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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터, 과거 흔적 불과"…자신감 되찾고 간호학도 된 사연

등록 2025.01.24 11:36:31수정 2025.01.24 11: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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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취약청년 지원 사업 프로젝트

"신체흉터 치료, 미래 향한 희망으로 이어져"

[서울=뉴시스]서울성모병원의 흉터 치료 지원사업에 선정돼 치료를 받았던 자립청년 윤모씨. 치료 후 늘 눈 위까지 덮었던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는 등 자신감을 되찾아 대입 면접을 거쳐 늦깎이 간호학도의 꿈을 이뤘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5.01.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서울성모병원의 흉터 치료 지원사업에 선정돼 치료를 받았던 자립청년 윤모씨. 치료 후 늘 눈 위까지 덮었던 앞머리를 옆으로 넘기는 등 자신감을 되찾아 대입 면접을 거쳐 늦깎이 간호학도의 꿈을 이뤘다. (사진= 서울성모병원 제공) 2025.01.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오랫동안 흉터로 마음의 부담을 안고 살아왔습니다. 그러던 중 서울성모병원의 흉터치료 지원 사업을 알게 됐고 단순히 흉터가 치유되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의료진들이 보여주신 세심한 관심과 배려 덕분에 마음도 치유될 수 있었고 큰 힘이 됐습니다. 치료가 진행될수록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희망이 자라났고, 흉터는 단순히 과거의 흔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 지원사업 ‘이어줄 꿈’ 참여자들의 편지 중 일부다. 어린시절 이마에 생긴 흉터로 자신감을 잃었던 20대 청년이 서울성모병원의 흉터 치료 지원 사업에 선정돼 치료를 받은 후 자신감을 되찾고 간호학도의 꿈도 이뤘다.
 
24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부산의 한 양육시설에서 자란 윤모(24)씨는 보호 종료 후 대학교 유아교육과에 진학했지만, 등록금 부담으로 중퇴해야 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식당에서 일하면서 봉사 활동을 병행하던 중 해외 자선 의료 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캄보디아에서 간단한 소독과 처치조차 받을 수 없어 건강을 잃어가는 사람들을 보며 의료인이 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를 가지게 됐다.

윤씨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했지만, 대입 면접이 큰 부담이 됐다. 어린 시절 계단에서 넘어져 생긴 눈썹 위 이마 부분에 남아있는 흉터가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것 같아 걱정이 앞섰기 때문이다. 윤씨는 흉터로 인해 어린 시절부터 자신감을 잃어 늘 앞머리로 감추며 지내왔는데, 놀림을 받고 심지어 무섭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한다.

이후 윤씨는 자립전담 기관인 ‘꿈플러스’를 통해 흉터 치료 지원 사업에 지원하게 됐고, 수혜자로 선정돼 치료를 받게 됐다. 치료 후 헤어스타일도 바꾸고 자신감을 되찾은 윤씨는 면접을 거쳐 4년제 대학교의 간호학과에 합격했다.

 윤씨는 설 연휴 어린 시절 키워주신 수녀님을 찾아뵙고 대학교 입학 소식을 전할 예정이다. 윤씨는 “오랫동안 흉터로 자신감을 잃고 자존감까지 흔들리며 미래가 불안했다"면서 "하지만 흉터 치료 후 스스로 달라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이 많은 학생이지만 열심히 공부해 건강을 잃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간호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은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 영성 구현을 실천하기 위해 2021년부터 시설보호아동, 자립준비청년, 학교 밖 청소년 등 취약청년대상을 위한 치과 치료, 문신 제거, 흉터 치료, 건강 검진 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 중 흉터 치료 지원 사업은 자해나 사고로 인해 생긴 흉터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과 자립 준비 청년의 내면의 아픔을 돌보는 지원 사업이다. 자해 흉터가 있는 청소년에게는 성형외과 치료 외에도 심리적 고통을 돕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 치료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최종윤 서울성모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신체적 흉터를 치료하면서 마음의 상처까지 돌봤고, 청년들이 미소와 자신감이 생기며 변화하는 모습이 보였다”면서 “흉터 치료가 단순히 외모 뿐 아니라 삶의 태도가 달라지고 미래를 향한 희망으로 이어진다고 느낀 만큼 더 많은 청년들에게 희망과 새로운 시작을 선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원은 ‘영성 구현을 통한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 구축’을 목표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위원회’를 2022년부터 발족해 전사적으로 운영 중이다. 앞서 병원은 ESG 경영 방향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친환경 병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안전한 병원 ▲윤리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한 병원 등을 결정했다.

 사회사업팀 김연순 팀장(아브라함 수녀)은 “이 사업은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것 뿐 아니라 과거의 상처를 잊고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주는 일”이라면서 “지역사회 기관, 사회사업팀, 의료진 등 많은 사람들의 협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청소년들에게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닌 따뜻한 관심과 응원으로 전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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