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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 피싱·코인 투자로 수억 원 빚…뇌병변 子는 8년째 재활"

등록 2025.11.11 08: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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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사진 = MBC TV 캡처) 2025.1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사진 = MBC TV 캡처) 2025.11.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바닥까지 떨어진 신뢰로 괴로워하는 부부의 사연이 소개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MBC TV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선 남편이 벌인 한 사건으로 가족 모두의 인생이 망쳤다며 울분을 토하는 아내가 등장했다.

13년 동안 큰 다툼 없이 지냈다는 이들 부부는 1년 전 벌어진 한 사건 이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남편이 보이스 피싱으로 거액의 빚이 생긴 것. 남편은 보이스 피싱으로 1800만 원의 빚이 생겼고 이를 갚기 위해 또 다른 대출 4600만 원을 받았으나 이마저 사기였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불어난 빚이 현재 1억3000만 원에 달한다.

정신건강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그러나 남편이 4600만 원을 사기당했다는 것에 의문을 표하고 날카롭게 추궁했다. 남편은 당초 사기를 당해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던 4600만 원을 "받기는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이는 아내가 처음 듣는 사실이다. 그녀 "돈을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이 사람은 1부터 10까지 거짓말이다"라고 깊은 불신을 드러냈다.

아내의 불신이 이토록 깊은 것은 이러한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앞서 남편은 코인 투자 실패로 1억 이상의 빚이 생겼고, 당시 아내의 아버지가 이를 해결해 줬던 터였다. 아내는 "너무 쉽게 해결 해줘서 그렇게 큰 일을 겪고도 또 이런 일을 벌이나 싶다"라고 토로했다.

부부는 개인회생 상담을 하며 빚을 갚기 위해서는 현재 살고 있는 집뿐만 아니라 남편 명의로 돼 있는 어머니의 집까지 처분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고 좌절한다. 각종 공과금과 카드값은 이미 몇 달째 체납된 상황. 아내는 "남편으로 인해 모두가 불행해졌다. 나는 원래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던 사람이었는데, 이제는 일상생활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둘째 아들 사연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뇌병변으로 발달이 지연되고 있는 아들은 8년째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걷기 싫어하는 둘째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등교시키는 부부의 모습이 눈길을 끌기도. 무엇보다, 아이가 반복적으로 자해 행동을 했다.

오 박사는 "이 아이에게는 스스로를 때렸을 때의 통증, 울림이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자극"이라고 자해 행동의 이유를 분석했다. 이어 아동 학대는 여러 상황 가운데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에 놓기에, 확인해야 할 일이 있으면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아이를 소아정신과 전문의를 주치의로 두고 약물 치료를 병행할 것을 강하게 권고했다.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빚과 무너진 신뢰, 아이 문제로 이들 부부는 그야말로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아내는 무기력증과 우울감을 호소했고, 남편 또한 극단적 선택을 고민했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 모두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방송 말미 남편은 신용카드를 모두 정리하고 휴대전화도 알뜰폰으로 바꾸겠다며 아내에게 다시는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아내 역시 그동안 가족을 위해 애써온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부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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