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가 장거리미사일 독일 배치하면 "핵무기 대응 배제안해"
"핵무기, 필요 순간 올수도"
[모스크바=AP/뉴시스]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미국의 방침과 관련 러시아는 핵무기 배치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랴브코프 외무차관이 지난해 3월 15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회의에 참석한 모습. 2024.08.05.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독일에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미국의 방침과 관련 러시아는 핵무기 배치로 대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4일(현지시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러시아1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만일 우리 최고사령관(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특정 운반체와 특정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하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하지만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필요할 때가 올 수도 있다는 점은 배제하지 않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독일 등에 대한 미사일 배치 후 러시아의 핵무기 가능성에 대해 "나는 그게 필요한 순간이 올 수 있음을 인정한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달 10일 미국은 독일 정부와 공동 성명을 발표해 2026년부터 독일에 극초음속 등 장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향후 영구 배치가 목표다.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거울과 같은 맞대응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그런 방침을 실제로 행하면 우리는 중거리 및 단거리 타격 무기 배치에 관해 스스로 내렸던 일방적 모라토리엄(유예)에서 벗어나는 것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구소련 냉전 시대 군비통제 조약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한 바 있다. 1987년 12월 당시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서기장이 서명했고, 이듬해 비준했다. 모든 핵 및 재래식 지상 기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사거리 500~5500㎞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대를 생산하고 배치하는 것을 금지했다.
그러나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러시아가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했다"고 주장하면서 2019년 2월 이 조약에서 공식 탈퇴했다. 이에 대응해 러시아도 그해 8월 조약에서 탈퇴했다. 다만 러시아는 미국이 조약의 금지 조치를 준수하는 한 자신들도 이를 지킬 것이라고 했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최근 이 조약에 따라 금지됐던 중거리 지상 무기들을 다시 배치할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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