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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대표팀 지휘봉 잡은 홍명보 "축구 인생 마지막 도전"

등록 2024.07.10 22:56:19수정 2024.07.11 04: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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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가고 싶지 않았고 두려웠지만, 나를 버렸다"

"내 안에 무언가 나와…다시 도전하고픈 승부욕 생겨"

"울산 팬들께 죄송…야유 나온 건 전적으로 내 책임"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국가대표 감독내정에 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4.07.1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국가대표 감독내정에 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울산=뉴시스]안경남 기자 = 10년 만에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이 "축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10일 오후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홈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의 실패로 도전하는 게 두려웠다. 그 안에 또 들어가는 것에 대해 답을 내리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결과적으로 내 안에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겼다. 새 팀을 정말로 강한 팀으로 만들어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경기는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내정된 뒤 입을 닫아 온 홍 감독이 처음 공식 석상에 나온 자리다.

홍 감독은 앞서 여러 차례 대표팀 감독직엔 관심이 없다고 밝혔는데, 지난 5일 이임생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를 만난 뒤 10시간이 되지 않아 마음을 바꿔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홍 감독은 "울산에서 재미있는 축구도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내가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이제 내 안엔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팬들에게 가지 않겠다고 했던 마음을 바꾸게 됐다"고 강조했다.

 시즌 도중 울산을 떠나 대표팀으로 가는 홍 감독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다.

올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새 사령탑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됐으나 그 때마다 선을 그으며 울산 팬들을 안심시켰던 홍 감독은 갑자기 마음을 바꿔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7.1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앞서 홍 감독은 축구협회의 신인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학습이 안 됐냐"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지만, 지난 5일 유럽 출장에서 외국인 감독 후보를 만나고 귀국한 이 이사를 만난 후 대표팀 감독 제안을 수락했다.

그간 홍 감독의 말을 믿었던 팬들로선, 손바닥 뒤집듯 바꾼 그의 변심에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외국인 사령탑을 찾는 척하다 돌연 홍 감독을 내정한 축구협회의 행정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정해성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지난달 말 사퇴한 뒤 이 이사가 남은 전강위원들의 동의를 얻어 사실상 '홀로' 홍 감독 선임을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전강위원으로 지난 5개월 간 감독 찾기를 함께했던 박주호 위원은 홍 감독 내정이 발표된 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절차 안에 이뤄진 게 하나도 없다"고 폭로했고, 축구협회는 박주호 위원이 '비밀유지 서약'을 어겼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난장판이 됐다.

일부 축구인들도 박주호 위원의 편에 섰다.

이영표 해설위원은 "나를 포함한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고, 이천수는 "축구인들이 좀 멋있게 늙어야 되는데 얼마나 답답했으면 (박)주호 같은 후배가 나섰겠나"고 했다.

한편 이날 경기엔 50여명이 넘는 기자가 찾아 어지간한 A매치 취재진 규모와 비슷했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국가대표 감독내정에 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4.07.1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국가대표 감독내정에 대한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다음은 홍명보 감독의 일문일답.

-경기 총평
"결과를 얻지 못해 아쉽다. 홈 팬들한테 좋은 모습 보이지 못해 죄송하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울산을 떠나지 않겠다고 했는데,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한 배경은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웠던 시기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다. 그때가 끝나고 굉장히 힘들었다. 솔직한 심정으로 (대표팀에) 다시 가고 싶지 않았다. 이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고도 가고 싶지 않았다. 2014년 이후 10년이 지났는데 그동안 어려운 시기도 있었고, 반대로 울산에서 3년 반 동안 좋은 시간도 있었다. 10년 전 국가대표 또는 축구인 홍명보의 삶의 무게를 내려놓아 홀가분했다. 그래서 지난 2월부터 내 이름이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력강화위, 축구협회, 언론에 거론돼 굉장히 괴로웠다.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고 굉장히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 5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집 앞에 찾아왔다. 2~3시간 기다린 이 이사를 뿌리치지 못했다. 그때 처음 만났다. 이 이사가 'Made in Korea'라는 기술 철학을 말했다. 이미 협회의 발표를 통해 충분히 아는 내용이었다. 예전에 행정 일을 할 때 이 일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마무리 짓지 못하고 나왔다. 대표팀에서 연령별 대표의 연계성은 매우 중요해 추진했지만 결과적으로 이루지 못했다. 행정은 한계가 있다. 정책을 만들고 가장 중요한 건 실행이다. 그러려면 현장에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그 안에서 이걸 실행하기 가장 좋은 게 A대표팀 감독이다."

