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상센터 체계 하향 평준화" 지적…정은경 "내년 거점외상센터 집중 육성"(종합)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장, 국정감사서 호소

"의료자원 분산…의료진 인력 이탈 가속화"

정은경 장관 "내년 2곳 거점센터로 육성"

복지 신청주의는 "법 개정 등 개선안 마련"

"조제한약 및 원외탕전실 제도 개선할 것"

자동조정장치 도입 질문엔 "검토는 필요"

"위고비 오남용, 의료기관·식약처와 협의"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영주 구무서 정유선 김상윤 수습 이종성 수습 기자 = 17개 시도에 권역외상센터가 배치되면서 한정된 의료 자원이 분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외상센터 의료체계가 하향평준화되고 있다는 현장 목소리가 나왔다.

정경원 아주대병원 외상센터장은 1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나와 외상센터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정 센터장은 "원래 권역외상센터 설치 지원사업이 시작됐을 때엔 6개에서 8개 대규모 외상센터와 30여개 정도의 닥터헬기 시스템을 도입하면 전 국민의 외상 중증외상환자를 커버할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게 17개로 나눠져서 소규모 외상센터가 배치됐다"며 "그 바람에 어느 곳은 환자가 너무 많이 몰리고 그렇지 않은 곳은 인력난과 운영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17개 배치로 인해) 한정된 자원이 분산되는 결과를 초래해 결국 전체적인 외상센터 체계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고 있다"며 "저희는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드렸는데 현장의 목소리가 닿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정부에선 2015년 정도 이후에 재편하겠다는 말을 했고 10여년이 흘렀지만 이러한 과정들이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진들을 격려해 가면서 지금까지 버텨왔는데 이젠 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고 여러가지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현장의 어려움을 들어주시고 신속하게 대응을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윤 민주당 의원은 지역별 외상센터별로 사망률이 최대 6배 차이가 난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외상센터 개편 계획을 가지고 있다. 내년에 2개 정도는 거점외상센터로 집중 육성할 계획이며 예산도 반영돼 있다.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3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와 의료진이 진료를 기다리고 있다. 2025.02.03. [email protected]

역시 참고인으로 출석한 양동헌 경북대병원장은 "전공의 모집에서 지역은 수도권 대비 10～20% 정도 차이 날 만큼 지역에서 인력을 뽑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학생 비율에 맞춘 전공의 배정, 공공임상교수제 개선, 시설·장비·예산 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정 장관은 "말씀 주신 제언을 충분히 검토하겠다"며 "지역필수의료법이 통과되면 특별회계도 확보하고 국립대병원을 중심으로 한 지역별 네트워크 등에 대한 계획을 좀 더 체계적으로 세워서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두나무가 메디스태프에 투자한 점을 두고 오경석 두나무 대표를 질책했다.

한 의원이 "메디스태프 플랫폼은 전공의와 학생들이 병원과 학업으로 못돌아가게끔 한 중요한 축이었다", "이런 플랫폼에 두나무는 43억을 투자했다"고 지적하자 오 대표는 "저희가 종합적으로 검토를 했는데 미흡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5.10.15. [email protected]

이에 앞선 오전 감사에서 정 장관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 대한 신청주의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법 개정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신청주의를 개선하는 방안을 만들고 있다"며 "소득재산 기준이 있는 급여인 경우에는 신청이나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서 정보 연계를 통해서 하는 방안도 같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과 관련해선 "생계급여 방식 정도로 간소화해서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으며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폐지 여부에 대해선 "근로능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장애인부터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하는 자살심리부검 대상에서 청소년이 배제돼있다는 지적엔 "교육부와 협력해 학생 청소년 연령층에 대한 심리부검 계획을 마련하겠다. 다만 예산 확보가 걸림돌이라 기재부와 좀 더 협의해서 국회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무자격자들이 원외탕전실에서 한약을 제조하는 문제 등과 관련해선 "조제한약과 원외탕전실에 대한 제도개선 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진 의원 등이 제기한 한국농아인협회 전 사무총장의 비리 의혹에 대해선 "저희가 10월 2일까지 특정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를 정리해 보고드리겠다"고 밝혔다.

박주민 보건복지위원장은 해당 의혹 제보자의 신원이 복지부로 인해 노출돼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후엔 그런 일이 없도록 정보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5. [email protected]

정 장관은 진료지원 전담 간호사의 근무 안정성 확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수진 의원에 따르면 진료지원 전담 간호사들은 전공의 복귀 이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 의원은 "(PA 간호사) 54%가 전공의 복귀로 부서 이동 또는 업무조정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또 부서 이동 경험자 중 74.8%가 사전 협의가 없었다. 47.9%는 업무 스트레스 증가 또는 사직과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정 장관은 상급종합병원 간호·간병 통합 병동 상한을 단계적으로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급종합병원은 최대 4개 병동까지 통합병동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한돼있다.

이 의원은 "최근 5년간 간호·간병 통합 병동 병상수는 44.9% 증가하고 이용자 수는 62.8%가 크게 늘었지만, 병상수 증가가 환자 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국민연금제도에 자동조정장치를 도입할 것이냐는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엔 "검토가 필요하다고는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동조정장치는 인구와 경제상황 여건에 따라 연금 수급액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다. 국민연금 재정안정화 조치의 일환으로 도입이 검토됐는데, 지난 3월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될 당시 여야 합의 대상에서 빠져 도입되지 않았다.

정 장관은 국민연금 제도를 구연금과 신연금으로 나눠 운영하자는 '신구연금 분리 주장'에 대해선 "저희가 아직 구조개혁이나 장기 재정 안정화 방안에 대해서 방침을 아직 확정하지는 못했다"며 "연금특위에서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만들어져서 같이 검토가 돼야 하고, 또 다층 소득 보장과 같이 논의가 되어야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5.10.15. [email protected]

정 장관은 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위고비의 오남용 문제의 심각성도 인정했다.

김남희 민주당 의원은 "체질량지수 30 이상의 고도비만이거나 27이 넘으면서 고혈압과 같은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이지만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상 임산부, 만 18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위고비 투약이 금지되는데, 실제론 만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69건, 임신부에게 194건의 처방 실적이 있었다.

정 장관은 "(비급여 의약품이라) 관리에 한계가 있다"면서도 "의료기관의 처방 행태에 대해 의료계와 적극 협의해  조정 방안을 강구하겠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해서 관리하는 제도가 식약처에 있어서 감시 체계, 관리 방안을 같이 만들겠다"고 했다.

정 장관은 대형 창고형 약국이 유통 질서를 해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의약품 유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질서 저해 부분이 있는지 등 모니터링과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종태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전국에 100평 이상의 창고형 대형 약국 네 곳이 개설돼 있다.

정 장관은 대형 창고형 약국 관련 제도에 대해 "단기적으로 최고, 최대, 마트형 특가 등 불필요하게 소비자를 오도할 수 있는 광고를 못 하도록 개정안을 만들어 시행규칙을 개정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유통 질서에 미치는 영향, 약품에 대한 접근성을 유지할 방안에 대해서는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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