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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안에서 울리는 목소리보다 유애나 목소리가 더 컸네

등록 2022.09.19 17:57:39수정 2022.09.19 18:4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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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서 '귀 질환' 고백
지난 3월 발매된 다큐에서 '이관 개방증' 앓고 있는 사실 공개
최상의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 최상의 공연 보여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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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이유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 2022.09.18. (사진 = 이담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긴장감과도 연관이 있는 거 같고… 긴장을 해도 압이 올라가고 그 와중에 노래를 하면은 더 심하게 압이 올라갈 거고. 그 때 쉽게 귀가 그런 증상이 나타나는 거 같아요. 기적적으로 우리가 공연을 하게 되는 상황에서, 내가 또 기적적으로 힘을 발휘해서 원래 컨디션으로 노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지금이 부족한 건 그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는 요즘인데…."

지난 3월 발매된 'IU 다큐멘터리-조각집: 스물아홉 살의 겨울'에서 아이유(29·이지은)는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입구로 들어가면서 "마음 속에 있는 낙천적임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내년 공연을 할 때쯤 되면은 낫겠지' 하는 마음으로 요즘엔 그렇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올해 우리나이로 서른살이 된 아이유가 공연을 준비하던 스물아홉 살의 겨울 풍경을 담고 있다. 

아이유가 지난 17~18일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연 단독 콘서트 '더 골든 아워(The Golden Hour) :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귀 질환을 털어놓았지만, 다큐를 먼저 본 팬덤 '유애나'는 그녀가 '개방성 이관증'(이관 개방증)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아이유는 다큐 속에서 밴드와 연습 도중 "내가 귀가 요즘 약간 안 좋아가지고. 이렇게 여기가 계속 근육이 열려서 하품할 때처럼 귀가 되는 거"라고 설명했다. "경미하게 이렇게 이쪽은 있고 이쪽은 많이 열리는데 이쪽(오른쪽)은 그냥 무시하고 할 수 있는 수준이기는 해. 그리고 이제 내 목소리가 내 안의 소리가 들리는데 노래를 부르면 소리를 더 크게 지르잖아? 그러면 내 안에서는 또 더 크게 들리게 되니까. 이게 이게 좀 울리지"라고 부연했다.

병원에서 꾸준히 귀 질환 치료를 받아온 아이유는 어느날 이관 개방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이 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자신의 목소리가 울리는 '자가 강청'(autophony) 현상이다. 자신의 호흡 소리가 뚜렷하게 들린다거나, 머리에 빈통을 뒤집어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 현상이 반복될 때 '불안 신경증'이 올 수 있는데 일본 톱가수 나카시마 미카, 캐나다 팝스타 셀린 디온도 같은 증상으로 각각 유명 음악 방송 출연과 콘서트를 취소하기도 했다.

아이유 역시 이번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 두 번째 날 "못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공연 준비를 위해) 2개월을 보낸 게 신기하기도 하고. 제가 한 게 맞나요?"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오늘 공연은 어려웠어요. 원래 첫공이 더 어렵고 두번째 공연은 훨씬 편해요. 근데 귀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서 조마조마 했거든요. 심각한 건 아니고 청력에 문제가 없는데 귀를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 목 상태는 (공연을) 잘 따랐어요. 그런데 귀가 안 좋았어요. 오늘 리허설하면서 지옥처럼 보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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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이유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 2022.09.18. (사진 = 이담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울림이 많은 올림픽주경기장에선 모니터링이 어렵다는 점도 아이유를 괴롭히는 요소였다. 거기에 두 번째 날은 밴드 연주를 선명하게 듣게 해주는 인이어(In-Ear)까지 말썽을 부렸다. 중간에 인이어를 교체하기도 했다.

다큐에서 아이유를 진찰한 의사는 "이거(개방성 이관증)는 정말 이유가 없어요. 노래 부르실 때나 이럴 때나 압력이 많이 가잖아요. 그러다 보면 이게 관이 열릴 수 있을 거 같다"면서 "위험성이 따르는 수술은 안 하고 가급적 외래적인 단계에서 시술을 하는 거"라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해 이번 콘서트에서 최대한 귀를 막고 노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인지 이번 양일간 콘서트에서 아이유는 "여러분의 소리가 잘 안 들리지만"이라는 말을 몇차례 했다. 그럼에도 유애나의 목소리와 진심은 매번 아이유의 마음에 꽂혔다. 최상의 몸 컨디션이 아닌 가운데도, 최상의 공연 퀄리티를 유지한 까닭이다.

이처럼 아이유의 이번 콘서트는 기적이 우리 일상에서 멀지 않음을 보여줬다. 좋은 가수는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가 아니라 앓아본 가수다. 그 만큼 준비를 더 철저하게 할 수 있고, 다양한 상황에 공감할 수 있다. 그래서 아프면 아프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아이유가 더 믿음직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정답을 모두 알고 있는 사람처럼 구는 게 아니라, 해답을 같이 찾아나가는 사람이니까. 노래하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노래 하는 거니까.

올해 데뷔 14주년을 맞은 아이유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우쭐하지 않고 겸손한 마음으로 응원해주시는 마음이 어떤 건지 깨달아가면서 14년 더 가겠다"고 약속했다.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 어둠 속에 갇힌 듯했던 아이유는 공연장에서 더 크게 울리는 팬들의 목소리에 힘을 얻고, 밝은 '오렌지 태양 아래'에서 '골든 아워'를 보내고 있다. 양일간 운집한 약 9만명의 팬들은 유독 이번에 '아이와 나의 바다'를 목소리 높여 불렀다.

"더이상 날 가두는 어둠에 눈 감지 않아 / 두 번 다시 날 모른 척 하지 않아 / 그럼에도 여전히 가끔은 / 삶에게 지는 날들도 있겠지 / 또다시 헤매일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알아." 아이유·유애나가 같이 있으면, 헤맬지라도 돌아오는 길을 아니 걱정이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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