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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잘하는 것보다 안 다치는 게 중요" 베테랑 곽승석의 목소리

등록 2024.12.09 11:5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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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차가 쌓이면서 부상 부담 커져…조심하려 노력"

[서울=뉴시스] 프로배구 대한항공 곽승석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엄지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024.12.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로배구 대한항공 곽승석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확정한 뒤 엄지를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024.12.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문채현 기자 = "웃으면서 할 얘기가 아니다. 이번 시즌은 배구를 잘하는 것보다 부상이 없는 게 우선이다"

남자배구 대한항공 베테랑 공격수 곽승석은 지난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3라운드 첫 경기에서 완승을 이끈 뒤 선수로서 부상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날 곽승석은 7년 만에 리베로 유니폼을 입고 코트에 나서 리시브 효율 25.00%, 디그 11개 등 팀의 수비에 힘을 더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완승에도 대한항공에도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았다.

세터 유광우가 2세트 도중 동료와 충돌하며 허리 통증을 호소, 결국 코트를 빠져나왔다. 그는 한동안 허리를 붙잡고 괴로워했다.

경기 막판엔 경기를 뛰던 한선수가 무릎이 불편한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경기 후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 역시 "유광우는 쥐가 올라온 건지 다른 문제가 더 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며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곽승석 또한 이번 시즌 부상 선수들이 속출하는 상황에 걱정스러운 마음을 보였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나 "이건 웃으면서 얘기할 게 아니다. 이번 시즌은 배구를 잘하는 것보다 부상이 없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 팀뿐만 아니라 모든 구단이 공감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아울러 "절대 다치지 않아야 한다. 선수들끼리 장난식으로도 그렇게 말을 많이 하고 있다. 부상에 조심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수원=뉴시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오른쪽)과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2024.09.07.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오른쪽)과 요스바니 에르난데스. 2024.09.07.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시즌 초반을 겨우 지난 시점부터 리그에는 부상 선수들이 쏟아졌다.

남자배구 대한항공은 물론 우리카드, 한국전력 등은 리그가 개막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외국인 선수가 다치며 대체 선수를 영입했다. 여자 배구 GS칼텍스도 외국인 선수 두 명이 모두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감독들은 너무 타이트한 V-리그 일정을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12연승을 달리며 리그 선두를 지키고 있는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지난 5일 "성적에 대한 압박을 느끼기보다는 부상 걱정이 많이 된다. 팀에 부상자들이 있어서 원하는 방식대로 훈련하고 있지 않다"는 우려하기도 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리그 일정도 타이트하다"며 "경기를 이기면 승점을 쌓고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도움이 되지만, 기록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도 말했다.
[서울=뉴시스] 프로배구 대한항공 정한용(왼쪽)과 곽승석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공을 받기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024.12.0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로배구 대한항공 정한용(왼쪽)과 곽승석이 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에서 공을 받기 위해 몸을 던지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024.12.08. *재판매 및 DB 금지


V-리그에서 15시즌째를 보내는 곽승석은 "사실 예전이랑 비교했을 때 일정이 변한 건 없다. 하지만 이번 시즌 모든 팀들이 더 타이트한 경기가 나오고 있어서 일정이 더 힘들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냈다.

V-리그 일정이 다른 나라 프로배구와 크게 다른 부분이 있다며, 리그에 외국인 감독이 많아진 만큼 관련 지적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도 언급했다.

옆 나라인 일본의 경우 프로배구 대부분의 경기가 주말을 중심으로 열린다. 이탈리아나 터키 리그 등에선 모든 구단이 일주일에 한 경기씩 치른다.

곽승석은 "V-리그에선 많으면 일주일에 세 경기까지 뛸 수도 있다"며 "신입 선수들은 나이가 어리니까 회복이 빠른데, 확실히 연차가 쌓이면서 부상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부상 위험은 계속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는 성적을 내야 팀이건 감독이건 선수건 박수를 받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이에 더해 팀과 감독은 선수를 육성해야 한다. 모든 팀에 그런 고충이 있을 것"이라며 리그 일정만을 소화하는 것 이상의 부담감이 있다고도 털어놨다.

이에 "감독님들 역시 종합적인 측면에서 더 잘 됐으면 하는 바람에 그런 얘기를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3라운드를 맞이한 올 시즌 프로배구는 이제야 3분의 1 지점을 겨우 넘겼다. 체력 소모가 심해지는 리그 중반에 다가서면서 선수 부상을 향한 구단과 팬들의 우려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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