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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중증 정신질환 노숙자 모조리 병원에 입원시키도록 지시

등록 2022.11.30 11:46:21수정 2022.11.30 12: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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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인명 위협 없는 정신질환 노숙자도 병원 입원시킬 것 지시
뉴욕 범죄율 증가 추세…1월엔 '노숙자 지하철 떠밀기' 발생
현실적 이행 가능성 여부 및 시민 인권 침해 논란도 제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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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사진)이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모든 노숙자를 병원에 입원시킬 것을 지시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022.11.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 시장이 심각한 정신질환을 가진 모든 노숙자를 병원에 입원시킬 것이라 선언했다. 노숙자들에 의해 발생하는 범죄를 뿌리뽑기 위한 조치이지만, 일부 단체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미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뉴욕시 소속 경찰과 응급 의료진에게 인명에 위협이 되지 않는 정신 질환자들도 증상의 경중에 따라 병원에 입원시키라고 지시했다. 기존 뉴욕시 법률은 자신이나 타인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이들에 한해 비자발적으로 입원시키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애덤스 시장은 지난 1월 뉴욕시 시장으로 취임했으며, 뉴욕시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그는 해당 지시를 내리며 "폭력적인 사람이 아니라고 해서 도움을 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뉴욕시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모든 사람을 돕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그게 우리가 가진 도덕적 의무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같은 행보는 비단 뉴욕시만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의 개빈 뉴섬 주지사 역시 최근 정신분열증을 가진 일부 노숙자들을 강제로 치료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미 전역의 범죄율 증가와 정신질환자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전직 경찰 출신인 애덤스를 비롯한 강경파 민주당원들뿐 아니라 공화당원들 역시 보다 더 공격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애덤스 시장은 올해 초부터 뉴욕시의 거리와 지하철 범죄율이 급격히 증가했으며, 분석 결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노숙자들이 연관되어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월에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타임스퀘어 노숙자가 지하철을 기다리는 여성을 선로로 떠밀어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범행을 저지른 노숙자 마셜 사이먼은 20년간 정신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밝혀졌으며, 취재진에게 "내가 그랬다"라고 소리 질렀다. 지난 크리스마스에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전적이 있는 노숙자가 월스트리트에 설치된 15m 높이의 크리스마스트리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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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경찰에게 연행되며 취재진들에게 "내가 그랬다"라고 소리치고 있는 마셜 사이먼, 사이먼은 지난 20년간 정신질환을 앓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출처: abc뉴스 영상 캡처) 2022.11.30. *재판매 및 DB 금지

애덤스 시장은 '쫒겨난 건물의 맞은편에서 온종일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 '거리 모퉁이에서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보이지 않는 상대에게 재갈을 물리는 권투 선수', '남의 도움 없이는 혼자서 지하철에서 내릴 수 없는 무반응 승객' 등을 예시로 들며 "이들을 비롯한 수백 명의 정신 질환자들이 치료를 자발적으로 거부하고 있는 것이 현재 뉴욕시의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시 관계자들은 소속 경찰관과 응급 의료진들에게 '온정적인 대처'를 보장하기 위한 추가 교육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입원하는 정신 질환자들은 지속적인 치료방안이 마련될 경우에만 퇴원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 같은 애덤스 시장의 방침에 우려와 반발 또한 제기되고 있다. 뉴욕시는 "현장에서의 짧은 상호작용에 기초해 어떤 식으로 정신 건강 평가를 내려야 할지 지침이 제공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다. 엄청난 수의 뉴욕시 노숙자들을 수용할 침상이 확보되어 있는지도 미지수이다. 뉴욕시 노숙자 지원 시민 단체인 '노숙자들을 위한 연합'이 낸 통계에 따르면, 뉴욕시의 노숙자 수는 2022년 9월 기준 6만 명을 가볍게 상회한다. 이들 중 1만 9000여 명이 미성년 노숙자이다. 일부 단체들 또한 뉴욕시의 새로운 정책이 경찰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장애인에 대한 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 정신재활서비스협회의 하비 로젠탈 회장은 "병원 입원을 강요받는 것 자체가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으며, 시민 자유 연합 대표 노먼 시겔은 시장의 지시사항이 법률적으로 뒷받침되고 있지 못하며 이 때문에 법정 싸움에 휘말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겔은 "누군가 몇 주간 샤워를 하지 않고 흐트러진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인명에 위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다른 누구도 아닌 '경찰'이 그런 사람들을 병원으로 보내야 한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iyo116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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