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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러 수감자 교환 석방 대상에 ‘베를린 공원 암살자’ 포함

등록 2024.08.02 12: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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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체첸 분리주의 활동가 자전거 타고 접근해 총격 살해

러 정보기관 요원으로 푸틴 영웅 칭호 부여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러시아와의 수감자 교환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수감자 24명을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맞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석방은 외교와 우정의 개가"라며 "동맹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8.02.

[워싱턴=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각) 백악관 국빈 만찬장에서 러시아와의 수감자 교환에 관해 발언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러시아가 수감자 24명을 동시에 석방하는 방식으로 맞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석방은 외교와 우정의 개가"라며 "동맹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8.02.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과 서방간 냉전 이후 최대 규모로 이뤄진 수감자 맞교환에서 풀어준 러시아 범죄자 중에는 대낮에 가족들 앞에서 체첸 분리주의자를 살해한 인물도 포함됐다.

러시아 정보국 요원으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애국자라고 부른 바딤 크라시코프(50대 후반)는 이번에 서방이 풀어준 8명 중에서도 푸틴이 석방 대상자로 콕 찝어 지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 공원에서 대낮에 가족들 앞에서 체첸 반군 총격 살해

크라시코프는 2019년 베를린 티어가르텐 공원에서 조지아 출신의 체첸족 분리주의 활동가 젤림칸 칸고슈빌리(당시 40세)에게 자전거를 타고 다가와 총으로 머리를 쏴 살해했다.

당시 공원에는 그의 부모와 아이들도 함께 있었다.

그에게 종신형 판결이 내려진 판결문에 따르면 그는 범행 후 자전거와 글록 권총, 변장 물품이 들어있는 슈프레강에 던졌다.

목격자들이 그를 경찰에 신고해 체포됐으며 경찰 다이버가 회수한 일부 품목에서 그의 지문을 발견했다.

그는 범행을 부인하며 러시아 여권 이름인 바딤 A. 소콜로프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체첸 분리주의 민병대를 지휘했던 피해자 칸고슈빌리는 조지아에서 여러 차례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은 뒤 가족과 함께 독일로 이주했다.

이 사건의 독일 판사는 크라시코프 씨가 수행한 암살 명령은 푸틴 씨 본인에게서 나왔을 수 있다고 제안했는데, 러시아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러시아는 2006년 극단주의자나 테러리스트로 간주되는 사람들은 해외에서 사법 외적으로 처형하는 것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푸틴 ‘애국자’ 칭호, 정보기관 동료 석방에 총력

독일에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던 크라시코프는 나중에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애국자라는 칭호를 받았다.

독일을 포함 수 개국이 참여한 이번 수감자 교환 협상에서 크라시코프는 푸틴이 석방을 원해 거래의 핵심 인물로 보였다고 NYT는 전했다.

올 2월 푸틴은 TV인터뷰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정보 기관이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인 에반 게르시코비치와 관련해 접촉 중이며 “파트너가 상호 조치를 취하면 합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르시코비치는 이번에 러시아가 석방한 16명의 수감자 중 한 명이다.

푸틴이 크라시코프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 사람이 애국심으로 유럽 수도 중 한 곳에서 불한당(bandit)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크라시코프는 그의 독특한 문신이 나온 사진 등을 통해 확인됐다. 독일 검찰은 그가 연방보안국(FSB·KGB 후신) 요원으로 해외에서 암살 등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비밀 부서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은 후 독일은 러시아 외교관 2명을 추방했다. 푸틴도 구소련 붕괴를 전후한 시기에 KGB 요원으로 독일 드레스덴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이번 교환에서 크라시코프를 빼내온 것은 푸틴으로서는 동료 요원을 구출한 것과 같다고 NYT는 전했다.

이번 협상에서 크라시코프를 석방하기로 합의한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의 협조가 중요한 요소였다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강조했다.

서방과 러시아(구소련 포함)의 수감자 교환은 냉전 절정기인 6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많은 수감자 교환은 드물었다.

1985년의 한 교환에는 23명의 서양인을 포함하여 29명이 포함됐다. 가장 최근에는 2010년 7월 미국은 러시아인 10명을 석방한 반면 러시아는 4명을 풀어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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