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선포 , 한국의 K팝·독재자 양면 드러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발표한 가운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내부로 계엄군이 진입하자 보좌진들과 충돌하고 있다. 2024.12.04. [email protected]
가디언은 'K팝과 독재자: 민주주의에 대한 충격으로 한국의 양면이 드러났다'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K팝의 긍정적인 분위기에 더 익숙한 전 세계 청중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한국의 한 면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며 최근 한류 열풍으로 국가적 위상이 높아진 한국의 이면에 내재된 군사 독재 시절의 어두운 역사를 다뤘다.
가디언은 "최근 몇 년 동안 소프트 파워 우위를 위한 세계적 전투에서 명확한 승자가 등장했다. 바로 한국"이라며 "보이 밴드 BTS가 선두에 선 한류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나라를 문화적 거물로 만들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 이번 달 말에 방영될 오징어게임 시즌2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반국가 세력'을 근절하고 자신의 정책 의제를 방해하는 정치적 반대자들을 물리치기 위해 계엄령을 선포한다고 발표하면서 현실적인 디스토피아가 끼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매체는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은 영화, 드라마, 팝 음악 뿐만 아니라 노밸상 수상으로 위상이 커진 한국 문학까지 거론하며 "한류 열풍과 최근의 혼란 사이의 가장 두드러진 대조는 화요일(3일)에 서울 국회의사당 밖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군용 헬리콥터가 머리 위를 맴돌고 있는 동안 의원들은 담을 넘어 무장한 군인들과 마주하여 대통령이 빼앗은 민주적 권리를 되찾았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파멸적인 계략의 요소들은 북한의 작전 교본에서 나왔을 수 있지만, 근대성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힘들게 얻은 정치적, 시민적 자유가 대통령의 눈 깜짝할 새에 빼앗길 수 있다는 증거를 찾기 위해 한국의 최근 역사를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매체는 "한국은 1988년에 서울 올림픽이 개최되고 나서야 거의 30년간의 군사 통치에서 벗어났다"며 "한국전쟁 이후 재건을 시도할 때 지도자들은 반정부 시위를 막기 위해 계엄령을 사용해 군대를 거리에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어 "젊은 한국인들은 광주 학살 시절로의 복귀를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로 여겼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주에 이르러서야 나라의 민주주의가 붕괴 직전으로 치닫고, 노인들 사이에서 대량 체포와 "재교육" 수용소 수감 시절에 대한 씁쓸한 기억이 되살아났다"고 덧붙였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4일 부산 동구 부산역 대합실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TV 뉴스를 지켜보고 있다. 2024.12.04.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이러한 경향은 종종 전통적인 위계와 네트워크에 의해 가능해지고 증폭되는데, 윤 대통령의 고등학교 인맥이 계엄령 위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서 입증된다"고 짚었다.
가디언은 "극보수주의자인 윤 대통령은 당의 일부 의원을 포함한 의회가 이 법령(비상계엄)에 반대하기로 투표한 지 약 6시간 후에 입장을 바꿨지만 그때쯤에는 평판 손상이 이미 발생했고,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인 미국, 일본, 영국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며 "어떤 사람들은 정치적 혼란이 국가의 문화적 평판을 손상시켰다고 말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회복력을 증명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 50대 시민은 가디언에 "한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것보다는, 남아 있는 비민주적 요소의 종식을 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극복한다면 한국은 더욱 강력한 민주주의로 부상할 것이다. 이 위기는 대통령을 포함해 여전히 권위주의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을 드러냈다.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줬고, 정당 정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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