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란戰 장기화에 스태그플래이션 우려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출처: 위키피디아) 2024.11.28.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럽이 이란 전쟁 장기화 여파로 물가는 상승하고 성장은 둔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핵심 가스 공급원을 잃었고 물가는 단숨에 두 자릿수까지 치솟았다. 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기준금리를 잇달아 크게 올렸지만 그만큼 경기도 강하게 조여졌다.
유럽은 에너지 위기에서 회복 국면에 들어서려던 순간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회복세가 다시 꺾였다. 치솟은 에너지 비용이 정부 재정에 부담을 주고 생산적인 분야에 투입될 투자 여력을 약화시켜 경기 둔화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NYT는 전했다.
마리아노 세나 바클레이스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맞대응했을 당시에는 ‘V자형 충격’ 시나리오가 주류였다. 성장은 한 번 급락했다가 짧은 기간 안에 강하게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는 약세가 길게 이어지는 ‘U자형’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유럽 성장률 전망치를 0.7%로 절반 수준까지 낮췄고 내년 성장률도 0.9%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에너지 충격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1.4%에 그치고 물가 상승률은 2.4%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란전쟁이 터지기 전까지 물가와 기준금리가 모두 2% 수준인 상황을 두고 좋은 상태라고 자평했고 연내 추가 금리 변동 가능성을 거의 거론하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ECB가 이번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연말 전에 한 차례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 21개국의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2%로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란 전쟁 직전인 2월만 해도 물가는 1.9%에 그쳐 ECB 목표치인 2% 바로 아래였다는 점과 비교하면 변화의 속도가 가파르다고 NYT는 전했다.
세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짧게 끝날 줄 알았던 충격이 시간상으로 길게 늘어지고 있다"며 페르시아만발 에너지 공급 차질이 길어질수록 부정적 파급효과도 심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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