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세대교체…하나·농협 이어지나
하나·농협, 은행장 및 계열사 CEO 인사 예정
'행장 교체' 우리금융, 비은행 계열사 인사 앞둬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금융지주가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 대표 인사를 단행하는 가운데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쇄신'에 방점을 찍으면서 금융권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은행장을 포함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앞둔 하나, 농협금융과 은행장을 교체한 우리금융의 향후 인사 방향에 관심이 커진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는 은행을 포함한 계열사의 CEO 인사를 앞두고 있다. 우리금융도 비은행 자회사 CEO 인사를 13일께 시행할 예정이다.
연말 임기 만료를 앞둔 5대 은행장의 인사가 반환점을 돌면서 하나은행장과 농협은행장의 인사를 남겨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연임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교체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형 금융사고가 적었으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이 행장의 취임 첫해인 지난해 하나은행은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으며 올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 중이다. 다만 현 행장의 연임이 예상됐던 KB국민은행이 변화를 택한 것처럼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은 14개 계열사 중 12곳의 대표가 올해 말 임기를 마친다. 이승열 행장,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 박승오 하나캐피탈 대표, 민관식 하나자산신탁 대표, 정민식 하나저축은행 대표, 정해성 하나대체투자 대표, 강동훈 하나에프앤아이 대표, 박근영 하나금융티아이 대표, 노유정 하나펀드서비스 대표, 안선종 하나벤처스 대표, 조현준 핀크 대표의 임기가 연말까지다.
이석용 행장의 경우 농협은행에서 올해에만 100억원이 넘는 횡령과 배임 등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연임이 어려울 전망이다. 또 농협은행은 행장의 연임이 일반적이지 않다.
농협금융은 9개 자회사 중 5곳의 대표 임기가 연말 마무리된다. 이석용 행장과 윤해진 농협생명 대표, 임동순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 등이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의 취임 후 첫 계열사 사장단 인사라는 점에서 교체 폭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함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며 이 회장은 올해 말 임기가 끝난다.
우리금융은 은행장 교체에 이어 계열사 CEO 인사가 13일께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지난달 29일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를 추천하면서 '조직 쇄신'과 '세대교체'를 강조한 바 있다. 정 후보는 1968년생으로 5대 은행장 및 차기 은행장 후보 중 가장 젊다. 이에 다른 계열사 인사에도 세대교체 및 인적 쇄신 의지가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에서는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정연기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이종근 우리자산신탁 대표, 최동수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대표, 이중호 우리신용정보 대표, 김정록 우리펀드서비스 대표가 연말 임기를 마친다.
앞서 계열사 대표 추천을 마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세대교체'에 방점을 뒀다.
KB금융은 대표 임기가 만료되는 5개 계열사 중 증권을 제외한 4개 계열사의 수장을 교체했다.
KB금융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는 지난달 27일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를 차기 KB국민은행장으로 내정한 데 이어 6일 KB국민카드 대표 후보에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을, KB라이프생명 대표 후보에는 정문철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 후보로는 박찬용 국민은행 기획조정담당 부행장을 선정했다.
KB증권의 김성현 IB부문 대표이사와 이홍구 KB증권 WM부문 대표이사에 대해서는 연임을 추천했다.
김재관 후보와 정문철 후보는 1968년생으로 대추위는 이번 인사의 주요 방향 중 하나로 '혁신 및 세대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들의 육성'을 꼽았다.
신한금융은 5일 13개 자회사 중 9곳의 대표를 교체하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신한카드·투자증권·캐피탈·제주은행·저축은행·DS·펀드파트너스·리츠운용·벤처투자 등의 CEO가 교체됐다. 연임은 2년 임기를 부여받은 정상혁 신한은행장 등 4명에 그쳤다.
신한금융 역시 자회사 CEO 인사의 주요 방향성으로 '고강도 인적쇄신'과 '세대교체를 통한 차세대 리더 발탁' 등을 언급했다.
본부장급 인사가 CEO로 추천되는 적극적인 세대교체도 이뤄졌다. 박창훈 신한카드 본부장은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신임 사장으로 추천됐다. 저축은행·DS·펀드파트너스·리츠운용 등도 본부장이 차기 CEO로 발탁됐다.
금융지주들은 현 금융 상황에 대해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성장하기 위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KB금융 대추위는 "시장포화 및 성장정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검증된 경영관리 역량과 변화·혁신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바람이 바뀌면 돛을 조정해야 한다"며 "불확실한 미래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내부의 근원적인 혁신과 강력한 인적 쇄신 및 세대교체를 통해 조직의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