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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핫한 '국민 아이템', 알고 보니 '메이드 인 코리아'

등록 2022.09.29 16:25:57수정 2022.09.29 17: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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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생산 프리미엄 맥주 '블루걸', 홍콩서 16년 연속 1위

해외서 핫한 '국민 아이템', 알고 보니 '메이드 인 코리아'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한국의 기획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한 제품들이 해외 현지인들에게 인기다.

현지에서 맥주, 과자, 여성 용품까지 여러 카테고리의 '국민템(국민 아이템)'으로 떠오르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현지에서의 인기와 국내 소비자의 니즈가 만나 국내로 '역진출' 하는 금의환향 사례까지 생겼다.

이러한 사례의 성공 요인에는 현지 시장에 대한 철저한 사전 분석과 연구가 있었다. 홍콩에서 16년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맥주 '블루걸'은 오비맥주가 한국에서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ODM) 방식으로 생산해 홍콩 시장에서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 맥주 브랜드의 최대 격전지, 홍콩서 16년 연속 부동의 1위 기록…국산 맥주 '블루걸'
홍콩은 세계 유수 맥주 브랜드의 최대 격전지다. 홍콩 정부가 2008년부터 30도 이하의 주류에 무관세를 적용해 전세계 맥주 브랜드들이 홍콩 맥주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이렇게 다양한 맥주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홍콩에서 한국 오비맥주의 기술로 만든 블루걸이 16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블루걸은 오비맥주가 개발한 레시피를 사용해 ODM 방식으로 국내 광주공장에서 생산된다. ODM 방식은 제조업체가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인의 기호와 입맛에 맞는 제품을 직접 개발해 해외현지 유통업체에 공급하는 수출 형태로, 주문자의 요구에 의해 제품을 만드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 블루걸은 제조업자설계개발생산 방식으로 높은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며 2007년부터 홍콩의 국민 맥주로서 왕좌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블루걸 기획단계에서 홍콩 현지 소비자 조사를 통해, 중국 본토에 비해 유럽 스타일의 진한 맛을 선호하는 홍콩인들의 입맛에 착안해 블루걸의 레시피를 개발했다"며, "블루걸은 독일식 양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제조한 필스너 계열의 라거 맥주로 쌉싸름하면서도 시원한 청량감과 함께 부드러운 목넘김이 좋아 홍콩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홍콩 현지에서 블루걸을 맛본 국내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홍콩을 사로잡은 맥주'가 궁금하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요청이 쇄도함에 따라 지난 6월 블루걸의 국내 출시를 결정했다.

이는 한국 기술로 만든 국산 맥주가 해외로 수출돼 성공을 거둔 후 역으로 국내에 소개되는 첫 번째 사례다. 블루걸은 알코올 도수는 5%로 홍콩 현지와 동일한 500㎖ 캔 제품으로 전국 편의점에서 구매 가능하다.

◇아마존 생리대 부문 1위…미국에서 인정한 국산 생리대 '라엘'
국내 여성 케어 시장에서는 유기농 제품 비중이 30% 이상인 데 반해 미국은 10% 미만으로 시장이 매우 작은 편이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 '라엘'은 미국 여성들의 ‘안전한 생리대’ 수요를 집중 공략해 출시 1년만에 미국 아마존 생리대 부문 판매 1위를 달성했다.

비결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생리대였다. 피부에 닿는 부분과 흡수재에 화학제품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으로 재배한 순면과 자연 성분으로 생리대를 만든다.

라엘은 안전한 생리대를 만들기 위해 미국 농무부에서 부여하는 유기농 인증인 USDA를 획득했다. USDA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원료의 95% 이상이 유기농이며, 합성색소, 파라벤, 인공향료 등 석유 제품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 이외에도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는 등의 까다로운 제조 요건을 가지고 있는데 이에 맞게 품질을 유지하며 생산하기 위해 국내 제조업체에서 생산한다.

국내 소비자의 높은 니즈에 따라 라엘은 국내에도 생리대를 출시해 현재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5개국에 진출해 글로벌 기준 초당 6개씩 판매되고 있다.

◇토종 기업 제치고 베트남 쌀과자 점유율 1위 등극… 국내로 역진출한 '안'
코로나19로 베트남 국민들의 간식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베트남 스낵 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2021년 대비 41%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오리온은 베트남 스낵 시장을 겨냥한 쌀과자 '안'을 출시하고 유수의 현지 및 글로벌 제품을 제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베트남은 인도에 이어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이자, 국민 1인 평균 쌀 소비량이 세계 1위인 국가다. 이에 오리온은 베트남 사람들에게 친숙한 쌀을 활용한 과자를 기획했고, 현지 스낵 트렌드가 건강한 재료와 웰빙 그리고 짭짤하면서 고소한 맛인 것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현지에서 선호하는 맛과 식감, 색 등을 분석해 개발한 안은 출시와 함께 베트남 쌀과자 부문 점유율 2위에 안착, 8개월만에 1500만 봉지 이상을 판매했다.

오리온은 이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새로운 맛을 다양하게 선보였고, '감자치즈맛'의 인기에 힘입어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오리온은 현재 몽골,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전세계 여러 국가에서도 안을 출시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구운 쌀칩'이라는 이름으로 출시해 국내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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