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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차입규제 완화…자금조달 숨통 트이나

등록 2022.11.29 05:00:00수정 2022.11.29 06: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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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10%로 제한된 퇴직연금 차입규제 풀어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도 가능해져
보험사, 저금리에 단기성자금 조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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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다음달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대규모 '머니무브'(자산이동)가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보험사의 퇴직연금 디폴트(지불불이행)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정부는 이와 관련한 유동성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줬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퇴직연금(특별계정) 차입규제를 내년 3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완화한다. 보험사의 퇴직연금 자금이탈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현재 10%로 제한된 퇴직연금 차입한도를 한시적으로 풀어줬고,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도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 직후 브리핑을 열고 "퇴직연금 특별계정에서 차입 한도를 터주면 일시적으로 유동성 공급이 가능해질 수 있고 필요하면 차입이 아니라 보유한 채권을 RP 거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아라며 "연말 퇴직연금 자금 이동에 관해 우려가 많은데 밀착적으로 모니터링해 과당 경쟁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퇴직연금은 기업이 임직원의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재직 중에 퇴직급여를 사외의 금융기관에 적립하고 근로자가 퇴직할 때 연금형태로 지급하는 기업복지제도다. 확정급여형(DB형), 확정기여형(DC형), 개인퇴직연금(IRP형)으로 나뉜다.

퇴직연금은 통상 사업자와 기업 간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데 80%가량이 12월에 만료돼 300조원 수준의 '머니무브'가 발생한다. 예컨대 A금융사가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면 기존에 계약을 보유하고 있던 B금융사는 C기업이 맡긴 적립금을 통째로 A금융사로 넘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A금융사는 기존 퇴직연금 자산에 포함된 채권을 매각한 뒤 현금화해 B금융사에 넘겨줘야 한다. 퇴직연금을 특별계정으로 별도 관리하는 손보사는 채권 매각이 불발될 경우 퇴직연금 지불불이행(디폴트)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295조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보험업계의 적립금은 79조 수준으로 전체의 27%나 차지한다. 모그룹을 가진 보험사는 보험업감독규정에 따라 퇴직연금 계약에 대해 계약자 적립금 수준만큼 특별계정을 설정해 운용해야 한다.

보험업계는 정부의 이번 대책에 당장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에 레고랜드, 흥국생명 사태 등으로 채권시장이 악화된 상태에서 보험사의 10년 만기 연금상품 만기 도래가 맞물렸다"며 "그만큼 보험사의 경우 퇴직연금 계약이 어느 해보다 시장에 더 많이 풀렸는데, 당장의 유동성 문제도 있지만 내년 새 회계제도(IFRS17)에 대비해 자금확보까지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또 "일부 보험사들이 역마진을 감수할 각오로 고금리의 저축성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던 이유도 장기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확보보다 저축성보험을 통해 적립금을 쌓는 게 더 유리하단 계산에서였는데 이번 조치로 그 필요성이 줄었다"며 "보험사들이 퇴직연금 이동을 크게 걱정했는데 금융당국이 퇴직연금 차입 규제를 풀어줌으로써 자금 조달이 더 원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당국은 이번 퇴직연금 특별계정 차입규제를 완화함과 동시에 RP매입도 가능하게 해 줬다. 보험업규정에는 특별계정을 통한 RP매매가 명시돼 있지 않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묵시적으로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다시 행사하기로 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은 흥국생명이 RP를 발행, 은행·보험사가 이를 매입하도록 조치했다.

RP는 단기채권이기 때문에 장기채권에 속하는 신종자본증권보다 금리가 낮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로 장기채권을 팔지 않고도 더 적은 금리로 단기성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am_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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