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 "궁평2 지하차도 가지 못한 것 인정…무거운 책임감"
'궁평 2지하차도' 지령에도 궁평 1교차로, 쌍청리서 근무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2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청주의 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당시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23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침수 사고와 관련해 참사 발생 시점(15일 오전 8시40분)보다 앞선 오전 7시4분과 7시58분께 두 차례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첫 신고 위치는 궁평리 196-3번지, 두 번째 위치는 사고가 발생한 궁평 2지하차도였다.
이 신고는 충북경찰청 112치안종합상황실에서 청주흥덕경찰서 112치안종합상황실을 거쳐 오송파출소 순찰 차량으로 전달됐지만, 순찰차에 장착된 태블릿PC 오류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오송파출소의 순찰차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15일 오전 7시14분께 파출소를 출발해 22분께 쌍청리 회전교차로에 도착했다.
오전 7시11분께 접수된 대한제지 입구 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빠져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나섰고, 8시58분께 접수된 "궁평지하차도가 넘칠 것 같다. 차량 통제가 필요하다"는 신고는 궁평1교차로에서 교통 통제를 했다.
당초 경찰은 112 신고를 받고도 출동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궁평 2지하차도가 아닌 궁평 1지하차도로 출동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사고를 감찰 중인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도 이 부분을 중대한 과실로 보고, 경찰관 6명을 대검찰청에 수사의뢰한 것으로 보인다.
윤성철 충북경찰청 112지역경찰계장은 순찰차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한 백브리핑에서 "일대 교통 통제와 주민 대피 등의 업무를 하느라 궁평 2지하차도에 가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부분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국무조정실로부터 수사 의뢰를 받은 대검은 해당 의혹 등을 규명하기 위해 관할 검찰청인 청주지검에 수사본부를 구성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5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선 인근 미호강 미호천교 임시 제방이 무너지면서 6만t의 물이 유입됐다.
이 사고로 주행 중이던 시내버스와 화물차 등 차량 17대가 침수돼 14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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