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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 잊은 채 '전산망 복구' 총력 중 공무원 사망…제동 걸리나

등록 2025.10.04 06:00:00수정 2025.10.04 07: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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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국정자원 화재 담당 행안부 공무원 투신 사망

"추석 연휴에도 공백없다" 복구속도 의지 밝혔지만

행안부 "사고 수습 최선 노력"…복구작업 차질 빚나

행안부, 직원 심리상담 지원 및 업무부담 완화 논의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전산시스템 장애가 일주일째 이어진 지난 2일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 일부 민원처리 제한이 안내되고 있다. 2025.10.02.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전산시스템 장애가 일주일째 이어진 지난 2일 서울의 한 주민센터에 일부 민원처리 제한이 안내되고 있다. 2025.10.02. [email protected]

[서울·세종=뉴시스] 강지은 성소의 정유선 권신혁 기자 =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화재에 따른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가 9일째 지속되면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추석 연휴도 잊은 채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전날 전산망 장애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직원들의 충격과 함께 복구 작업에 당분간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4일 행정안전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0시50분께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 소속 직원 A씨가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투신해 숨졌다.

청사 중앙동 15층 남측 테라스 흡연장에서는 A씨의 휴대전화가 발견됐다. 유서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A씨는 4급 서기관으로, 지난달 26일 발생한 국정자원 화재 관련 업무를 총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A씨가 수사 대상이었거나 수사 예정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행안부는 "현재 경찰 조사 중"이라며 "세부적인 조사 결과가 나오면 추가로 알려드리겠다"고 했다.

앞서 행안부는 추석 연휴에도 공백 없이 복구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윤호중 장관은 지난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현재의 복구 속도가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정부는 복구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로 가동이 중단된 총 647개의 정보 시스템(서비스) 중 복구가 완료된 서비스는 전날 오후 6시 기준 1등급 21개를 포함해 116개다. 복구율은 17.9%다.

김민재 차관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에도 수습과 복구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시간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하겠다"며 "연휴 기간 내내 범정부 대응 체계를 갖춰 국민 안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연휴 기간을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총력 대응을 재차 선언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연휴 첫 날인 전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정부는 이번 7일간의 연휴를 정보 시스템 복구의 골든타임으로 삼아 비상한 각오로 복구의 속도를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국정자원 화재와 관련해서는 현재 약 220명의 공무원과 570명의 사업자 상주인원, 30명의 기술지원 및 분진제거 전문인력 등 총 800여명이 투입돼 정부 시스템 복구와 재가동에 매진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제9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2025.10.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윤호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제9차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전부 제공) 2025.10.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극단 선택으로 직원이 사망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행안부는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행안부는 전날 공식 입장을 내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행안부 장관과 직원 일동은 이번 사고 수습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행안부는 전날 오후 2시로 예정돼 있었던 김 차관 주재의 중대본 브리핑도 취소했다. 윤 장관은 직원 사망 소식을 보고받고 긴급 내부 회의를 위해 세종으로 이동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일단은 너무 당황스럽다"며 "분위기도 좋지 않고, 직원들도 매우 안타까워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속도를 내오던 복구 작업도 일부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 상황에서 복구에 속도를 내도록 독려하는 것이 자칫 직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밤낮, 주말 없이 일주일 넘게 복구 작업에 매진하면서 피로도 많이 쌓여있는 상태다.

이에 행안부는 전날 긴급 간부 회의를 열고 담당 직원들에 대한 심리상담 지원 및 업무부담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우선 직원들의 마음을 보살피기 위한 심리 상담을 충분히 지원하고, 적절한 휴식을 보장하기로 했다. 또 각종 회의를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보고서 작성 등을 위한 실무 인력을 추가적으로 투입해 과중한 업무 부담을 경감하기로 했다.

윤호중 장관은 "장애 복구를 위해 밤낮 없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직원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측면이 있어 무거운 마음"이라며 "직원의 어려움을 더욱 세심히 살피고, 위기를 함께 극복해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복구 작업은 아니지만, 행안부뿐 아니라 다른 부처들도 연휴 기간 동안 복구 상황을 점검하며 국민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임금체불 신고 같은 경우 지청별로 이메일을 통해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계속 홍보하고 있다"며 "신고가 들어오면 유선 안내도 있고 비상 근무조가 있어 대기를 하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산업안전 같은 경우에는 안전일터 신고센터가 있다"며 "유선 신고 전화가 24시간 가동 중으로, 사고가 나면 이것을 통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바우처의 경우 일단 모든 서비스를 수기로 할 수 있게 해놨다"며 "전국 화장장 예약은 임시 홈페이지 운영과 장례 지도사 등의 협조를 통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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