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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명 석방에 팔레스타인도 환호…"수감자 혹독한 처우" 증언도

등록 2025.10.14 12:25:33수정 2025.10.14 14:4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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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협정으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 석방

"식량 박탈당하고 샤워 못 해…치료 필요"

가자 주민들도 석방…"가장 행복한 날"

[칸유니스=AP/뉴시스]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도착해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이 모두 풀려났다. 2025.10.14.

[칸유니스=AP/뉴시스]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도착해 가족과 재회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이 모두 풀려났다. 2025.10.14.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 수감자 수천 명도 주민들 환호 속 석방됐다.

13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 교정 당국은 하마스와 합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인 1968명을 석방했다. 하마스는 같은 날 이스라엘 생존 인질 20명을 모두 석방했다.

팔레스타인 석방자에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범죄나 폭력 행위로 유죄 판결받은 250명이 포함됐다. 대부분 하마스 경쟁 정당인 파타 소속으로, 1980년대나 1980년대 공격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150여 명은 가자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를 통해 추방됐다.

이날 서안지구 라말라에선 이스라엘 수감 시설에 구금됐다가 풀려날 친지를 기다리는 인파로 모였다.

수감자들을 실은 버스가 다가오자 가족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환호했다. 버스에서 내린 이들은 지치고 초췌한 기색이었다.

나세르 셰하데는 NYT에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다"라며, 석방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고 전했다. 셰하데는 이스라엘 군인을 상대로 한 차량 공격에 가담한 혐의로 17년형을 선고받고 3년을 복역했다.

수감 기간 체중이 45㎏ 줄어드는 등 부적절한 처우를 받았다고 호소했다. 셰하데의 아버지는 "식량만 박탈당한 게 아니다. 몸을 씻거나 비누를 사용하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다"며 "의료 지원을 받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칸유니스=AP/뉴시스]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탑승한 버스가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하마스 대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이 모두 풀려났다. 2025.10.14.

[칸유니스=AP/뉴시스]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탑승한 버스가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하마스 대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이 모두 풀려났다. 2025.10.14.


살인 및 테러 조직 가담 혐의로 23년간 수감 생활을 한 카말 아부 샤나브의 가족도 "건강 상태가 정말 안 좋다. 이런 모습일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온몸엔 멍이 들었으며, 어깨를 다쳤지만 8개월간 치료를 못 받았다고 주장했다. 심하게 구타당하고 모욕을 당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 교정 당국은 수감자 학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교정 당국 측은 "시설은 법률에 따라 운영된다"며 "언급된 주장에 대해 알지 못하며, 당국이 책임지는 범위 내에서 그러한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냈다.

석방을 기다리던 일부 가족들은 망연자실하기도 했다. 오빠를 기다리던 누하드 함마미는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석방 명단에 이름이 올라왔는데, 갑자기 바뀌었다"며 "서안지구가 아닌 가자지구에 보내진 것 아니냐"고 눈물을 흘렸다.

[칸유니스=AP/뉴시스]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파괴된 거리를 지나며 환영 주민들을 향해 승리의 '브이'(V)를 그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이 모두 풀려났다. 2025.10.14.

[칸유니스=AP/뉴시스] 이스라엘에서 풀려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13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파괴된 거리를 지나며 환영 주민들을 향해 승리의 '브이'(V)를 그리고 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휴전 합의 1단계에 따라 이스라엘에 수감 중이던 팔레스타인 수감자 1968명이 모두 풀려났다. 2025.10.14.


전쟁 중 기소 없이 구금된 가자 주민 1700여명도 석방됐다.

대부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의 나세르 병원으로 이송됐는데, 버스가 이동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다. 무장한 대원들이 질서를 유지하려 했지만, 기쁨에 찬 주민들을 막을 순 없었다.

가자 남부에서 이스라엘 인질들이 석방되는 모습을 지켜봤다는 아마니 나시르는 "오늘은 우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라고 말했다.

나시르는 "우리 수감자들을 위해서도, 이스라엘인들을 위해서도 기쁘다"며 "우린 평화와 휴전을 사랑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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