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확실성에' 은행주 직격탄…외인 자금 썰물
코스피 200 금융 지수 9%대↓…시총 21조 증발
KB금융 15%대 하락, 외인 2244억 순매도
"정치 불확실성이 원인, 주가 하락세 과도"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500.10)보다 22.15포인트(0.90%) 하락한 2441.85에 마감한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690.80)보다 6.21포인트(0.92%) 내린 670.94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02.9원)보다 5.0원 뛴 1415.1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2024.12.05. [email protected]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은행주로 구성된 코스피 200 금융 지수와 KRX 300 금융 지수는 비상 계엄 사태 이후 이틀 동안 각각 9.53%, 9.16% 떨어졌다. 이에 양대 지수의 시가총액은 21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같은 기간 은행업종 대장주로 꼽히는 KB금융은 15.2% 급락했고,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주가는 각각 11.7%, 9.6% 떨어졌다.
최근 이틀 동안 외국인은 KB금융 주식 2244억원을 팔아치워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은 규모를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민주 삼성전자(2147억원) 보다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를 각각 934억원, 399억원 순매도 했다.
은행주들의 주가 급락과 외국인 이탈은 예상치 못한 계엄 사태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은행주들은 증시 약세속에서도 주가가 강세를 나타내며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움직인 바 있다. 최대 실적과 고배당 매력, 밸류업지수 편입 등의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리며, 다른 업종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정치권의 대립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정국 불안으로 이어져 외국인 매도 방아쇠를 당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를 '종북 반국가세력'으로 지칭하며 비상계엄을 전격 선포하고, 6시간이 지난 다음날 새벽 국회 요구에 계엄을 해제했다. 이후 반격에 나선 야당은 전날 감사원장과 서울 중앙지검장을 탄핵하고, 오는 7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정치권은 혼돈에 빠진 상황이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에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커지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며 "금융주가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영향이 컸다"고 분석했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이은 은행주들의 주가 급락은 비상계엄 발동 및 해제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과 밸류업 정책 이행에 대한 불안감에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주들의 최근 주가 하락이 밸류에이션 대비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연구원은 "주요 은행주가 괄목할 만한 주가 상승을 나타낸 것은 주주환원 확대와 그에 따른 총주주수익률(TSR) 제고에 대한 기대감이 원인이었다"며 "따라서 전향적인 자본정책의 이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 하락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존 기대를 하회할 가능성이 생겼으므로 주가가 일부 조정 받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기대 수익률을 고려하면 현 수준의 하락은 과도하며 바닥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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