"이 이사가 유럽에 가서 2명의 외국인 감독 후보를 만났고, 연계성에 대해서 말했는데 잘 안됐다고 했다. 그래서 저에게 그 부분에 대해 강하게 부탁했다. 저도 그것에 대해선 어느 정도 동의했다. 하지만 결정 내리지 않고 이 이사가 돌아갔다. 나는 밤새도록 고민했다. 솔직히 두려웠다. 불확실성을 가진 것에 도전하는 게 두려웠다. 그 안으로 또 들어가는 것에 답을 내리지 못한 날이었다. 결과적으로 내 안에 있는 무언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나는 내게 질문했고, 두려움이 가장 컸다."

"하지만 어쩌면 이게 내 축구 인생 마지막 도전이 될 거란 생각도 했다. 예전에 실패했던 과정과 이후 일을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지만 반대로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강한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새 팀을 만들어서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이사를 만나고 밤새도록 고민하고, 고뇌했다. 저에겐 너무나도 긴 시간이었다. 대표팀을 하지 않는다고 한 건 나를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재미있는 축구를 하고 선수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나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밤을 새우면서 생각했고 나를 버렸다. 이제 나는 없다. 대한민국 축구밖에 없다. 팬들에게 가지 않겠다고 했던 마음을 바꾸게 됐다."

[울산=뉴시스]홍명보 감독을 비판한 울산 서포터스. (사진=안경남 기자)

[울산=뉴시스]홍명보 감독을 비판한 울산 서포터스. (사진=안경남 기자)

-축구협회 규정상 K리그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을 거절할 수 없는데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대도 많이 바뀌었다. 시대 흐름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대표팀 감독 선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는데
"시스템이 어떻게 됐는지 알 수 없다. 나는 만나자고 해서 전력강화위가 어떤 평가를 했냐고 물었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해서 만났다."

-2014년과 2024년 홍명보는 무엇이 다른가.
"지금하고 10년 전은 많이 다르다. 그때는 경험도 많이 부족했다. 축구의 지도자로서 시작하는 입장이었다. 물론 지금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10년 전보다 K리그 경험도 많이 했고, 지도자로서 굉장히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현재 대표팀 전력 평가는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재능을 어디 위에 올려놓느냐에 따라 많이 바뀔 것이다. 재능을 헌신과 희생 위에 올려놓는다면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할 것이다. 반대로 이기주의 위에 놓으면 발휘되지 못한다. 팀 스포츠를 해오며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다. 좋은 선수가 많지만 얼마나 신뢰 관계를 쌓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7.10. bbs@newsis.com.

[울산=뉴시스] 배병수 기자 = 홍명보 울산현대 감독이 10일 울산 남구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1 울산 현대와 광주경기가 끝난 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7.10. [email protected].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의 폭로에 대한 생각은
"영상도 봤고 내용도 다 확인했다. 개인적인 생각은 박주호 위원이 자신이 가진 커넥션을 통해서 굉장히 활동을 열심히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안에서 어려움도 있었기 때문에 그런 얘기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일이 축구계에 더 이뤄져야 한다. 각자의 의견이 존중받으면서 그런 것들이 하나로 돼서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 박주호 위원의 말이 불편하게 들릴 수 있지만 이제는 그것도 포용해서 더 나은 한국 축구를 위해 발전돼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울산 팬들의 야유가 나왔다
"너무 죄송했다. 언젠가는 떠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건 원치 않았다. 저의 실수로 인해서 떠나게 됐다. 정말 울산 팬들한테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 2014년 이후 협회에서 일을 마치고 울산을 선택한 건 온전히 개인만을 위해서였다.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 팬, 축구만 생각하고 보낸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얼마 전까지 응원의 구호가 오늘은 야유로 바뀌었는데, 거기에 대해선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다시 한번 울산 팬들, 서포터스 처용전사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죄송하다."

-향후 대표팀 합류 일정은
"아직 상의하지 않았다. 협회와 상의 안 했다. 연락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 언제 협회에 갈지 결정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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