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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 안보조약 체결하자"…나토 사무총장 등 기고문

등록 2022.09.30 11:59:31수정 2022.09.30 12:4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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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대통령 비서실장·전 나토 사무총장 공동 제안

시간 걸리는 나토 가입…우크라 당장 안보 보장 필요

핵포기 조건 안보 보장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무용지물

'우크라 침공시 조약국들 자동 대응 조치' 약속해야

[베를린(독일)=AP/뉴시스]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월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러시아 외무장관 회담과 별도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2.02.11.

[베를린(독일)=AP/뉴시스]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2월11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러시아 외무장관 회담과 별도로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2.02.11.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와 서방 사이에 키이우안보조약을 체결하자고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과 안데르스 라스무센 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29일자에 실린 기고문에서 제안했다.

우크라이아군에 필요한 무기가 지원되면 러시아군을 무찌른다. 이것이 최근 하르키우 지역 신속한 탈환의 교훈이다. 이달들어 우크라이나군은 8000㎢의 점령지를 해방했다.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로 해방의 기쁨이 퇴색됐다. 부차에서 그랬듯이 집단매장지와 고문의 증거가 발라클리야, 이지움 등 하르키우 등지의 전 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다. 러시아 점령군의 야만성이 세계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전쟁을 끝내고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해야 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은 이 점을 확실하게 보장해야 한다.

우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안보보장안을 제출한 목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지원국들이 키이우 안보조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한다. 원칙은 단순하다. 우크라이나의 안보가 기본적으로 자체 방어력에 달려 있다. 이를 위해 우크라이나 지원이 장기적으로 지속돼야 한다.

나토에 가입하려는 우크라이나의 열망이 이 조약으로 대체될 순 없다. 이 열망은 우크라이나 헌법에 명문화돼 있는 주권적 결정이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및 유럽연합(EU) 가입이 우크라이나 안보를 강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는 시간이 걸린다. 우크라이나는 당장의 안보 보장이 필요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과 러시아 지원 반군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군사역량을 유지해야만 한다. 우크라이나 지원국들이 수십년 동안 그렇게 하겠다고 말해온 내용이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방산업에 대한 장기적 투자, 나토 보유 무기로의 전환, 정보 공유, EU 및 나토의 훈련지원을 요구한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큰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우크라이나에 현대적이고 효과적인 대공 및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이 한가지 예가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패배한 러시아의 대응 중 하나가 장거리 미사일로 민간 시설을 공격한 것이었다. 이는 전쟁범죄다. 민간인을 보호하고 재건을 할 수 있으려면 대공 방어 능력이 필요하다.

군사 능력이 강력한 나라들이 정치적, 법적 구속력이 있는 안보 보장에 참여해야 한다. 미국, 영국, 캐나다, 폴란드,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호주, 튀르키예, 북유럽, 발트해 및 중유럽 국가들이 포함돼야 한다.

군사 지원 약속과 함께 보다 많은 국가들이 일련의 폭넓은 제재에 동참해야 한다. 주요 7개국(G7)과 EU 회원국, 한국과 일본 등 현재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는 나라들이다. 러시아가 공격할 때 자동적으로 제재를 단행하도록 하는 스냅백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는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안보보장을 약속했지만 쓸모가 없었다. 키이우 안보조약은 달라야 한다. 우크라이나의 자체 방어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와 달리 러시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거부권 행사로 방해할 수 없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면 조약 참가국들이 24시간 이내에 자동개입하고 72시간 이내에 대응 조치를 결정하도록 해야 한다.

전세계 안보체계가 산산조각이 난 상태다. 기존의 틀과 접근법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침공하고 위협하는 것을 막지 못했다. 블라디미르 푸틴은 혹독한 겨울이 다가오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세계 지원이 약화할 것으로 생각한다. 키이우안보조약이 그렇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자유 세계의 약속이 굳건하며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하다. 우크라이나는 당장 보장이 필요하다. 늦어지는 만큼 러시아가 불법 전쟁을 계속할 것이다.

무엇보다 안보보장이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지원국들이 안전하고 독립된 우크라이나가 필요하다고 확신한다는 걸 알리는 신호가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런 보장이 있으면 우리는 세계 안보의 새로운 주춧돌이 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가 실패하면 유럽 전역에 위기가 끝없이 이어지게 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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