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먼, 칼럼에 이란 공격 시간 공개하며 자제 호소했지만 무위로
NYT에 “저녁 7시반 110발씩 두 차례” 쏜다고 알리며 전쟁 막기 안간힘
이스라엘 정보 당국, 이란의 공격 시간까지 비교적 정확히 알아
프리드먼 칼럼 수 시간 후 이란의 미사일 공격, 중동은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텔아비브=AP/뉴시스] 이스라엘의 예루살렘과 텔아비브 사이 쇼레쉬 고속도로에서 미사일 공습 사이렌이 울리자 사람들이 도로변에 대피한 모습. 2024.10.02.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리스트 토마스 프리드먼은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탄도 미사일 공격이 시작되기 수 시간 전 공격 예정 시간까지 제시하며 이란의 공격 자제를 호소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하지만 이란은 프리드먼의 예고글처럼 1일 밤(현지시각) 180여발의 탄도미사일을 이스라엘로 발사해 무위로 끝났다.
프리드먼의 우려와는 달리 이란의 미사일 대부분은 요격돼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 한 명이 파편에 맞아 숨진 것 외에 별다른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프리드먼의 칼럼은 이란의 공격이 이뤄지기 전에 이스라엘에 의해 공격 시간까지 사전에 파악됐다고 것도 보여줬다.
프리드먼은 “현대 중동 역사상 가장 위험한 순간, 즉 중동의 두 군사강대국인 이란과 이스라엘간의 탄도 미사일 전쟁에 돌입하려 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보원들 분석에 따르면 이란은 이스라엘 시간 오후 7시 30분 15분 간격으로 두 차례, 각각 11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런 정보가 자신에게 공유된 이유는 이스라엘측이 이란과 본격적인 탄도 미사일 전쟁을 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이란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더라도 미국은 방관자가 되지 않을 것이며 4월 이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과는 달리 이번에는 방어적인 대응에 그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란의 억제를 원하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정확한 공격 시간과 발사된 탄도미사일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프리드먼의 정보는 실제와 엇비슷했다.
그는 이란 미사일은 텔아비브 인근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 본부와 남부 네게브 사막에 있는 네바팀과 하치림의 공군 기지 등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스라엘 관리들은 모사드 본부에 대한 공격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사드 본부는 인구가 밀집된 텔아비브 북부 교외인 라마트 하샤론에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 산하 정보 부대인 8200부대와도 멀지 않다.
프리드먼은 탄도 미사일 전쟁은 사실상 모든 미사일이 요격되지 않는 한 이스라엘의 인프라에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스라엘 정보부의 평가에 따르면 이란 국민은 대체로 이스라엘과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이란의 인프라가 너무 황폐하고 국가 경제가 곤경에 처한 상황에서 이란 정권이 하마스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쓴 데 대해 이란에서는 오랫동안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 정권이 전쟁을 시작하면 민간에도 큰 피해를 안겨 정권에 대한 봉기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한다고 프리드먼은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지난달 30일 이례적으로 이란 국민들에게 직접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공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 정권이 핵무기와 외국 전쟁에 낭비한 막대한 돈을 모두 당신들 자녀의 교육, 건강 관리 개선, 국가 인프라, 물, 하수, 그리고 당신들에게 필요한 다른 모든 것에 투자했다고 상상해 보라”고 물었다.
프리드먼은 “지금은 코드 레드 시대이다. 빨간 선을 넘기 시작하면 모든 선이 사라진다”며 이란은 미사일 공격에서 물러나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억제를 호소했다.
하지만 그의 칼럼이 게재된 수 시간 후 이란의 탄도 미사일이 발사됐고, 중동 상황은 극도의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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