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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에 흔들린 공급망…세계는 '에너지 각자도생' 시대

등록 2026.06.09 11:34:25수정 2026.06.09 13:2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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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산유국 가이아나, 사상 첫 정유시설 건설 논의

인니 태양광…벨기에·대만 등 사실상 원전 확보 검토

중동 사태 등 공급망 불안에…현지 조달 에너지원 부상

[마닐라=AP/뉴시스] 지난 4월30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자 작업자들이 패널을 옮기고 있다. 2026.06.09.

[마닐라=AP/뉴시스] 지난 4월30일 필리핀 마닐라의 한 주택 지붕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고자 작업자들이 패널을 옮기고 있다. 2026.06.09.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공급망이 흔들리자 세계 각국이 자국 내 에너지 생산·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남미부터 동남아시아까지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초기 비용 부담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조달 가능한 에너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른바 '나 먼저(me-first)' 에너지 전략이다.

남미 산유국 가이아나는 최근 첫 정유시설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전 세계 수요 약 1%를 충족할 원유를 생산하지만, 정작 정제 능력이 부족해 올해 초 연료 부족 사태도 겪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태양광 발전이 국가 우선순위로 부상했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수입 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외환보유고를 지켜낼 것"이라며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벨기에가 원전 국유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핵 없는 나라'을 지향해 온 대만도 최근 집권당이 사실상 원전 기술에 대한 반대 입장을 철회했다.

개인들도 전기차를 구매하거나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며 에너지 자립에 나서고 있다. 영국 리서치그룹 엠버에 따르면 필리핀에서는 지난 2월 말 미국·이란 전쟁 이후 중국산 전기차와 태양광 설비 수입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각국은 무역을 통해 필요한 에너지와 기술을 비교적 저렴하게 조달해 왔다. 그러나 중동 전쟁으로 공급망 불안이 커지면서, 위기 시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는 에너지원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자문관을 지낸 사라 라디슬라우는 "앞으로 국가들은 자국 내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더욱 강화하고 무역 관계에도 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NYT는 이번 중동 사태가 과거보다 더 큰 에너지 지형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석유·가스 공급망이 어느 때보다 크게 파괴됐고, 석유·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외교관 출신인 데이비드 골드윈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이어 또 다른 대형 에너지 위기가 발생했다"며 "짧은 시간 안에 위기가 연달아 발생하면 각국이 경제·안보 차원에서 에너지 전략을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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