4-1적용 사례 '0건'
"초기부터 지침무시하고 심의"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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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6월 이상반응 지침(1-2판)에 기존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 외에 '4-1'을 처음으로 신설했다. 4-1 심의 기준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지난달 말 개정된 최신 지침인 2-2판은 'WHO, EMA, 식약처,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 등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백신과 통계적 연관성 등 인과성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경우'로 피해보상 기준이 강화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질병관리청(질병청) 산하 예방접종 피해보상전문위원회(피해보상위)가 지난해 신설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심의해 왔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또 해당 심의 기준은 피해보상을 확대하기 위해 신설됐지만, 이 내용이 담긴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관리지침(이상반응 지침)'이 1년여 간 수 차례 개정되는 등 조변석개(일을 자주 뜯어고침) 하듯이 바뀌면서 오히려 보상 문턱이 더 높아졌다는 목소리도 크다.

최근 피해보상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질병청은 지난해 6월 이상반응 지침(1-2판)에 기존 예방접종 피해보상 심의 기준 외에 '4-1'을 처음으로 신설했다. 4-1 심의 기준은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다. 4-1로 판정받으면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로 구분되지만, 관련성 의심질환 의료비와 사망위로금 지원 대상이 된다. 하지만 이 기준대로 인과성이 심의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피해보상위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상반응 지침은 감염병예방법 시행령에 따라 피해보상위의 의결을 거쳐 질병청장이 정하는데 실제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접종 후 백혈병 발병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관계자는 "1-2·3판과 2판이 적용됐던 지난해 6월14일부터 올해 2월15일까지 사실상 백혈병으로 진단된 거의 모든 사례의 경우 4-1 판정을 받았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1-2판은 4-1 심의 기준이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였고, 향후 1-3판과 2판에서는 '예방접종 전 관련 기저질환 등이 없었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했으나 백신과의 인과성이 국내외 문헌상에 없는 경우'로 지침이 개정됐다"는 이유다. 실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백신접종이 백혈병을 유발한다는 보고가 아직 없다.

하지만 피해보상위는 이상반응 지침이 아닌 국내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의약품청(EMA) 등의 해외 연구와 보고서를 참고해 4-1에 해당되는지 판정했고, 지금까지 백신접종과 백혈병 발병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은 사례는 아직 없다.

1-2판(지난해 6월14일 개정), 1-3판(지난해 7월22일 개정) 2판(지난해 10월18일 개정)이 운영된 시기에도 백신접종과 백혈병과의 인과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들이 확인됐다.

광주의 50대 남성 이모씨는 지난해 7월 모더나 백신을 1차 접종한 지 3일 만에 급성 골수성백혈병 진단을 받았고 20일 만에 사망했다. 이씨의 부인은 "접종 두달 전 건강검진 당시 백혈구 수치가 정상범위였는데, 접종 후 최초진단 병원에서 20여 배가 넘는 수치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해 9월 '백신이 아닌 다른 이유로,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렵다(심의기준 4-2)'는 결과통지서를 받았다. 4-2는 4-1과 달리 정부의 보상과 의료비 지원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8월 강릉의 특성화고 3학년 김모군도 직업 현장 실습을 나가기 위해 화이자 백신을 2차 접종한 지 두달여 만에 숨졌다.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고3 중 첫 사망 사례였다. 김군은 급성 임파구성 백혈병으로 혈소판이 감소돼 발생한 다발성 뇌내출혈이 사망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진단을 받았다. 김군의 어머니는 "평소 기저질환 없이 건강했지만 접종 후 건강이 나빠져 골수검사를 할 수 없어 백혈병 추정 진단이 나왔다"고 말했다. 김군의 어머니가 11월 받아든 결과통지서에는 '백신과의 인과성이 없다(심의기준 5)'는 판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당시 질병청은 9월 초 백신과 백혈병의 인과성이 없다는 대한혈액학회의 발표 내용을 판정의 근거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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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코로나19 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 회원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백신 부작용 보상 강화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7.21. bjko@newsis.com


