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쟁탈전에 소비자 피해 불똥"…'1200%룰' 앞두고 보험업계 긴장
정착지원금 경쟁 막판 과열 양상 이어져
당국 "무리한 영업 관행 지속 모니터링"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5/02/17/NISI20250217_0001772025_web.jpg?rnd=20250217163208)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 A씨는 고혈압 약을 복용 중 설계사의 권유로 기존 건강보험을 해지하고 신의료기술인 '로봇 시술'이 추가된 건강보험으로 갈아탔다. 하지만 고혈압약 투약 이력으로 기존 보험에서 모두 보장되던 3대 질병 암, 뇌·심혈관 중 2대 질병인 뇌·심혈관을 담보하지 않는 조건으로 가입됐다.
#. B씨는 암 진단비가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어난다는 설계사 권유에 따라 암보험 승환 후 2개월 만에 건강검진에서 위암 진단을 받았다. 기존 암보험을 유지했다면 일반암 5000만원 전액 받을 수 있었지만, 신규 보험은 '가입 후 90일 면책기간' 조항이 있어 보험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다음 달 보험 판매수수료 지급 한도를 제한하는 이른바 '1200%룰' 시행을 앞두고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의 설계사 확보 경쟁이 막판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규모 정착지원금을 앞세운 스카우트 경쟁이 확산되면서 불완전판매와 부당승환 등 소비자 피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초년도 판매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1200% 이내로 제한하는 제도를 GA에도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과도한 선지급 수수료 관행을 개선하고 설계사의 단기 실적 위주 영업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제도 시행을 앞두고 주요 GA들은 우수 설계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규제 시행 이후 정착지원금 지급 여력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행 전 설계사 영입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는 분석이다.
보험GA협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위 4개 GA(한화생명금융서비스·지에이코리아·인카금융서비스·글로벌금융판매) 소속 설계사 수는 7만978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1353명)보다 1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4개 GA의 정착지원금 총액은 3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 늘었다. 지난해 1분기 319억원에서 4분기에는 292억원으로 줄었다가 1분기 들어 급증했다.
특히 인카금융서비스의 경우 정착지원금은 작년 1분기 35억원 규모에서 올해 1분기 65억원까지 대폭 늘어났다. 글로벌금융판매는 32억원에서 47억원으로 증가했다. 지에이코리아는 46억원에서 52억원으로 늘어났고,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206억원에서 178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아예 공개 게시글로 얼마를 주겠다는 식의 영입 공고를 대놓고 걸은 곳들도 등장했다"며 "7월부터는 일시금 형태의 정착지원금을 줄 수 없는 만큼 시행 직전까지 좋은 인력 유치를 위한 과열 경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정착지원금을 받고 이직한 설계사들이 약정된 실적을 채우기 위해 기존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상품으로 갈아타게 하는 부당승환 영업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승환 시 중도해지에 따른 해약환급금이 납입보험료보다 적은 금전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승환 시점의 건강상태에 따라 보장이나 가입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승환 후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는 면책기간이 다시 시작돼 보장 공백이 발생하거나, 보험연령 증가로 보험료가 상승할 수도 있다.
실제 설계사 이동이 늘어나면서 계약 이전과 승환계약을 둘러싼 민원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분기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부당승환 관련 민원은 총 211건으로 직전 분기(137건) 대비 크게 증가(54.0%)했다.
이 같은 시장 혼탁에 금융당국도 관련 시장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국은 '판매수수료 제도안착 TF(태스크포스)' 운영을 통해 현장을 밀착 모니터링 하고 있다. 과도한 수수료 경쟁이나 불건전 영업행위가 확인될 경우 검사 등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개인제재 보다는 기관제재를 강화해 소속 설계사에 대한 보험회사와 GA의 관리책임을 보다 엄중히 묻고, 의도적 위반행위에는 제재 수준을 대폭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과도한 영입 경쟁을 통해 정착지원금을 지급한 만큼 영업실적이 요구되면서 무리한 영업 관행들이 다시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1200%룰 시행 이후에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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