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is

  •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인터뷰]김준수 "관심 멀어진 '소리'하며 외로움…그래서 뮤지컬 도전"

등록 2022.10.06 10:14:06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기사내용 요약

전통 소리꾼 자부심...국립창극단 간판스타
'서편제'로 두번째 뮤지컬...영역 넓혀 대중과 매개체 되고파"
"어디서든 '소리꾼 김준수'로 불리고 싶어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김준수. (사진=PAGE1 제공) 2022.10.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소리는 제 안의 뿌리이고 중심이에요.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도 대중들에게 우리 소리를 전하고 둘 사이를 잇는 매개체가 되고자 함이죠. 어디에서든 '소리꾼 김준수'는 제가 지켜야 할 본분이에요."

소리꾼 김준수가 뮤지컬 '서편제'로 두 번째 뮤지컬 도전에 나섰다. 국립창극단 간판스타이자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그는 내년이면 입단 10년을 맞는 베테랑 창극 배우임에도 뮤지컬 무대는 아직 긴장되고 새롭다.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예술청에서 만난 그는 "창극은 내 집 같은 편안함이 있는데, 뮤지컬은 아직 무대에 오를 때 손에서 땀이 난다. 처음보단 긴장이 덜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첫 공연 때의 기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준수는 '서편제'에서 아버지 유봉의 우리 소리에 대한 집착에 맞서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소리를 찾아 나서는 '동호' 역을 맡았다. 시대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유봉과 누나 '송화'를 떠나 록 밴드로, 또 제작자로 성공한다. 하지만 '송화'에 대한 그리움을 품고 그 흔적을 따라 전국을 찾아다닌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김준수. (사진=PAGE1 제공) 2022.10.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극 중 동호가 소리를 뽐낼 일은 적지만, 그 속에서도 소리꾼의 면모는 빛난다. 밴드 오디션을 보며 소리하는 장면에선 판소리의 다양한 대목을 들려주고, 마지막 송화와의 재회 장면에서 '심청가'의 고수로 나설 땐 추임새로 교감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적벽가' 하나만 하기엔 아쉬웠어요. 어제는 ('춘향가'의) '어사출두'를 즉흥적으로 했죠. 관객들도 새로워하며 어떤 대목을 들려줄까 기대하는 것 같아요. 다음 무대에선 어떤 대목을 할지 모르겠어요. 판소리 다섯 바탕을 골고루 들려주면 어떨까요.(웃음)"

어릴 적부터 소리의 길을 걸어온 만큼, 그 스스로 '동호'와 닮은 구석을 느낀다. 동호가 송화와 함께 소리했던 추억을 회상하는 '흔적' 노래를 할 때면, 고향인 전남 강진에서의 옛 기억이 떠오른다.

"11~13살 때 월출산에서 항상 소리 연습을 했어요. 엄마 손을 잡고 산에 올라 부채 하나를 들고 돌을 두드리며 노래했죠.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이 제 관객이었고, 그들은 쉼터처럼 제 소리를 듣곤 갔어요."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 공연 사진. 김준수. (사진=PAGE1 제공) 2022.10.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소리가 좋아서 시작했고, 이 길뿐이라고 생각했다. "스승님께 늘 무겁게 가르침을 받았고, 그 뜻을 깨뜨린 적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의 관심이 멀어진 소리를 하며, 외로움도 느꼈다"고 돌아봤다.

"초등학교 시절, 저는 감정에 흠뻑 빠져 '흥보가' 한 대목을 하는데 친구들은 전혀 공감하지 못했어요. 어린 나이에 상처도 됐죠. 그래서 소리의 매력을 알리고, 그 간극을 줄이는 소리꾼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어요. 부담감도 있지만 '풍류대장', '불후의 명곡' 등 방송에 도전한 것도 그 때문이죠. 지금은 소리꾼도 다양한 모습을 요구 받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때문에 뮤지컬 제안이 왔을 때도 주저하지 않았다. '곤 투모로우'와 '서편제' 모두 이지나 연출로부터 러브콜을 받았다.

"망설임 없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 관객들과 소통하며, 저의 다른 색깔을 보여줄 좋은 기회"라고 했다. 그동안 눌러왔던 끼를 분출하는 하나의 일탈이기도 했다. 물론 처음엔 이방인 같은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은 경험과 공부가 됐고, 뮤지컬을 통해 팬도 늘어났다.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뮤지컬 '서편제'의 김준수. (사진=PAGE1 제공) 2022.10.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소리의 본질이 있듯, 뮤지컬만의 정서가 있어요. 이질감 없이 담백하게 다가가고 싶었죠. 여러 활동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이 다양해지잖아요. 소리를 잘 모르는 이들과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소리꾼이라고 하는데, 그 소리가 어떨까' 그런 궁금증을 만들 수 있잖아요. 실제 후기에서 '소리판에서의 김준수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는 글을 보면 너무 뿌듯해요. 창극을 궁금해하는 분들도 많아지고, 더 혼을 불태워야죠."

앞으로 연극도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보였다. "노래가 없는 무대로, 배우로서 또 하나의 큰 산을 넘어보고 싶다"며 "더 많은 걸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제 안에 불타오르는 열정이 있다"고 웃었다.

방송, 뮤지컬 등 영역을 넓히면서도 그 밑바탕에 있는 소리꾼으로서의 자부심은 단단하다. "소리꾼의 본분을 잊지 않기 위해 내년에 '춘향가' 완창도 도전할 예정"이라며 "전통 소리꾼으로서의 활동을 뒤로 미루지 않고, 앞서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디서든 소리꾼 김준수로 불리고 싶어요. 10년, 20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죠. 저 스스로도 항상 다짐해요. 소리가 중심인 배우라는 건 흔들림 없는 사실이죠. 창극단 10년을 앞두고 이제는 소리꾼으로서 한 단계 더 발돋움할 수 있는 모습을 고민하고 있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많이 본 기사

이 시간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