지침이 1년여 간 수 차례 바뀌면서 애초 4-1 심의기준을 신설한 취지와 달리 백신 이상반응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기가 더 까다로워졌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예방접종 전 관련 기저질환 등이 없었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했으나 백신과의 인과성이 국내외 문헌상에 없는 경우'(1-3판·2판)에서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인과성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2-1판)로 '국내외 문헌상에 없는 경우'가 빠지면서 보상 기준이 강화됐다. 특히 지난달 말 개정된 최신 지침인 2-2판은 'WHO, EMA, 식약처, 코로나19 백신안전성위원회 등 국내외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백신과 통계적 연관성 등 인과성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경우'로 피해보상 기준이 강화됐다.

피해보상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역학조사관은 "질병청이 4-1을 처음 신설할 당시 취지와 실제 적용되고 있는 판정 결과가 다르다"면서 "신설 당시 피해보상 범위가 굉장히 포괄적(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이 발생한 시기가 시간적 개연성이 있으나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이라서 인과성이 불분명한 사례들에 대한 신속한 보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로는 근거가 꽤 많이 쌓여야 인과성이 인정돼 정부가 책임 면피용으로 4-1을 활용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코로나19 백신 임상실험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접종이 이뤄지는 현실을 고려해 4-1을 만들었는데, 오히려 심의기준 '3(인과성에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가까운 사례들이 4-1로 하향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조사관은 또 "2-2판으로 개정되면서 (4-1)심의 기준 자체를 인정 받기 어렵게 돼 오히려 보상받기 더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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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50대와 18세 이상 성인 기저질환자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이 시작된 18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부민병원에서 한 시민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추진단에 따르면 6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및 정신건강증진시설 입원·입소·종사자로 한정돼 있었던 4차 접종 대상자를 이날부터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노숙인 생활시설 입소·종사자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공동취재사진) 2022.07.18. photo@newsis.com


질병청은 지금까지 4-1 심의기준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피해보상 대상질환 항목도 소폭 늘렸다는 입장이다. 18일 질병청 관계자는 "4-1 심의기준이 담긴 지침은 지난해 6월 코로나19 백신이 단시간에 개발됐고 긴급승인 받았다는 점을 감안해 회색지대에 놓인 피해자들에게 의료비라도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몇 차례 개정을 거쳐 지난해 10건이 채 되지 않았던 피해보상 대상질환이 심근염, 심낭염, 척수염, 이상자궁출혈 등이 추가돼 13가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피해보상위 회의에 참석하는 관계자들은 "실제 심의과정에서 지침을 무시하고 초기부터 현재 지침(2-2판)대로 4-1을 적용해 왔기 때문에 질병청은 '동일한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4-1 심의기준을 지난해보다 대폭 강화해 놓은 상태에서 보상항목만 늘려 보상 대상자가 더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질병청장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인과관계 인정 범위를 넓힐 수 있는 권한이 있다. 하지만 1주일에 심의 건수만 1000건 이상에 달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피해보상위 운영이 정상화돼야 백신 피해보상 심의의 공정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밀실 심의'는 개선은 커녕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피해보상위 내부 관계자는 "피해보상위 운영 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다 결국 사임한 역학조사관이나 전문위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주부터 보상심사의 경우 역학조사관들이 지자체별로 아예 따로따로 입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수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백신접종 피해자들은 정부에 진정성 있는 사과와 함께 인과성 입증 책임을 다할 것을 거듭 촉구하고 있다. 지난 16일 질병청장과 면담을 가진 김두경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회장은 "인과성 졸속 심의 등에 대한 개선책을 내놓지 않았고 기존 요구사항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도 듣지 못했다"면서 "정부는 (피해보상위)회의록을 공개하고 백신접종과 부작용이 왜 인과성이 없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백회는 백신접종과 백혈병과의 인과관계 규명, 지자체 백신 부작용 치료 지정병원 선정, 심의기준 4-1을 2로, 4-2를 3으로 상향 조정, 이의신청 가능한 제3의 심의기관 선정 등을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ositive10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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