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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영재학교·과학고→의대' 5년간 1058명…재학생 조사보다 2배↑

등록 2025.09.09 05:00:00수정 2025.09.09 0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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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과학고 391명·영재학교 667명 의대 진학

N수생 포함한 수치…교육부, 김문수 의원실에 제출

교육부의 재학생 의·약학 계열 진학 현황보다 2.3배 ↑

"정확한 진학 실태 파악 위해 N수생 포함 통계 필요"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7월 14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2025.07.14.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7월 14일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모습. 2025.07.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예빈 기자 = 최근 5년간 영재학교·과학고 출신 학생이 1000명 이상 의과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수·삼수 등 이른바 N수생을 포함한 수치로 교육부가 지난달 발표한 영재학교·과학고 재학생의 의·약학 계열 진학 규모보다 두 배 이상 많다.

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학년도부터 2025학년도까지 영재학교·과학고 출신 의대 진학자는 총 1058명이다. 이 가운데 과학고 출신은 391명, 영재학교는 667명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학년도 202명, 2022학년도 229명, 2023학년도 215명, 2024학년도와 2025학년도에는 각각 206명이 의대에 입학했다.

같은 기간 영재학교·재학생의 의·약학 계열 진학 규모는 463명(영재학교 292명·과학고 171명)에 그쳤다. N수생을 포함한 진학자 수가 재학생 통계의 2.3배에 달하는 셈이다. 재학생 통계에는 의과대학뿐 아니라 의학과·치의학과·약학과·한의학과 등 의·약학 계열 진학을 모두 포함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이 2학기 복귀를 앞둔 가운데 7월 23일 서울 시내의 의대 실습실 앞에 흰 가운이 걸려 있다. 2024.07.23. k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이 2학기 복귀를 앞둔 가운데 7월 23일 서울 시내의 의대 실습실 앞에 흰 가운이 걸려 있다. 2024.07.23.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국가 지원을 받으며 과학·공학 분야 인재 조기 발굴과 양성을 목적으로 설립된 영재학교·과학고 출신이 의대로 진학하는 것은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영재학교·과학고는 일반고에 포함되지 않는 교육 과정을 운영하며 장학금과 추가 예산을 지원 받는다. 시도교육청은 특수한 교육을 진행하는 영재학교·과학고에 일반고보다 더 많은 학교기본운영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일례로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영재학교·과학고에 일반고보다 1인당 평균 2.2배 많은 기본 운영비를 지원했다.

이에 대해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정책대안연구소장은 "국비로 운영되는 영재학교·과학고의 학생들이 의대로 빠져나가는 것은 설립 목적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영재학교·과학고 출신 학생의 의대 진학은 이공계 인재로 성장하고자 해당 교육을 받고 싶어 했던 학생들의 기회를 뺏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왔다. 한성준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혜택을 다 누리고 의사가 되겠다는 것은 다른 학생들의 진학 기회를 박탈할 뿐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해"라고 비판했다.

재학생들은 2021년 마련된 '의·약학 계열 진학 제재 방안'에 따라 의·약학 계열 진학을 희망할 경우 진학 지도 배제 및 일반고 전출이 권고된다. 대입 전형에 제출할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는 연구 활동 등 학교 특성을 반영한 학생부 대신 일반고와 같은 학생부Ⅱ가 제공되며 장학금 환수 등의 불이익도 받는다.

반면 졸업 후 의대에 진학하는 N수생은 불이익을 받지 않아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영재학교·과학고 출신 학생들의 의대 진학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대학 기반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교육부가 진행하고 있는 조사는 고등학교 기반 조사로 N수생은 통계에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 기반 조사를 통해 각 의대 신입생의 출신 고등학교를 살피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N수생 규모가 드러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교육부 관계자는 "N수생을 포함한 인원이 많다는 것은 충분히 인지를 하고 있다"면서도 "개인정보 제공 동의 등 법적 제약으로 인해 방안 마련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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