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부산시가 만든 코인 거래소?…업비트 대항마 되나

등록 2023.01.28 12: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부산시, '디지털상품거래소' 하반기 설립 추진

영화 및 게임 분야 IP 토큰화 먼저

"신뢰성 확보할 것" vs "용두사미 될 수도" 반응 엇갈려

30일 거래소 설립 추진 현황 공개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올해 하반기 설립이 예고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향후 기존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설립 시 '지자체 운영 거래소'라는 점에서 기존 거래소보다 신뢰성을 확보할 거란 평가를 받지만, 금융당국 허가를 받는 것부터 쉽지 않을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추진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체 회의를 열고 올해 하반기 '분권형 디지털상품거래소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궁극적으로 모든 상품을 토큰화해 거래하는 거래소를 지향한다. 우선 부산국제영화제와 지스타 등으로 유명한 부산답게 영화와 게임 분야의 지식재산권(IP)을 토큰화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이후 부동산, 선박, 금, 귀금속, 농·축산물 등 일반인들이 쉽게 투자하기 어려운 상품을 토큰화해 소액으로도 거래할 수 있게 지원할 방침이다.

거래 지원 시스템은 앞서 거래소 설립 참여에 힘을 보탠 금융기관과 가상자산 거래소 등의 역량을 모아 구축한다. 또한 기존 증권거래 시스템과 같이 예탁결제와 상장평가, 시장감시 등 기능은 별도 기관에서 분리해 관리한다. 분권형으로 설계한 만큼 공정성을 제고하겠다는 의도다.

공정성을 내세운 만큼 기존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뢰성 문제를 보완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체불가토큰(NFT) 마켓플레이스 '할리데이즈'를 운영 중인 고승우 변호사(법무법인 강남)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실제로 설립된다면 지자체 거래소라는 점에서 신뢰성이 강점일 것"이라며 "상장 기준과 상장 폐지 기준 측면에서 객관성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의 추진 과제에서 가상자산과 증권형 토큰(STO)이 빠진 만큼 기존 거래소와 경쟁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도 있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 A씨는 "부산시에서 추진하는 거래소가 처음에는 바이낸스와 후오비 등과 협업을 맺는 등 국내 거래소의 대항마가 될 것처럼 보였다"며 "하지만 최근 발표한 대로 비증권형 조각투자 상품부터 취급한다면 사실상 아예 다른 성격의 거래소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당초 부산시는 해당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과 STO 등을 취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금융당국과의 마찰을 의식, 한 달 만에 '비증권형 디지털 조각 투자 상품'만 취급하겠다고 계획을 변경한 바 있다.

넘을 산은 또 있다. 거래소 운영에 대한 금융당국의 허가다. 취급 상품을 변경했더라도 금융위원회의 라이센스 없이는 거래소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에 정통한 변호사 B씨는 "가상자산과 STO 등 디지털자산이 아닌 디지털상품만 취급한다 하더라도 금융위원회로부터 매매업 또는 중개업에 대한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며 "샌드박스 등을 통해 진행하는 방안도 있으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라이센스를 받아서 하는 금융 산업이다 보니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라며 "라이센스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정립하지 않은 채 정치적 능력 등으로 설립을 추진하다 보면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김상민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위원장은 오는 30일 국회에서 열리는 '2023 디지털자산위원회 회의'에서 거래소 설립 추진 현황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