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핵전쟁 위기있었나…"미·러 국방 막후 줄다리기"
언론인 밥 우드워드 신간서 비화 공개
"백악관, 러 핵 사용 가능성 50%로 평가"
[제네바=AP/뉴시스]2021년 6월16일(현지시각)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의 '빌라 라 그랑주'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2024.10.09.
미 CNN이 8일(현지시각) 사전 입수해 공개한 우드워드의 신간 '워(WAR)'에는 2022년 9월 푸틴 대통령이 전장에서의 손실에 매우 절망해 우크라이나에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평가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CNN은 "백악관은 놀라운 정보보고서를 바탕으로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확률이 50%라고 믿었는데, 이는 5%에서 10%로 늘어난 후 급격히 증가한 평가였다고 우드워드는 보도했다"고 소개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모든 채널을 통해 러시아와 연락하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전하라"고 지시했다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설명했다.
책에는 2022년 10월께 이뤄진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세르게이 쇼이구 당시 러시아 국방장관(현 국가안보회의 서기)간 통화 내용도 수록돼 있다고 한다.
진위 여부는 확실하지 않으나 핵무기 사용을 막기 위해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는 미국과, 결국에는 이를 받아들이는 러시아의 모습이 그려진다.
오스틴 장관은 "만약 당신들이 이렇게 (핵무기를 사용) 한다면, 우리가 우크라이나에서 가해온 모든 제한조치가 재고될 수 있다"며 "(핵을 사용하면)러시아는 러시아인들도 절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세계 무대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쇼이구 당시 장관이 "나는 협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맞서자, 오스틴 장관은 "장관님, 나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의 지도자다. 나는 협박을 하지 않는다"고 응수했다.
이틀 뒤 러시아의 요청으로 재차 통화가 이뤄졌는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방사능 오염 폭탄인 '더티밤(dirty bomb)'을 사용할 계획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다만 오스틴 장관은 "믿지 않는다. 이에 대한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고, 전세계가 이것을 지켜볼 것이다"고 일축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전술핵을 사용할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이러한 허위주장을 펼친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스틴 장관은 핵무기 사용과 관련해 "그러지 마라(Don’t do it)"고 거듭 요구했고, 쇼이구 당시 장관도 결국 "알겠다(I understand)"고 답했다고 우드워드는 소개했다.
콜린 칼 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훗날 이에 대해 "아마도 이번 전쟁에서 가장 일촉즉발의 상황(the most hair-raising moment)이었다"고 표현했다고 한다.
탐사전문기자인 우드워드는 워터게이트 사건 보도로 유명하며, 언론계 최고 영예인 퓰리처상을 두차례나 수상했다. 이번 신간은 오는 15일 정식 출간된다.
책에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0년 푸틴 대통령의 요청을 받고 미국산 검사기기를 사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비밀리에 보냈다는 주장도 담겼다. 당시는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초기로 미국 내에서도 검사기기 수급에 어려움이 발생하던 때라 사실로 판명될 경우 거센 비판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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