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근본인데"…'전통간장 vs 화학간장' 구분 없앤다?
소비자 알권리 vs 업계 편의성…간장 간소화 공방
정치권·시민단체 잇단 반대…농식품부도 부정적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2월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02.02.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02/NISI20250202_0020679655_web.jpg?rnd=20250202131641)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2월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습니다.) 2025.0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일부 식품기업이 간장 분류 체계를 간소화하자는 주장이 커지면서 찬반 의견이 맞서고 있다. 최근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의 발언이 보도되면서 시민단체와 전통 장류 업계, 농림축산식품부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협회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진선 협회장(샘표식품 대표)은 "식약처가 간장 식품유형을 통합하려는 이유는 소비자 눈높이에 맞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현행처럼 제조 방법 중심이 아니라, 소비자가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바꾸려는 취지"라고 밝혔다.
현재 식품공전은 간장을 다섯 가지로 나눈다. ▲전통메주로 만든 한식간장 ▲콩·밀·보리를 발효시킨 양조간장 ▲탈지대두를 염산으로 분해한 산분해간장 ▲콩단백을 효소로 분해한 효소분해간장 ▲이들을 섞은 혼합간장이 있다.
한식간장은 메주와 소금으로 자연 발효한 전통 간장이고, 양조간장은 곡물을 섞어 발효한다. 반면 산분해간장은 발효 과정 없이 단백질 원료를 화학적으로 처리해 짧은 시간 안에 맛과 색을 낸다.
그간 일부 기업은 "복잡한 분류가 생산과 수출에 걸림돌이 되고, 오히려 소비자 혼란을 부른다"며 간장 유형 통합을 요구해왔다. 식품공전 개정 등을 통해 '간장'으로 표시를 간소화하자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지난해부터 식품안전정보원을 통해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정치권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행 체계를 하나로 묶으면 소비자의 알권리가 침해되고, 전통 장문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장류 식품공전 개악 저지를 위한 대책위는 "개정안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권대영 전 한국식품연구원장도 “우리 장의 본질은 발효에 있는데, 발효가 없는 화학 장류를 같은 이름으로 부르는 것은 고유 전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지난달 10일 대책위 토론회에 참석한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메주와 장류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진 전통 식품인데, 성분이 비슷하다고 제조법과 기원이 다른 것을 일원화하겠다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라고 말했다.
농식품부 역시 최근 5년간 한식간장의 성장세가 뚜렷한 점을 들어 통합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식품산업협회도 한발 물러섰다. 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들의 입장이 조금씩 달라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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