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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값 바가지 쓴 가스公, 재협상해 1.8조 절약?…순항은 미지수

등록 2022.11.29 05:00:00수정 2022.11.29 13:2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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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양향자 의원실, 가스公 경영목표 자료 입수
향후 3년간 LNG 도입비용 재협상 계획 밝혀
재협상 성공시 요금 인하에 긍정적 영향 예상
다만 협상 순탄치 않으면 오히려 손실 우려도
국감서 "DSLNG 협상 거절로 3천억 손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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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 한국가스공사 사옥 전경. (사진=한국가스공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민간 발전사보다 액화천연가스(LNG)를 비싸게 들여와 '협상력 논란'이 불거졌던 한국가스공사가 내년부터 3년간 가격 재협상을 통해 1조8000억원 이상을 절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공급처와의 단가 재협상에 성공하면 향후 소비자들이 쓰는 도시가스 요금을 낮추는 데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인도네시아 DSLNG와의 협상 사례처럼 원하는 수준의 가격 인하를 즉각 이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한국가스공사가 양향자 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2023~2027 중장기 경영목표'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내년부터 3년간 해외 공급처와 장기계약 가격 재협상을 통해 약 1조8300억여원의 도입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가스공사는 장기계약 시 가격 재협상 관련 조항을 두고 있어, 각 계약마다 정한 시기에 재협상을 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다. 재협상을 통해 도입 단가 조정에 합의하면, 남은 계약 기간 동안 해당 가격으로 LNG를 들여오게 된다.

구체적으로 가스공사는 2023년에는 공급처와 장기계약 재협상을 통해 1조2544억원을 아낀다는 목표다. 2024년, 2025년에도 각 공급처와 재협상해 각각 1657억원, 1657억원의 도입 비용을 절감한다는 구상이다.

이외에도 가스공사는 국내 수급 상황과 국제 LNG 시황을 고려해 최적의 도입 전략을 마련, 장기계약을 통한 도입 비용 절감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협상력' 지적받은 가스公…민간 '체리피킹' 논란으로 확산
그간 가스공사는 국제 LNG 시장의 '큰 손'인데도 불구, 민간 업체보다 훨씬 비싼 값에 LNG를 사들이는 등 협상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 1월 수입한 LNG MMBtu(열량 단위)당 평균 가격은 통관가격 기준 24.46달러로, 민간 직수입 업체 평균 수입가(11.93달러)의 2배를 웃돌았다.

다만 당시 LNG 통관가격은 장기계약과 현물가격이 합산된 가격으로, 고유가 시기에 현물가격은 장기계약보다 당연히 비쌀 수밖에 없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오히려 가스공사는 수급 관리 의무가 있어 현물이 비싸도 도입할 수밖에 없다. 반면, 민간은 가스 시세가 낮을 때만 직도입을 선호하는 '체리피킹'(Cherry Picking·유리한 것만 찾는 행위)이 가능해 억울하다는 게 공사 측 입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채희봉 전 가스공사 사장은 지난 6월 17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만일 지금 시점에서 공공성을 포기하고 싸게 들여오는 장기도입 계약 물량 중 약 300만톤(t)을 국내 시장이 아니라 해외 시장으로 돌려 팔면 앉아서 1조원이 훨씬 넘고 때로는 수조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공공성과 수급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공사는 그렇게 이윤만을 추구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재협상해 단가 낮추면 소비자 후생 기대…순항 여부는 불투명
만약 가스공사 계획대로 재협상을 통해 비용 절감이 이뤄진다면, 향후 들여올 LNG에 대한 가격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에게 인하된 도시가스 요금을 제공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인 LNG의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투자 보수를 합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은 지난해 확정된 정산단가에 더해, LNG 수입단가가 치솟으며 기준원료비도 올라 올해에만 네 차례 인상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가스공사가 내놓은 비용 절감 계획이 상대 업체와 어느 정도 협의를 통해 산출된 추정치일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사 측에서 상대가 있는 장기계약에서 일방적으로 2조원에 가까운 비용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처와의 재협상에서 원하는 수준의 가격 인하를 얻어내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가스공사가 인도네시아 DSLNG와의 협상을 거절해 손해를 입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가스공사, 일본 JERA, 일본 큐슈는 2015년부터 도입한 천연가스 가격이 현물 시세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비싸지자 2017년 8월부터 DSLNG와 재협상에 나섰다. 그 결과 JERA는 2020년 3월, 큐슈전력은 2021년 4월에 각각 1MMBtu당 14달러로 도입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그러나 2018년 8월부터 재협상을 시작한 가스공사는 2020년 3월 이를 파기하고 국제중재소송을 제기했다. 약 300만 달러의 법률 비용을 들여 1년8개월간 재판을 했지만, 가스공사의 중재 청구는 2021년 11월 '가격 재협상 관련 중재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이에 가스공사가 일본 큐슈전력 등처럼 14달러에 합의하지 않고 소송을 진행해 결국 1MMBtu당 15달러에 구매하게 되어 손실 금액만 약 3100억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다만 당시 가스공사는 "일본 수준의 재협상을 못한 게 아니라 더 낮은 가격을 확보하기 위해 국제 중재를 개시한 것이며, 가격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DSLNG 가격재협상 관련 3120억 원이라는 금액은 유가 100달러를 기준으로 한 것이며, 동 기간의 실제 유가 평균(약 60달러)을 감안할 경우 실질 금액은 약 2000억원 미만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양 의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가스 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하며 가스요금도 급격히 인상되고 있다"며 "국민들의 가스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가스공사의 재정건전화 계획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국회 차원에서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e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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