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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바티스트, '서재페'서 들려준 축제·사랑의 주문

등록 2026.05.24 14: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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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 무대로 첫 내한공연

백예린·FKJ·최유리 무대도 주목

세븐틴 도겸X승관·NCT 태용 해찬 등 K-팝 스타 무대도 눈길

[뉴올리언스=AP/뉴시스] 존 바티스트(Jon Batiste)

[뉴올리언스=AP/뉴시스] 존 바티스트(Jon Batiste)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 춤추고 노래하는 예쁜 내 얼굴 ♪♬ "

'아메리카나 블루스'의 대표주자인 미국 싱어송라이터 겸 프로듀서 존 바티스트(Jon Batiste)는 축제의 주문(呪文)을 부르는데 선수다.

모든 노래의 끝엔 감정이 있는데, 바티스트는 어떤 장르든 고유의 그루브를 녹여낸다. 그에겐 정말 어려운 건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라, 노래를 부르지 않는 것이다.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바티스트는 음악 그 차제다. 멜로디언으로 국내 동요 '텔레비전' 반주를 들려주는 순간, 모두가 떼창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만드는 마법. 혹자는 이날 그야말로 피리 부는 사나이라고 했다. 기타, 건반을 오가며 능수능란한 연주력을 자랑한 바티스트는 그루브감이 넘치는 댄스 실력도 뽐냈다.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일대에서 열린 '제18회 서울재즈페스티벌 2026(The 18th Seoul Jazz Festival 2026)'(이하 서재페)' 두 번째 날 88잔디마당(메이 포레스트) 피날레를 장식한 바티스트는 이번 축제를 통해 첫 내한공연했다.

가장 자신다운 그루브와 솔이 넘치는 '레인댄스(Raindance)'로 무대를 시작한 바티스트와 탄탄한 세션들은 관객들을 바티스트의 고향인 뉴올리언스 혹은 아프리카 혹은 뉴욕 한복판으로 데리고 갔다. "딴딴딴 따" 네 음으로 이뤄진 베토벤의 '운명의 동기'가 우아하게 흘러나온 '5th 심포니 인 콩고 스퀘어(Symphony In Congo Square)는 자유로웠다.
[서울=뉴시스] '서울 재즈 페스티벌' 백예린. (사진 = 프라이빗 커브 제공) 2026.05.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재즈 페스티벌' 백예린. (사진 = 프라이빗 커브 제공) 2026.05.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실내 공연장에서 청자가 자아를 음악에 빠트린다면, 이번 서재페 같은 실외 공연장에선 자아를 놓아버린다. 즉 청자를 주술적인 무엇에 걸리게 해 속수무책으로 만드는데, 극진한 개인적인 감정들을 지극히 보편적인 노래로 빚어내는 바티스트가 이 방면에서 특히 탁월하다.

이날 들려준 '빅 머니(Big Money)' '프리덤(Freedom)' '크라이(Cry)' 등은 상당히 심오한 메시지를 갖고 곡들이지만 무겁지 않게 대중에게 스며들게 하는 것도 바티스트의 저력이다.

음악은 시위, 정치적인 입장, 관념을 뛰어넘는다. 즉 그건 사랑이다. 바티스트는 과거 본지와 인터뷰에서 "사랑을 위한 담긴 노래를 만드는 게 저의 포지션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제가 무슨 당에 속해 있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다면, 사랑당(黨)의 후보"라고 말했다. 그런 그답게 바티스트는 이날 "한국 팬들 사랑한다"고 수없이 외쳤다.

바티스트는 또한 자신과 절친한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 뷔(V·김태형)의 '레이니 데이스' 한 소절을 짧게 들려주기도 했다. 사랑이 많은 그가 국내 팬들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었다.
[서울=뉴시스] '서울 재즈 페스티벌' FKJ. (사진 = 프라이빗 커브 제공) 2026.05.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재즈 페스티벌' FKJ. (사진 = 프라이빗 커브 제공) 2026.05.2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바티스트를 보면서 악기 하나 제대로 못 다루는 스스로에 대해 통탄한다. 벌써 봄날이 다 가고 여름이 오는데 우리는 노래를 여전히 그리워만 한다. 바티스트가 그 아쉬움을 극진히 달래줬다. 재즈, 더 나아가 음악은 장르가 아닌 태도라는 걸 다시 한 번 절감한다. 재즈를 기반으로 삼아 다양한 장르를 들려주는 서울재즈페스티벌이 5월에 있어서 다행인 이유다. 전날과 이날 열린 이 축제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저마다 노래하는 이유를 분명히 각인시켰다.

싱어송라이터 백예린은 묵직하게 펑키한 '미러'를 비롯해 여러 장르를 아우르며 더 성숙해져 있었다. 프랑스 출신 프로듀서 FKJ(프렌치 키위 주스)는 1인 밴드임에도 밀도 높은 연주와 촘촘한 무대 연출을 선보였다. 싱어송라이터 최유리는 페스티벌에서도 자신의 깊은 감정을 잊지 않았다. 이번엔 K-팝 스타들도 함께 했다. 전날엔 그룹 '세븐틴'의 '메보즈' 도겸X승관이 '서울재즈페스티벌'을 낭만으로 물들였다. 그룹 '엔시티(NCT)' 태용과 해찬은 솔로 아티스트로서 밴드 라이브 연주에 맞춰 각자 무대를 꾸미다, 스페셜 유닛 무대로 '파도(PADO)'를 들려줘 흥을 돋웠다.

서울재즈페스티벌은 24일에도 이어진다. 65년의 커리어와 14회의 그래미 수상의 전설적인 재즈 아티스트 허비 행콕(Herbie Hancock), 'Z세대의 록스타' 한로로 등이 출연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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