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자신 못한다"…한발 물러선 MBK, 향후 전망은?
김광일 MBK 부회장 "14명 이사 선임 자신 못해"
"주요 주주 최 회장 측 찬성하면 이길 수 없어"
영풍 측 5%p 우위에도 승리 장담 어려운 상황
국민연금 등 주요 주주 표심에 분쟁 판도 결정
[서울=뉴시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1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이창훈 기자) 2024.12.1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영풍 측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를 제외한 고려아연의 주요 주주가 최 회장 측에 설 경우 영풍 측이 경영권 분쟁에서 이길 수 없다고 토로한 것이다.
영풍 측은 최 회장 측과의 지분율 다툼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현 지분 구도 상에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사실상 인정한 것이어서 의미심장하다.
이에 따라 양측 모두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한 채 이번 분쟁이 자칫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들린다.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MBK파트너스 김광일 부회장은 1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4명 이사 선임 계획에 대해 "자신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영풍 측은 내달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14명의 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할 계획인데, 14명 모두를 이사회에 진입시키는 것은 힘들다고 본 것이다.
MBK, "자력으로는 못 이긴다" 이례적 선언
김 부회장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고려아연 주요 주주들이 최 회장 측을 지지할 경우 표 대결에서 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윤범 회장 측이 주장하는 우호 세력들이 전부 최 회장(최윤범 회장) 편을 들고, 나머지 주주들도 다 저쪽(최윤범 회장 측) 편에서 찬성을 하면 저희가 이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특히 고려아연 주요 주주 중 하나인 현대차(지분율 5.05%)가 중립을 지킨다고 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오늘(10일) 현재로도 현대차 같은 곳이 중립을 보인다 해도 나머지 분들이 최 회장 편에 서면 저희가 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일반공모 유상증자 계획 철회' 등과 관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4.11.13. [email protected]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장기화 조짐 엿보여
양측 모두 내달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확실한 승리는 어렵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이 자칫 장기화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영풍 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로, 최 회장 측의 지분율보다 5.41%p 앞서 있는 상황이다. 최 회장 측 지분율은 한화, 현대차, LG 등을 우호 지분까지 합하면 34.42% 정도라는 추산이다.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하는 주주를 확정하기 위한 주주명부 폐쇄일은 오는 20일이다. 양측 모두가 남은 10일간 지분 확대에 총력전을 편다고 해도 1% 안팎의 지분 확보가 가능하다. 영풍 측이 5.41%p 앞서는 구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5.41%p 차이로는 양측 모두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경영권 분쟁은 자칫 장기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결국 고려아연 지분 4~5%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국민연금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이 어느 쪽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 양상은 달라질 수 있다. 김 부회장은 국민연금 표심에 대해 이날 "거기서(국민연금에서) 어떤 의사 결정을 할지는 누구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를 두고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영풍 측이 추천한 이사 일부가 이사회에 진입하고, 향후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을 반복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영풍 측이 최 회장 측 인사와 함께 고려아연 이사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것도 분쟁 장기화를 염두에 둔 행보라는 해석이다. MBK 김 부회장은 이날 고려아연 이사회에 영풍 측 뿐 아니라 최 회장 측도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에 참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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