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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 멋쟁이 화가'…현대화랑 '권옥연 100주년' 기념전

등록 2023.11.15 16:01:50수정 2023.11.20 10: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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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옥연, '무제', 캔버스에 유채, 1975, 73.3 x 117 cm *재판매 및 DB 금지

권옥연, '무제', 캔버스에 유채, 1975, 73.3 x 117 c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한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권옥연(1923~2011)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열렸다.

서울 삼청동 현대화랑은 15일부터 '권옥연 100주년 기념전'을 12월 16일까지 개최한다.

故 권옥연 화백은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이자 초현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음악을 사랑한 '멋쟁이 화가'로도 유명했다. 청회색조의 애수에 찬 그림이 특징으로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독창적 화풍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암회색, 녹회색·청회색 등의 절제된 색감과 상념에 빠진 듯한 인물화로 유명하다.

프랑스 유학 당시 시인이자 초현실주의 주창자였던 앙드레 브르통(André Breton, 1896~1966)에게 ‘동양적 쉬르레알리즘(초현실주의, Sur-reslism)’이라고 호평 받은 그는 특정 사조나 단체 활동에 참여하여 미술 활동을 펼치기 보다는, 자신만의 톤과 색채 등으로 독창적인 화풍을 이룩해낸 작가다.
권옥연, 달맞이 꽃, 1986, 캔버스에 유채 *재판매 및 DB 금지

권옥연, 달맞이 꽃, 1986, 캔버스에 유채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전시는 상업화랑에서 여는 8년 만의 작품전이다. 권 화백 타계 후 4주년인 2015년, 부인인 원로 무대미술가 故 이병복(1927~2017)씨가 가나아트센터에서 사후 첫 대규모 회고전을 연 바 있다.

현대화랑은 "1972년 개관 2주년 전시에 권 화백을 초대했었다. 이후 현대화랑의 인연은, 이후 1985년 개인전 개최 및 다양한 전시를 통해 지속되었다"며 권옥연 화백의 탄생 100주년 전의 의미를 더했다.

이번 전시에는 ‘권옥연 그레이’로 알려진 특유의 회색빛 인물과 풍경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부인의 초상'(1951), '절규'(1957), '달맞이 꽃'(1986), '귀향'(1999) 등 회색 풍경 이전의 1950년대 초반 작품부터 작고 직전인 1990년 대 까지의 주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 서문을 쓴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생전 권 화백이 '화가는 정신연령이 다섯 살 넘으면 그림을 못 그린다'라며 입버릇처럼 ‘작가적 순수성’ 을 강조했던 말이 되새겨진다"며 "권옥연은 한평생 예술의 멋과 풍류가 함께하는 삶의 격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했다. 특히 "원시적 체취가 물씬 배어 나오는 작품에서 향토적 소재주의, 목가적 서정주의, 절제된 색감과 화면구성, 상상과 무의식의 초현실적 조화를 이룬 작품 세계는 결국 권 화백의 작가적 삶으로, 자연과 인간미의 서사적 만남을 어떻게 한국적 미감으로 되살려낼 것 인가에 대한 천착이었다"고 평했다.

이 전시는 권 화백의 생애를 살필 수 있는 디지털 아카이빙 비디오도 함께 소개된다. 평생 화가로 외길을 걸어온 그의 예술에 대한 순수한 진념을 느껴볼 수 있다. 전시는 12월16일까지.
권옥연 화백. 사진=문선호. 현대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권옥연 화백. 사진=문선호. 현대화랑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故 권옥연 화백은?

1923년 함경남도 함흥에서 출생하여 어린 시절 조부로부터는 서예를,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아버지에게는 음악을 배우며 성장했다. 아버지와 같은 음악가가 되길 꿈꾸던 소년은 경성 제2고등보통학교(현경복중고등학교)에 입학하며 미술을 시작했다. 학생 시절인 제20회 '조선미술전람회'(1941)에서 수상하며 미술계에 존재를 드러냈다.

1942년 일본 도쿄제국미술학교(현무사시노미술대학)에 입학하여 서양화를 전공한 그는 한국에 돌아온 뒤 해방과 전쟁을겪으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1949년 제1회대한민국미술전람회 입선, 1953년 제5회대한미술협회전에서문교부장관상, 1956년 제5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서 특선을 수상하는 등 작가로서 입지를 다져나갔다.

1957년 아내 이병복(1927-2017)과 함께 프랑스 유학을 떠난 그는 그랑드쇼미에르아카데미(Académie de la Grand Chaumière)에서 3년간 서양화를 공부하며 《살롱도톤(Salon d’Automne)》(1957, 1958), 《칸느그랑프리전(Cannes Grand Prix Exposition)》(1958),《레알리떼누벨전(Salon desRéalités Nouvelles)》(1958)에 참여했다. 귀국후 제9회 파리쉬르레얼리즘전(1960),제8회상파울로비엔날레(1965),일본도쿄국립근대미술관의 한국현대회화전(1968)등 해외 전시에도 활발히 참여했다.

1983년 화가로서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예술원회원으로 선정됐다. 1986년 대한민국예술원상(미술부문)수상, 보관문화훈장(1990), 3.1문화상(1994)등을 수여 받았다.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작가’에 선정,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2001년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했다.     

권옥연,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 1957, 캔버스에 유채, 100 65 cm *재판매 및 DB 금지

권옥연, 몽마르트르 거리 풍경, 1957, 캔버스에 유채, 100 65 c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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