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트먼, 9000조원 AI칩 청사진…엔비디아 맞불 놓나?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오픈AI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개인 투자한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667억원 상당 AI 칩 구매 약속을 한 것으로 4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사진은 올트먼이 지난달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토론에 참석한 모습. 2023.12.05.
그러나 일부에선 기존 AI 반도체의 절대강자인 엔비디아가 올트먼에 맞서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들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올트먼이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를 포함한 큰손 투자자들을 만나 5조~7조 달러(9300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고 전했다.
현재 AI 반도체는 AI 학습과 서비스 등 전 산업에서 필요한 데다 전 세계적으로 AI 개발 열풍까지 불면서 극심한 공급난을 빚고 있다. 여기에 미국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가 해당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며 웃돈이 붙어 AI 반도체가 거래되는 등 가격이 계속 뛰고 있다. 이에 올트먼은 AI 반도체 자체 제조를 추진하기로 했다.
올트먼의 비전이 실현되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은 대전환기를 맞을 수 있다. 최대 투입 금액인 7조달러는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 5270억달러의 1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특히 올트먼의 계획은 AI 반도체 제조를 포함하는데 대만 TSMC나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와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은 중동 등 다양한 투자자, 칩 제조업체, 전력 공급업체가 함께 자금을 모아 AI 반도체 파운드리를 건설한 뒤 기존 칩 제조업체가 생산을 맡는 파트너십 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HBM(고대역폭메모리) 메모리 제조 업체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을 양산하고 있다.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전 세계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지난달 한국을 방문한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반도체 생산시설을 둘러봤고,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과 두 차례 면담하며 심도 있는 논의를 했다. SK하이닉스도 곽노정 대표이사 뿐 아니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올트먼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AP/뉴시스]젠슨 황 엔비디아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미디어 원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그는 이날 말레이시아를 인공지능(AI) 제조의 잠재적 허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2023.12.08.
투자 현실 가능할까…아직은 회의론 우세
일단 투자 자금 규모가 지나치게 커서 현실적으로 조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반도체는 기업마다 필요로 하는 성능과 규격이 제각각이어서 이미 구글,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반도체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업체의 투자를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산업이 경기 변동에 취약한 것도 올트먼의 과감한 투자 계획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도 이 사업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다.
올트먼의 사업 구상이 알려진 뒤 엔비디아가 정반대 입장을 내놓은 것도 주목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12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개막한 2024 세계정부정상회의(WGS) 대담 프로그램에 참석해 ”더 빠르게, 빠르게 제조하는 칩(반도체) 산업 덕분에 AI 비용이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올트먼이 AI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인 '비용 부담'이 앞으로 얼마든지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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